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대란, 대형 컨테이너선 때문이라고? – 규모의 경쟁이 불러온 악영향, 해운회사와 은행들의 카르텔까지!

2022년, 5월 24일
공급망 대란, 대형 컨테이너선 때문이라고? - 규모의 경쟁이 불러온 악영향, 해운회사와 은행들의 카르텔까지

안녕하세요. No.1 수출입 물류 플랫폼, 트레드링스 입니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대란으로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죠. 그런데 이 공급망 문제의 상당 부분이 대형 컨테이너선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해운 전문매체인 Freight Waves의 편집 이사인 레이첼 프리맥(Rachel Premack)은 기사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습니다.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컨테이너선

해운 물류시장에 대형 컨테이너선이 등장하기 시작한건 2006년, 덴마크 해운회사인 머스크(Maersk)로부터 시작됐습니다. 당시 머스크는 20ft 컨테이너를 15,000개나 실을 수 있는 대형 컨테이너선인 엠마 머스크(Emma Maersk)를 선보이며 세계 해운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엠마 머스크(Emma Maersk)

그리고 이로 인해 해운 물류 시장에는 ‘규모의 경제’가 시작됐습니다. 모든 해운사들이 작은 배가 아닌 큰 배에 모든 화물을 싣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선사들은 점점 더 큰 배들을 주문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1월, 24,000TEU의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컨테이너선까지 등장했죠.

Ever Alot 컨테이너 선박

Ever Alot라는 이름이 붙여진 해당 컨테이너선은 현재 CSSC가 통제하는 Jiangnan Changxing 조선소에서 제작이 되고 있습니다. 해당 컨테이너선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작년 수에즈 운하를 막았던 Evergreen이 주문한 선박입니다.

이처럼 해운 물류시장에는 매년 새로운 규모의 초대형 선박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1981년부터 오늘날 까지 선박의 크기는 거의 6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죠.

연도별 초대형 선박 인도 현황

레이첼은 이러한 대형 선박이 세계 무역에 심각한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그녀는 이 주장에 대한 근거로 아래 세 가지를 들었습니다.

1. 일부 기업들의 과점 현상

현재 글로벌 해운은 소수의 거대 기업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이런 것은 아니었죠.

1970년대에는 선박이 너무 많아서 단일 회사가 산업을 통제하기 어려운 수준이 되었고, 그 이후 시장은 소수의 기업으로 통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파산과 인수의 물결은 2000년대부터 오늘까지 이어지면서 100개 중 60개의 회사가 사라졌는데요, 그 결과 2000년대 상위 10개 회사들이 전 세계 해운시장의 51%나 차지하게 되었고, 미국 백악관의 자 따르면 오늘날 이들 회사는 전 세계 해운시장의 80%를 점유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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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캠벨 대학교(Campbell University)의 살 메르콜리아노(Sal Mercogliano) 교수는 “작은 해상 운송업체들이 대형 운송업체와 경쟁하기 위해 서로 동맹을 맺기 시작했고, 대형 해운회사들은 이 전략을 모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오늘날 가장 큰 해운회사들은 2M, Alliance 및 Ocean Alliance의 세 가지 주요 컨테이너 운송 동맹으로 묶여있습니다. 이에 따라 만약 중국에서 LA로 화물을 보낼 경우, 대부분 화주들은 이 동맹들 중 하나가 운영하는 컨테이너선의 공간을 예약해야만 합니다.

여기에 각 회사는 컨테이너선의 공간을 동맹의 다른 구성원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만약 수요가 급감할 경우 이들 동맹은 선박의 항해를 취소하는 방식으로 공급을 조절하고, 이는 해운회사들의 재정적 성과를 달성하는데 매운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물류 전문매체인 로드스타(Loadstar)에 따르면 지난 4월 22일 2M동맹이 아시아-북유럽 항로를 최소 3회 결항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들 동맹이 결항을 하게 된 이유는 중국의 코로나19로 인한 도시 폐쇄가 이유였지만 로드스타는 중국의 물량 침체 속에서 요금 하락을 중단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선박이 항해를 취소할 수록 운반할 수 있는 화물 용량은 줄어들고 운임은 자연스레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운 회사와 은행의 일종의 카르텔…

여기에 최근 선사들이 잇달아 주문하고 있는 대형 선박은 가겨이 무척 비쌉니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엠마 머스크의 건조 비용은 약 1억4500만 달러(한화 1830억원)이 들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당히 은행들은 기꺼이 이 배의 건조를 위해 기꺼이 현금을 제공했습니다.

이처럼 엄청난 금액임에도 당시 은행들이 해운회사에 대출을 해 주었던 이유는 해상 운송업체가 이상적인 대출 대상이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해운회사가 대출금을 연체하게 되면 선박을 회수할 수 있고, 정부로부터 많은 보조금이나 다른 지원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은행들은 거대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 해운회사에 대출해주는 것을 선호해왔었습니다. 일종의 카르텔이었던 것이죠.

문제는 2008년이 되면서 화물 물동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이에 선박에 많은 금액을 투자한 해운회사들은 결국 다른 회사에 통합되기 시작했는데요, 전 세계 6위 해운회사였던 한진을 비롯해 8개 대형 해운사가 부도를 내거나 다른기업에 인수됐죠.

어째뜬 이렇게 몇몇 회사들에 의해 해운 시장이 잠식되면서 해운시장은 다른 산업과는 다르게 경쟁이 부족해졌습니다. 그리고 이는 터무니 없을 정도로 낮은 해상 운임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도 기업들은 더 큰 선박을 앞다투어 건설하는 규모의 경쟁을 추구하는 기이한 현상으로 이어졌습니다. 신기한 것은 아무도 그 부분에 대해 뭐라고 하는 이들이 없었습니다.

살 메르콜리아노(Sal Mercogliano) 교수는 이에 대해 “그들이 그렇게 한 이유는 모두가 혜택을 받았기 때문입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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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항구의 혼잡을 유발하는 크기

대형 선박들이 지속적인 공급망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분명한 이유는 말 그대로 선박이 너무 커서 대부분의 항구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수에즈 운하도 이러한 선박을 수용하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결국 작년 전 세계 무역시장의 중요한 통로인 이 수에즈 운하는 며칠동안 막히기도 했죠.

물론 초대형 선박들 역시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자유프로젝트(American Economic Liberties Project)의 연구 책임자인 매트 스톨러(Matt Stoller)는 초대형 선박들은 바다를 건너 많은 화물을 운송하는데 아주 적합하다고 말했죠.

문제는 도착지에 도착했을 때 일어납니다. 선박이 너무 커서 항구에 접안하기가 무척 어렵다는 것입니다. 전 세계 수많은 포트들은 이러한 선박을 수용하기 위해 항구를 개선하고, 새로운 창고를 짓는 등 여러 작업들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 비용은 선박회사도, 화주도 아닌 일반 시민에게 부과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뉴욕 및 뉴저지 항만청은 초대영 선박을 수용하기 위해 바이온 다리(Bayonne Bridge) 밑으로 초대형 선박이 지나갈 수 있도록 들어올리는 비용 17억 달러를 해운회사나 화주가 아닌 일반 납세자에게 부과한 사례도 있습니다.

바이온 다리(Bayonne Bridge)

물론 미국의 롱비치 항구나 LA항과 같이 초대형 선박을 수용하는데 무리가 없는 항구도 있습니다. 그 결과 해당 항구들은 미국 해상 수입의 40%를 담당하고 있죠. 하지만 지난 1년간 화물의 양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들 항구로 선박들이 몰렸고, 결국 글로벌 공급망 혼잡 상황을 야기시켰습니다.

레이첼은 “만약 컨테이너 선박이 거대하지 않았다면 이런 혼잡은 없었을 것”이라며 “원양 운반선은 보통 크기의 선박을 미국 주변의 다른 항구로 이동시켜 혼잡 상황을 해결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3. 해운사들의 재정난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초대형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서는 무척 많은 돈이 들어갑니다. 결국 현재 많은 해운회사들이 하고 있는 ‘규모의 경쟁’은 해운사들의 재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규모의 경쟁’이 실제 수요와 얼마나 관계가 있느냐 입니다.

비즈니스 자문 회사인 알릭 파트너스(Alix Partners)의 2016년 한 연구에 따르면 2016년과 2017년에 전 세계 해양 운반선 용량은 각각 4.5%와 5.6% 증가했으나 그러나 수요는 그 해에 1~3%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수요에 비해 운반할 수 있는 용량이 과하게 늘어난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용량이 늘어나면서 투자한 비용에 비해 해운 운임은 점차 낮아졌고, 결국 이를 감당하지 못한 해운 업체들의 파산으로 이어졌습니다. 실제로 해당 연구가 발표된지 몇 달 만에 한진해운이 파산했었는데요, 당시 한진해운은 파산 직전까지 점점 더 많은 초대형 선박을 발주했고 105억 달러의 부채를 지고 있었습니다.

다행이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맣은 해운 업체들이 좋은 실적을 냈고, 부채를 상환하는데 도움을 주었지만 이 시기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는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다행이 대형 선박의 시대는 끝나고 있다.

다행이 이렇게 앞다투어 만들던 대형 선박 경쟁은 조금씩 끝나고 있습니다. 클락슨 리서치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몇 년 동안 건설 예정인 수천개의 컨테이너 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박은 3,000~7,999TEU 범위의 선박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올해부터 2025년까지 인도 예정이거나 이미 인도가 완료된 선박은 1만7000TEU 이상 53척, 1만2000~1만6999TEU급 230척으로 나타났죠.

Financial Times의 2016년 기사에 따르면 선박이 24,000TEU에 도달하면 이 선박의 운영비용은 컨테이너를 수용해서 벌어들인 이익을 능가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해운회사의 손실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해운 업계 거물들은 아직 2만4000TEU급 선박을 계속 발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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