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지 사재기 또 발생하나…미국, 종이 수급 비상!

2022년, 5월 4일
화장지 사재기 또 발생하나… 미국, 종이 수급 비상

특정 인쇄용 종이는 가격 상관없이 구하는 것도 어려워져
미국 종이 생산량 감소 + 종이 주요 원자재인 펄프 가격 폭등이 원인

코로나 팬데믹 초기, 미국의 모든 마트에서 화장지가 사라졌던 사건 기억하시나요?

이러한 웃지 못할 상황이 또 한 번 발생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바로 미국의 종이 부족 현상이 다시금 심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은 세계 2위 종이 생산국인데…
왜 종이가 부족한 걸까?

2일, 코트라 미국 시카고 무역관은 미국에 종이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고 전했습니다.

사실 미국은 연간 7000만 톤 이상의 제지를 생산하는 세계 2위 종이 생산 국가입니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미국 내 제지 공장은 216개이며, 약 4만 8000명이 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죠.

국가별 지류 (종이) 생산량

이처럼 엄청난 규모의 종이를 생산하고 있는 미국이 왜 종이 부족 현상이 발생한 것일까요?

그 이유는 코로나 판데믹 이후 미국 내 제지 생산 업체들이 종이 대신 골판지 생산을 늘리면서 종시 생산량이 감소했고, 그런 가운데 최근 종이 생산의 주원료인 펄프 가격이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이번 사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제지 산업의 특징을 알고 계셔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제지산업은 펄프화, 지료, 초지, 가공 등의 많은 공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한 자본 집약적 장치산업입니다.

뿐만 아니라 전력비, 연료비 등 고정비 부담이 매우 크기 때문에 설비 증설에도 제약이 있고, 따라서 신규 시장 진입도 어려운 편이죠.

이런 가운데 이메일이 등장하고, 디지털을 활용한 업무방식이 확대되면서 종이에 대한 수요는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는데요,

결국 미국의 제지 생산 업체들은 종이 대신 소비재 포장에 사용되는 골판지 생산량을 늘리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골판지 박스 생산량

1898년 설립된 세계 최대 글로벌 종이 및 포장회사인 International Paper(IP) 역시 수익성 개선을 위해 2005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면서 종이 제품 생산을 줄이고 마진이 높은 포장재 생산을 확대시켰는데요, 그 결과 포장재 생산이 회사 매출의 70%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포장재 생산을 늘리던 제지 생산 업체들의 모습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속도로 불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전자상거래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택배 물량이 증가했고, 이로 인한 골판지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 내 연간 택배 물량이 2019년 148억 개에서 2020년 202억 개로 대폭 증가했고, 이를 소화하기 위해 미국의 제지 생산 기업들은 골판지 생산량을 더욱 확대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연간 택배 물량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자연스레 인쇄, 신문, 그래픽 등 모든 종류의 종이 생산량 감소로 이어졌죠.

현재 미국의 특정 인쇄용 종이는 가격과 상관없이 구하는 것조차 어려운 실정으로 알려졌습니다.

공급망 붕괴, 펄프 가격 인상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 중

더 큰 문제는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내 종이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그동안 미국의 대부분의 인쇄소는 해외에서 종이를 수급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이 붕괴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해외 제지 공장 가동 중단, 국제 운송료 상승, 배송지연 등이 발생하면서 종이 수입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여기에 올 들어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펄프 가격 역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4월 말 미국 남부산혼합활엽수펄프(SBHK)의 가격은 톤당 840달러로 집계됐는데요, 이는 675달러였던 올 1월 펄프 가격과 비교하면 24.5%나 상승한 수치입니다. 특히 코로나 유행 초기였던 2020년 연평균 가격과 비교하면 올 4월 펄프 가격은 40% 이상 뛰어오른 상황이죠.

우리나라는 괜찮을까?

자, 그럼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떨까요?

우리나라의 경우 다행이 미국처럼 종이 부족 현상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공급망 붕괴가 장기화되고 있고, 임엄 강국인 핀란드 UPM키메네의 파업, 러-우전쟁 장기화 등으로 펄프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어 원재료의 상당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가격 상승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제지 생산 기업들 역시 가격 인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15일, 유한킴벌리가 화장지류 제품 가격을 품목별로 평균 8% 인상했고, 한솔제지 역시 올해 1월과 5월 인쇄용지 가격을 각각 7%, 15% 인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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