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이천, 평택… 물류창고 화재가 끊이지 않는 이유

2022년, 5월 24일
물류창고 화재

안녕하세요. 수출입 물류 플랫폼 트레드링스입니다.

지난 23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에 있는 물류센터에서 큰 불이 났습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고, 약 6시간 만에 초진을 마쳤습니다. 하지만 의류 300만 장을 포함해 축구장 2개 규모 건물 1개 동이 모두 탔습니다. 소방 당국은 완전 진화 작업을 마치는 대로 내부 수색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물류센터의 화재 사고는 잊을만하면 일어납니다. 대표적으로 올해 1월 평택 물류센터, 지난해 6월에는 쿠팡 덕평 물류센터에서 큰 불이 났습니다. 쿠팡 물류센터는 지하 2층에서 지상 4층짜리 건물이 거의 전소됐고 진화 작업에 투입된 소방관이 순직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전기 합선이 원인이었고 화재 발생 초기 약 8분 간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아 초기 진압에 실패했습니다. 무려 3042억 원이라는 엄청난 피해액을 남겼죠.

코로나19 이후 물류량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배송 물량이 늘어나면서 물류센터도 크게 늘었죠. 2016년 연면적 1000 제곱미터 이상 물류창고는 747개였는데 2021년 기준 1519개로 5년 만에 약 2배가 늘어났습니다. 물류센터가 늘어나는 만큼 화재 피해를 예방하는 방안이 절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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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센터 대형 화재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2016년부터 2021년 7월까지 집계된 물류 센터 화재의 주 원인은 ‘부주의’가 3691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기적 요인’이 2259건이었습니다.

물류센터 화재

물류센터는 대부분 화재에 취약한 구조입니다. 건축 시 사용하는 샌드위치 패널은 불에 잘 타는 가연성 스티로폼입니다. 콘크리트와 같은 난연성 자재도 있지만 비용이 10배 가까이 들어갑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2021년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물류창고를 지을 경우 이런 건축 재료를 쓰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스프링클러 설치에 관한 기준도 부실합니다. 미국은 창고별 위험성을 고려해 소화설비를 갖추도록 기준을 운영합니다. 저장 물품에 따라 등급을 매기고 종이, 고무 타이어 등 인화 물품에 대해서는 별도 기준을 정립하고 있습니다. 또한 적재를 위한 랙(선반)의 구조에 따라 위험도를 구분하고, 해당 위험도에 따라 스프링클러 설비를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최소 수준의 화재 안전성만 확보하는 정도입니다. 건물, 물품 특성에 맞는 스프링클러의 방수량, 살수 패턴, 반응 시간 등은 고려하지 않습니다.

스프링클러

관리도 소홀합니다. 2021년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실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소방 당국의 화재 점검 결과 268곳 중 139곳이 불량 판정을 받았습니다. 약 절반에 가까운 물류센터가 불합격을 받은 것인데요. 점검은 소방, 위험물, 건축, 전기, 가스 등 다섯가지 분야를 조사해 판단합니다.

정부는 대책 마련을 한다고 하지만…

국토부는 지난 2월 물류센터 화재를 막기 위해 마감재 내연 성능 기준을 강화하는 건축물의 피난, 방화구조 등 기준에 관한 규칙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정부는 올해 6월부터 신축되는 물류센터에는 분당 최소 160리터의 물을 방사하는 대용량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됩니다. 하지만 이전에 지어진 물류센터에 소급적용이 되지는 않아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보다 강화된 기준을 통해 물류센터 화재 피해가 줄어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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