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수출입 물류 플랫폼 트레드링스입니다.
이번 ‘물류 직업의 모든 것’에서는 포워딩 업체 아이디알 로지스틱스에서 해상 수출을 담당하는 한재호 부장님을 만났습니다.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한 한 부장님은 2008년부터 쭉 포워딩, 수출 관련 업무를 해오고 있는데요. 첫 월급부터 컨테이너를 갑자기 바다에 버리겠다는 황당한(?) 이야기까지 인터뷰로 만나보세요!
Q. 직업 및 자기소개
아이디알 로지스틱스에서 해상 수출을 담당하는 한재호입니다. 포워딩 업체는 국제물류주선업이라고도 합니다. 국내에 있는 화물을 외국으로 운송하고 현지 파트너를 통해 수입, 통관, 배송까지 담당하기도 합니다.
Q. 포워더가 된 계기
대학교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했습니다. 당연히 외국어를 쓰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여러군데 원서를 냈는데 면접 기회나 입사 제안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이 포워딩 업체였습니다. 러시아, 중앙아시아에 특화된 포워딩 업체에서 2008년부터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일을 하면서 느낀 포워딩 장점 중 하나가 해외에서도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단기, 장기 출장이나 주재원으로요. 실제로 주재원으로 근무를 하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더 열의를 갖고 지금까지 포워딩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Q. 러시아 물류 상황(2022년 11월 기준)
전쟁 때문에 러시아로 나가고 들어오는 물건 뿐만 아니라 러시아를 경유해서 유럽으로 가는 화물도 어려워졌습니다. 정치적인 이슈로 러시아에서 세관 검사 같은 부분에서 까다로워졌어요. 근데 신기한 게 또 무역 업체 중에서 러시아로 물건을 파는 몇 업체는 실적이 많이 나온 곳도 있다고 하네요.
Q. 고객(화주) 유치 방법
사실 모든 화주가 가격을 가장 먼저 볼 수 밖에 없어요. 경쟁력 있는 가격을 만드는 게 핵심입니다. 1차적으로 우리의 마진을 줄이겠지만 지속적으로 저렴한 운임을 만들려면 선순환 구조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미국으로 보낸다고 했을 때 우리는 평소 10대만 보냅니다. 다른 업체는 50대를 보내요. 그러면 선사에서는 당연히 50대 업체에게 좋은 운임을 줄 수 밖에 없죠.
그래서 처음에는 마진을 줄여서 물량을 확보하고, 물량이 확보되면 선사에게 저렴한 운임을 제공받고, 저렴한 운임으로 또 고객을 유치할 수 있습니다.
Q. 하루 일과
보통 출근하면 이메일을 확인합니다. 이어 화물을 실은 배 위치나 화물 운송 상태도 체크하죠. 이를 화주에게 특이사항과 함께 알려주고, 화주의 요청사항을 듣고 업무를 처리하면서 하루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Q. 직업 습관
잠을 자다가도 문자가 오거나 메일이 오면 머리맡에 둔 스마트폰으로 바로 회신을 하는 편이에요. 특히 해외는 시간이 반대가 되기 때문에 빨리 업무를 처리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실시간으로 서비스하지 않으면 고객들의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차를 쓰거나 휴일에도 핸드폰을 손에서 놓기 어려운데 가족에게 미안하죠.
Q. 포워딩 에피소드
기상악화 때문에 출항한 배에 있던 컨테이너 몇개를 버려야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버리지 않으면 배가 위험해지는 상황이었어요. 약 10,000개 컨테이너 중에서 20개를 바다에 버리는데 추첨으로 뽑았어요. 근데 하필 저희 컨테이너가 선정됐어요. 화주분한테 설명드리는데 화주분도 “왜 하필 우리 컨테이너가…” 똑같은 반응이었습니다. 다행히 화주분도 이해해주셔서 잘 넘어갔는데 그때가 가장 황당했던 경험이었어요.
Q. 포워딩 연봉
2008년 첫 회사 월급이 통장에 찍힌 금액으로 180만 원이 조금 넘었어요. 당시에는 200만 원이 넘어보는 게 소원이었죠. 그 회사에서 약 3년 근무했는데 아마 마지막 월급까지 200만 원이 안 된 걸로 기억해요.
지금 비슷한 연차의 다른 업종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포워딩 업계가 전반적으로 급여 수준이 낮은 것 같긴 해요. 하지만 제가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보다는 많이 올라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Q. 향후 직업
솔직한 심정으로 사리분별이 가능하고 두 다리로 걸을 수 있다면 일을 계속 하고 싶어요. 만약 안 된다고 하더라도 물류, 운송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은 있습니다. 그래서 대형 트럭, 트레일러 운전이나 지게차 면허도 따 놓을 생각입니다.
Q. 자녀가 포워더를 꿈꾼다면
집에서도 일 전화를 받고, 노트북을 열다보니까 초등학교 3학년 첫째 아들은 굉장히 관심이 많아요. 큰 트럭이나 컨테이너도 좋아하고요. 아들이 만약 나중에 포워딩 업계에 종사한다고 하면 말리지 않을 것 같아요. 크진 않지만 제가 갖고 있는 노하우를 전달해주고 싶기도 하고요.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싶다고하면 가이드를 줄 수 있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