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하는 유가, 좁아지는 저유황유(VLSFO)와 고유황유(HSFO)의 가격차가 해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2023년, 5월 4일

안녕하세요. 오늘도 물류의 표준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트레드링스 입니다.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이라크, 아랍에미레이트(UAE), 쿠웨이트 등 일부 OPEC+ 회원국은 대규모 감산을 발표하고 원유 생산량을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세계 2위 원유 생산국인 러시아 역시 장기간 이어지는 전쟁에 휩싸여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가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중국 수요에 대한 우려로 인해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원유 생산량과 가격이 덩달아 감소하는 이상한 현상은 해상 물류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요?

2021년 수준으로 돌아온 해상 연료 가격

지난 2020년 1월 1일,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정이 시행된 이후 대부분의 상업용 선박은 황 함량이 0.5%인 저유황유(VLSFO)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단, 배기가스 스크러버가 장착된 선박은 예외입니다. 이러한 선박은 황 함량이 3.5% 이내인 고유황유(HSFO)를 계속 이용할 수 있죠.

지난 월요일 해운전문매체 Ship & Bunker에 따르면 상위 20 개 글로벌 벙커 허브의 저유황유(VLSFO)의 평균 가격은 톤당 593.50달러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러-우 전쟁으로 인해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2년 6월의 약 절반 수준이며 2021년 12월 가격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고유황유(HSFO)의 가격은 톤당 496.50달러였는데요, 이는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022년 5월 대비 35% 하락한 수치이며, 2021년 9월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톤당 100달러 이하로 떨어진 저유황유 – 고유황유 가격차

사실 저유황유와 고유황유의 가격차이는 그동안 꾸준히 좁아져왔습니다.

지난 3개월 동안 두 연료의 가격차이는 60%나 하락했으며, 최근 저유황유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저유황유와 고유황유의 가격 차이는 100달러 이하로 크게 좁혀졌죠.

지난 월요일 저유황유와 고유황유의 가격 차이는 톤당 97달러로 마감했는데요, 이는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던 2022년 7월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이며, 2021년 10월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자, 그렇다면 저유황유와 고유황유의 가격차이가 좁아지는 것이 해운 물류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바로 스크러버를 설치한 해운사들의 이익이 줄어들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저유황유는 고유황유와 비교해 정제 과정을 한 단계 더 거치기 때문에 단가가 높은 편입니다. 여기에 정유황유는 선박뿐 아니라 자동차 연료나 발전용 연료로 활용할 수 있지만 고유황유는 선박유의 활용성을 제외하고는 쓰임새가 없죠. 따라서 두 연료의 가격 차이가 벌어지면 벌어질수록 스크러버 장착을 통해 고유황유를 활용할 수 있는 선박의 경쟁력은 높아지게 됩니다. 반대로 두 연료의 가격차가 좁아지면 그만큼 스크러버 장착한 선박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죠.

지난주, 미국의 해양부문 전문 투자기관인 클락슨 증권(Clarksons Securities)은 다양한 선종을 기준으로, 스크러버가 스팟 운임에 미치는 효과를 계산하여 발표했는데요,

그 결과 지난 28일(현지시간) 기준, 스크러버가 장착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 스크러버가 없는 원유 운반선에 비해 하루 6,000달러의 프리미엄을 받은 것으로 추정했고, 케이프 사이즈 (Cape size)의 벌크선의 경우 스크러버를 장착한 선박이 장착하지 않은 선박에 비해 하루 4,200달러 더 많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저유황유와 고유황유 가격차 $100~$250 수준이 될 것

그렇다면 앞으로 저유황유와 고유황유의 가격차는 어떻게 될까요?

스크러버에 막대한 투자를 한 해운사 중 하나 유조선 운송 회사 스콜피오 탱커스(Scorpio Tankers)의 기업 개발 책임자 제임스 도일(James Doyle)은 지난 화요일 컨퍼런스 콜에서 지금 저유황유 가격에 대한 압력은 (휘발유와 디젤을 포함한) 증류유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6월 물 가격은 전장보다 4달러(5.29%) 하락한 배럴당 71.66달러에 거래를 마쳤는데요, 이는 지난 3월 24일 이후 약 5주 만의 최저치이며, 일일 하락률 기준으로는 지난 1월 초 대비 최악의 수치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두 연료의 가격차는 100달러에서 250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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