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불지핀 ‘자원 무기화’…한국에도 타격

2022년, 3월 16일
전쟁이 불지핀 ‘자원 무기화’…한국에도 타격

2021년 말 요소수 사태를 기억하시나요? 에너지 대란에 빠진 중국의 요소 생산이 감소했고 수출 제한까지 이어졌습니다. 전체 수입량 약 70%를 중국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발등에도 급한 불이 떨어졌습니다. 전국적으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일어났고 정부는 사재기 단속을 나서기도 했습니다.

한국은 자원 빈국입니다.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합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국내 기업은 생산 원가가 높아져 수익이 감소합니다. 만약 자원 보유국에서 원자재 수출을 완전히 끊어버리면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값 상승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자원 무기화’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해상운임 상승에 원자재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기업에도 큰 타격이 예상됩니다.

러시아 천연가스

자원 싸움으로 번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러시아는 자원 부자입니다. 유럽이 소비하는 천연가스의 40%를 러시아가 공급합니다. 전 세계 비중을 살펴보면 천연가스(16.6%), 원유(11.2%), 니켈(9.1%), 알루미늄(5.0%) 등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는 미국, 유럽연합 등으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달 러시아 수출 통제 조치인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Foreign Direct Product Rule)’를 발표했고 러시아산 원유, 가스 등 수입 금지를 선언했습니다.

러시아도 자원을 무기 삼아 맞불을 놓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2일 미국, 유럽연합, 한국 등을 포함한 비우호국가에 자국 제품 및 원자재 약 500개 품목에 대해 수출 금지·제한을 걸었습니다. 곡물 수출도 멈췄습니다. 우크라이나도 자국 식량 확보를 위해 밀 수출을 중지했는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보리 시장의 25%를 차지합니다. 글로벌 식량 대란 우려가 피어나고 있습니다.

중국, 멕시코, 인도네시아도 ‘자원 패권주의’ 동참

원자재 무기화는 전쟁 관련국만의 일이 아닙니다. 중국은 그동안 희토류를 종종 무기로 휘두르더니 최근에는 리튬, 니켈, 코발트, 텅스텐 등 2차전지 배터리 광물 공급망까지 흔들고 있습니다.

전세계 리튬의 60%가 매장된 중남미에서는 멕시코가 앞장섰습니다. 리튬 개발을 위한 국영기업 설립 계획을 세웠습니다. 인근 리튬 보유국인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칠레 등과 함께 공동전략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전체 수출액 41%가 원자재인 대표적인 자원 수출국 인도네시아는 자원 무기화를 단계별로 예고했습니다. 올초 2차 전지 필수품인 보크사이트 수출 중단을 발표했고 내년에는 구리도 수출 금지 품목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인도네시아 자원 무기화

세계 각국 ‘자원 무기화’ 이유는?

이처럼 각국이 ‘자원 패권주의’에 뛰어든 이유는 다양합니다. 탄소중립정책에 따라 탈탄소를 위한 원자재 가치가 상승했습니다. 이를 보유한 국가는 자원을 지켜 국가 수익을 최대로 끌어올릴 생각을 합니다. 또한 국가 안보, 외교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자원을 무기로 삼고 있습니다.

실제로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인 인도네시아가 올초 한 달 간 국내 공급 부족을 이유로 석탄 수출을 금지하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석탄 확보를 위한 카드로 인도네시아에 백신 생산센터 건립을 돕겠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자원 무기화’ 바람에 국내 기업의 걱정도 커집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지난 7일 발표한 ‘3월 경제 동향’에서 “국제 유가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 가격이 수급 불안 우려로 급등하면서 우리나라 경제에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최근 KOTRA는 정부가 지정한 300여 개 핵심 품목의 동향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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