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추워지는 해운업계

2022년, 12월 2일
해운업혹한기

소비 부진 속 물동량 감소에 운임 하락·선복 체선 해소
내년 선복량 더 늘지만 수요는 부진…
해운업계 더 추워질 듯


컨테이너 운송 파티는 끝났다


해운업계의 호황기가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입니다. 해운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시적인 운임 상승으로 이례적인 호황을 누렸습니다. 작년 이맘때는 비싼 물류비를 지불할 의향이 있어도 배가 없어 물건을 보내지 못했는데 지금은 반대로 배는 많은데 보내거나 받을 물건이 없습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해상 물동량은 감소하고 급등했던 해운 운임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수출·수입 물동량이 전반적으로 감소했고,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지금보다 내년이 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최근 여러 경제 전문 매체에서 디플레이션 신호에 대해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내년 고물가·고금리,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산업 수출이 부진하고 소비가 위축되면서 해운 시장의 불황이 한층 짙어지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한파 들이닥친 해운업계

#과잉 재고, 물동량 감소

해양수산부 ‘해운항만물류정보시스템’의 통계를 보면 올해 1~9월 전국 항만 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96% 감소했습니다. 국내 최대 항만인 부산항의 물동량은 2.84% 줄었고, 울산항의 경우 17.7%나 감소했습니다. 컨테이너 감소는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Container Trade Statistics에 따르면 소비자 수요가 흔들리고 창고 속 재고는 풀리지 않자, 9월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이 8.6% 감소했습니다.

“글로벌 제조업 부문이 위축함에 따라 화물 물동량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 로이터 통신

#운임은 코로나 이전으로

현 상황을 반영하듯 중국 상하이에서 출항하는 컨테이너선 15개 항로의 단기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 (SCFI)는 23주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기준 1229.90을 기록했습니다. 고점을 찍었던 올해 1월 사상 첫 5100선을 넘었으니 그때와 비교하면 70% 이상이나 하락한 것입니다.

실제 주요 노선의 운임은 팬데믹 초기 2020년 2분기 수준까지 하락한 것으로 보입니다. 11월 4주 미주 서안 노선 운임은 1TEU(길이 6m 컨테이너) 당 1559달러로 팬데믹 이전인 2020년 1월 초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미주 동안은 1TEU 당 3687달러로 연평균에 3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습니다. 유럽 노선 운임도 코로나 이전과 비슷한 1172달러에 그쳤습니다.

트레드링스운임
트레드링스 수출 트렌드 리포트 11월 일부


#물류난 해소

또 다른 코로나 특수의 종결 신호는 주요 항만의 체선 해소 상황에서도 명확히 나타납니다. 작년 전 세계에서 가장 바빴던 미국 서안 로스앤젤레스와 롱비치 항구, 최근에는 대기 선박 0척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초만 해도 LA/LB 항 대기 선박은 100여 척이 넘어 하역에만 최대 45일이 소요되기도 했습니다.

#잇따르는 화물선 노선 취소

영국 해운 컨설팅 업체 드류리는 11월 21일부터 12월 25일까지 약 한 달간 예정된 730개의 항해 일정 중 13%에 달하는 98개가 취소됐다고 밝혔습니다.

그중 60%가 아시아와 북미를 잇는 태평양 횡단 노선, 아시아-유럽 노선이 27%, 대서양 횡단 노선이 13%를 차지했습니다.

“우리는 시장이 지금처럼 빠르게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 C.H. Robinson Worldwide CEO, Bob Biesterf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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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시장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여파로 소비 구매력이 줄어들면서 물동량의 급격한 위축이 예상되며 이에 따라 운임 상황도 하방 압력이 더해질 전망입니다. 여기에 해운시장의 ‘피크아웃’ 우려에도 글로벌 선사들이 공급을 늘리면서 운임 하락을 자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수요 부진과 공급 증가 사이에서 최대 호황기를 맞았던 해운사들의 실적은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최대 국적선사인 HMM은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찍은 뒤 3분기부터 매출 및 이익 성장 둔화가 가시화되는 모습입니다.

영국의 해운 분석업체 MSI는 “2022년 초 고점에 달했던 운임은 2분기부터 낙폭이 확대되며 전 항로에 걸쳐 팬데믹 불황 당시 수준으로 빠르게 회귀할 것”이라며 “스팟운임의 약세는 2023년에도 지속되며 확대된 운임 변동성을 고려할 경우 불확실성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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