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수출 확대 나비효과… 르노 · 쌍용 배 못 구해 발만 동동

2023년, 2월 14일
자동차운반선부족

중국 자동차 수출 확대 → 완성차 운반선(PCTC) 부족
환경규제 → 선사 공급 줄어
車 운반선 용선료 1년 새 3배 증가
수익성 악화에 한국 완성차 수출 경쟁력 약화 우려

수출량 감소에도 선전하고 있는 자동차 업계가 완성차 운반선(PCTC) 부족 사태로 어려움을 겪으며 수출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실제 자동차 전용 운반선 수는 2019년 약 770척에서 현재 750척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완성차 운반선의 하루 용선료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대비 3배 이상 급등했습니다. 물류비 증가로 자칫 완성차 공장의 수출 경쟁력마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이미지=르노코리아자동차



자동차 운반선 확보 어려운 이유

중국의 자동차 수출 확대 ‘나비효과’

중국은 지난해 완성차 311만 대를 수출하며 독일과 한국을 제치고 세계 2위 자동차 수출국으로 부상했어요. 전년 대비 무려 수출 물량이 54.4%나 증가한 것입니다. 특히 신에너지차(전기 · 플러그인하이브리드 · 수소전기) 수출이 전년 대비 120%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70%가 유럽 지역으로 향했습니다.

수출이 급증하니 자연스레 중국의 해상 물동량도 늘었어요. 세계자동차공업연합회(OICA)에 따르면 중국발 완성차 해상 물동량은 60만 대(2020년)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200만 대로 3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처럼 중국의 자동차 수출 물량이 급격히 늘어나자 완성차 운반선 용선료가 급등했습니다. 13일 영국의 조선 · 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6500CEU 급 완성차 운반선의 하루 용선료는 2021년 기준 2만 5000달러에서 지난해 말 11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6500CEU는 완성차 6500대를 운반할 수 있는 배를 의미해요.

이미지=르노코리아


친환경 중심으로 재편되는 자동차 시장

특히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차 중심으로 재편되며 전기차의 수출 물량이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번 자동차 물류난 문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다양한 전기차를 수출하고 있는 중국의 수출량이 크게 늘면서 상대적으로 수출 물량이 적은 국내 중견 완성차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수출 물량이 큰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선사와 3~5년 단위로 장기계약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물량이 적은 경우 운반선을 통째로 빌릴 여력이 없어 단기 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는데요. 르노코리아와 쌍용차가 이번 물류난에 직격탄을 맞은 이유입니다.

르노자동차코리아와 쌍용자동차는 수출 물량 확보로 정상화를 꾀하고 있지만 운반선 확보가 힘들어 전략적 차질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다만 양 사는 컨테이너선을 활용한 수출 등을 통해 물량 공급의 차질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진행 중입니다.

선사들의 공급 감소

선사들이 환경 규제로 인해 새 운반선 운항을 중단을 하고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발주를 자제한 것 역시 운반선 부족 사태에 한몫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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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업계에서는 중국이 완성차 운반선 수요를 흡수하는 현상이 지속될 경우 장기적으로 한국 공장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생산성을 높여 품질 좋은 차를 만들어도 물류비가 폭증하면 수익성이 약화하는 만큼 글로벌 본사가 한국 공장에 생산을 맡길 유인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중견 업계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중국의 자동차 수출이 늘어날수록 완성차 운반선 수요가 부족한 현상이 업계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중국 자동차 산업이 발전할수록 모든 물류가 중국으로 쏠리며 국내 업계가 어려움에 처하는 상황이 심화할 수 있다”며 “정부가 이를 개별 기업의 문제로 축소하지 말고 장기적 관점에서 살펴보며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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