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릴 때는 크게, 내릴 때는 찔끔? 라면 업계의 수출 사정

2023년, 7월 4일
라면수출

안녕하세요. 물류 업무가 쉬워지는 곳, 트레드링스입니다. 고물가 시대, 요즘 편의점이나 마트를 가면 정말 깜짝 놀라요. 비교적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던 라면과 과자 가격이 1000원대로 됐기 때문이에요. 대표적인 서민음식 ‘라면’ 가격이 지난 1년 동안 약 13% 오른 사실을 알고 있었나요? 지난해 초부터 식품 업체들은 밀가루·식용유지류 같은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인건비 등이 올랐다는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렸어요.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원부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도 인상된 가격을 유지하자 소비자들의 반응은 차가워집니다. 특히 지난해 가격 인상에 힘입어 라면업계 1위 농심과 다른 업체들이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한 것이 알려지자 서민음식값을 올려 기업들의 배를 채웠다는 비판을 받게 되는데요. 원자재 가격이 올랐을 때 가격을 인상했듯이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면 제품 가격을 낮춰 소비자물가 부담을 줄여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게 소비자의 입장입니다.

이렇게 소비자들 사이에선 식품 업계가 고물가 시대에 국민들의 가계 부담을 외면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정부가 라면 가격 인하를 계속 요구하자 주요 라면 업체가 전격 가격 인하에 나섰습니다. ‘빅 4’라면 업체인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 팔도의 라면 가격이 1일부터 인하됐습니다. 2010년 이후 13년 만의 일입니다.


라면·빵·과자 값 줄줄이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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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빅4’ 13년 만에 라면 값 내려
가공식품 물가 계속 상승해 소비자 부담 커져
기획재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밀가루와 라면 등 가격 인하 요청
소비자 단체도 요구
라면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3.5% 10월 11.7%로 급등한 뒤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10%를 상회


업체별 가격 인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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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가격 인하


오뚜기• 7월부터 15개 라면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하

• 스낵면(5개 묶음) 3380원 → 3180원 (5.9% ▽)
• 참깨라면 (4개 묶음) 200원 인하 (4.3%▽) 진짬뽕 300원 인하 (4.6%▽)
• 주력 제품인 진라면 미포함

팔도

• 일품해물라면·왕뚜껑 봉지면·남자라면 1000원 →940원
• 11종 라면 가격을 평균 5.1% 인하
• 주력 제품인 비빔면과 왕뚜껑(컵라면)은 제외

농심

• 신라면(개당) 1000원 → 950원 (4.5% ▽)
• 새우깡 1500원 → 1400원 (6.9%▽)
• 너구리, 짜파게티, 안성탕면 등은 가격 인하 대상 제외

삼양

• 순차적으로 2개 대표 제품 가격을 평균 4.7% 인하
• 삼양라면(5개 묶음) 3840원 → 3680원 (4%▽)
• 짜짜로니(4개입) 3600원 → 3430원 (5%▽)
• 열무비빔면(4개입) 3400원 → 2880원 (15%▽)
• 인기 제품 불닭볶음면 시리지는 이번 인하 대상에 미포함


올릴 때는 크게, 내릴 때는 찔끔? 라면 업계의 수출 사정


라면 업계의 가격 인하를 두고 인하폭이 작아 실제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업계가 이번에 가격을 내리긴 했지만 2021년과 지난해 잇따라 연속으로 올렸는데 지난해 인하 폭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품값 인상 때는 큰 폭으로 올리더니 내릴 때는 찔끔만 내린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제품을 특정 품목에만 한정한 것도 미흡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지만 라면 업계는 인기 제품의 경우 해외 수출 가격과 연동돼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커 쉽게 가격을 인하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합니다.


라면수출


라면은 현재 수출 효자 상품입니다. 세계적 경기 침체로 수출 부진이 극심한 상황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어요. 불닭볶음면, 짜장라면 등의 인기가 점점 커져가며 지난해 라면을 비롯한 즉석 면류 수출액은 8억6천200만 달러로 1년 새 12%가 늘어났습니다.


라면 제조사, 해외 시장 공략 강화


국내 라면 가격을 인하하는 대신 라면 제조사들이 해외 시장 개척에 속도를 높일 전망으로 보여요. 제품 가격을 일제히 인하한 영향으로 내수 시장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졌고 반대로 해외시장에서 K-푸드 인기가 커져가고 있으니 해외 시장을 공략해 수익 방어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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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압도적인 No.1 수출 실적은 No.2 (해외법인 생산실적 제외) 농심

• 지난해 1분기 해외에서 벌어들인 이익 250억 원 중 북미 시장에서 189억 원을 거둬들여
• 해외 주요 전략은 ‘현지 생산’, 공급 안정성과 원가 절감을 통한 이득을 취하는 전략
• 북미에 1공장, 2공장 신설해 라면 대량 생산, 3공장 설립도 추진 중
• 중장기적으로 해외 사업 비중 37% → 50% 계획



회사 전체 매출 절반 이상이 수출액인 수출 중심 기업, 삼양식품

• 지난해 매출 약 1조 원에 육박, 이중 6057억 원이 해외에서 발생
• 최초로 해외 매출 6척 억 원 돌파
• 우리나라 라면 수출액에서 삼양식품이 차지하는 비중 55%
• 작년 현지 법인 설립과 신시장 개척 효과 덕분
• 국내 밀양 신공장에서 만들어 수출

1980년대부터 수출해 온 오뚜기

• 현재 79개 국가에서 자사 제품 수출 중
• 방탄소년단 진을 내세워 1분기 라면 수출액 사상 최대치인 2억 800만 달러 기록
• 2018년 하노이에 설립한 박린공장이 생산의 핵심 – 진라면, 열라면, 북경짜장, 라면사리 등 생산



이렇게 라면 제조사들은 가격인하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자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필수소비재로 손꼽히는 라면은 가격 탄력성이 낮아 가격을 낮추더라도 판매가 많이 증가하지 않습니다. 가격을 낮출수록 수익성이 더 낮아지는 것입니다. 업계는 지난해 2분기 원가 인상 요인(물류비, 러시아-우르카이나 전쟁으로 인한 소맥 값 증가 등)이 많았는데 가격 인상이 늦어지며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던 상황의 재현을 피한다는 입장입니다. 국내에서 가격 인하를 단행하면서도 해외 제품의 가격은 현행 유지를 기조로 하는 것은 수익성 방어를 위한 포석입니다. 현지법인의 생산 판매는 국내와 수익 구조가 다르고 수출의 경우 각각 바이어와 협상을 진행해야 하지만 가격 인하를 염두에 두고 협상하지 않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집니다.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해외 사업 강화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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