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끼리만 똘똘…러·우 전쟁, 무역 패러다임 바꾼다.

2022년, 5월 18일
동맹 끼리만 똘똘...러·우 전쟁, 무역 패러다임 바꾼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무역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전 세계를 무대로 하던 글로벌 무역이 아닌, 동맹이나 특정 지역만을 대상으로 하는 식으로 축소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무역의 형태를 글로벌 중심에서 동맹 중심으로 바꿀 수도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무역이 무기가 되는 시대

동맹이나 특정 지역 중심의 무역 논의는 코로나가19가 급속시 확산되기 시작하던 2020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이 시기는 중국이 자국의 거대한 내수시장과 강력한 구매력을 내세우며 ‘무역을 무기화’ 하던 시점입니다.

당시 중국은 호주가 코로나19 발원지에 대한 국제적 조사를 요구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호주산 물품의 수입 규제를 시작했습니다.

호주산 보리에 엄청난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쇠고기, 와인같은 품목의 관세를 올리는가 하면 밀, 랍스터, 설탕, 구리, 목재 등의 수입도 틀어막았습니다. 여기에 중국의 업자들은 호주산 석탄과 면화를 수입하지 말라고 지시받거나 호주산 액화가스를 구입하지 말라는 정부의 말을 들어야 했죠.

이처럼 중국은 그동안 외교적 분쟁이 있을 때마다 자국의 막대한 내수 시장을 상대방을 압박하는 무기로 사용해왔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사드 배치를 이유로 중국 시장에서 엄청난 어려움을 겪기도 했죠.

여기에 중국은 2019년 8월 5일 미국의 관세 보복 계획 발표로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하던 당시 사실상 세계에서 독점적인 공급지위를 가지고 있는 희토류를 자원 무기화할 가능성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러시아 역시 비슷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로 유럽으로 수출하던 가스, 곡물 등을 통제하면서 전 세계 경제에 일방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최근 전 세계 국가들은 무역 패러다임에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시장 조사기관 로듐그룹의 레바 구존 선임 매니저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2020년, 역국 보수단 의원들의 활동 조직 ‘중국 연구 그룹'(China Research Group·CRG)에서 주장한 ‘무역을 위한 나토(NATO for trade)’와 같은 제안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며 “G7(주요 7개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이 징벌적 무역 조치나 일방적인 경제 위협 등을 얼마나 해결할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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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을 정할 때
동맹 여부가 중요 고려사항이 되고 있어

사실 그 동안 중국은 글로벌 중심 무역의 가장 큰 수혜자였습니다. 저렴한 생산비, 풍부한 노동력,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세제 혜택을 내세우며 글로벌 제조산업의 약 30%를 담당하는 세계의 공장으로 거듭날 수 있었죠.

하지만 코로나 이후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무역을 무기화하는 중국의 모습, 그리고 최근의 러시아의 모습까지 이어지면서 기업들은 공급망 고려시 동맹 여부를 중요하게 고려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이었던 황이핑 베이징대 교수는 최근 한 온라인 세미나를 통해 “최근 많은 나라가 거래 대상을 고를 때 신중해지고 있다”며 “현재 공급망을 정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동맹 여부로, 동맹이 아닐 때는 무역량이 매우 적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택해야 할 수도

전문가들은 이처럼 무역 패러다임이 변할 경우 우리나라도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장지에 중국 인민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달 초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한국·일본·대만 등 세계 각국은 모두 미국이 만든 글로벌 첨단기술 산업 체제에 속해 있다”며 “이들은 미국이 중국을 배제하기 위해 구축하고 있는 동맹에 어느 정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죠.

산업연구원 김양팽 전문연구원 역시 지난 달 발표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과 정책적 시사점’보고서에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 예상되는 2025년에는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의 ‘모호한 중립’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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