안녕하세요. 물류가 쉬워지는 공간, 트레드링스 입니다.
“충격적입니다. 마치 팬데믹이 절정에 달했던 때로 돌아간 것 같아요.”
최근 아시아-유럽 항로를 오가는 한 영국 포워더의 말입니다.
해상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선사들이 일방적으로 운임을 올리고, 선복 예약마저 받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급기야 일부 선사는 계약 물량마저 끊어내는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물류 대란’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데요.
이 같은 사태의 배경에는 어떤 요인들이 자리잡고 있을까요? 앞으로의 전망은 어떨까요?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해상 물류의 최전선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문제의 심각성과 파장은 어느 정도일지 깊이 있게 짚어보겠습니다.

수요 폭증의 복병, 그 배경은?
이러한 수요 급증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첫째, 고객사들이 재고를 확충하거나 희망봉을 우회하는 항로로 인해 운송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추가 재고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포워더들은 고객사 기반에서 전년 대비 10~2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둘째, 5월부터 시작되는 전통적인 성수기 수요도 팬데믹 이전 패턴으로 돌아오면서 물량 증가에 한몫하고 있습니다.
셋째, 지속되는 홍해 위기로 인해 선복 수요는 꾸준한 반면 공급은 제한되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아시아 서방향 해상 화물 수준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출렁이는 운임, 예약 차질로 물류 업계 ‘비상’
선사들은 이러한 수요 급증 상황에 운임 인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하팍로이드, MSC, CMA CGM 등 주요 선사들이 5월 중순부터 극동-유럽 노선의 운임을 두차례나 인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그리 간단치 않습니다. 영국의 한 포워더에 따르면 선사들이 운임을 발표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더 높은 수준의 운임으로 대체하면서 철회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일부 선사의 경우 FAK(품목무차별요금(FAK, Freight All Kinds) – 화물의 특성에 관계없이 모든 종류의 화물에 대해 동일한 운임을 부과하는 운임) 및 스팟 예약이 6월 이후로 연기되거나 차단되는 일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운임을 더 내더라도 예약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인 것이죠. 급기야 아시아-남미 노선 같은 관련 없는 항로에까지 영향이 미치면서 40피트 컨테이너 운임이 9,000~10,000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계약 운임과 스팟 운임 간 격차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덴마크의 물류회사 스캔 글로벌 로지스틱스(Scan Global Logistics)은 “코로나19 시기를 방불케 하는 상황”이라며 “일부 노선은 장단기 운임 차이가 40피트 컨테이너 당 3,000달러를 넘어서기도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여기에 2023년 4분기와 2024년 1분기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려는 선사들이 고수익 화물 운송에 집중하면서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여기에 컨테이너 부족 사태까지 가세하고 있습니다. 컨테이너 익스체인지(Container Xchange)의 한 고객은 “재고 압박은 없지만 홍해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인해 컨테이너 가격이 48시간마다 조정되면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40피트 컨테이너 가격은 4월 2,200~2,300달러에서 현재 2,500~2,700달러로 뛰어올랐죠.
그렇다면 컨테이너 부족 사태는 왜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요? 바로 희망봉 우회 항로로 인해 상당수 컨테이너가 묶였고, 일부는 특정 지역에 방치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컨테이너를 다시 회수하는데도 많은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선사들은 이를 쉽게 회수를 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수요는 늘고 공급은 줄면서 운임과 예약이 요동치자 화주와 포워더 모두 비상이 걸렸습니다. 여기에 컨테이너 부족 사태까지 겹치면서 업계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일촉즉발’ 업계 전망과 대응 방안은?
포워더들은 5월 내내 수급 불균형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신조 선박이 투입되고 있지만 컨테이너 재배치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아 선복 부족은 더욱 심화될 전망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운임 하락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쿠네앤드나겔과 DSV의 CEO들은 하반기부터 아시아 수출 물량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시장에 투입되는 선복량을 고려할 때 운임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운 시장 분석 기관인 BIMCO도 홍해 우회 항로로 인해 약 9.5%의 선복이 묶였지만, 수에즈 운하 통항이 재개되면 공급 과잉 국면으로 빠르게 전환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지난 3년간 발주된 대형 선박들이 속속 인도되면서 선복량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선사와 포워더, 화주 모두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황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비상 상황에 대비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장기 계약을 통한 물량 및 운임 확보, 공급망 유연성 제고 등도 검토해 볼 만합니다. 일시적 운임 인상은 감내하되 장기적 관점에서의 파트너십 강화도 필요해 보입니다. 유연하고 민첩한 대응, 상호 이해와 협력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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