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도 고기도 없다… 또다시 텅텅 빈 미국 슈퍼마켓, 배경은?

2022년, 1월 21일
미국공급대란

· 새해 기준 미국은 하루 평균 80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 미국 전역의 매장 진열대가 다시 텅텅 비었습니다
· 소매업체는 거의 모든 제품에 대해 약 12% 재고 부족 수준에 직면해 있습니다
· 항구 밖에는 각종 제품으로 채워진 수많은 화물선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습니다
· 각종 이상 기후 현상은 세계 각지의 식량 생산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 오미크론과 글로벌 공급망 대란으로 재고 확보가 어렵습니다


팬데믹 초창기 미국인들의 화장지 사재기를 기억하나요.

화장지뿐만 아니라 각종 식료품, 생활용품 등을 구하기 위한 구매 전쟁, 그 섬뜩했던 풍경, 비어있던 매장 진열 선반들‥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제외한 많은 나라에서 코로나19 발생 각국에서 사재기 현상은 빈번하게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2022년 1월 현재 미국 주요 식료품점 선반이 텅텅 비는 사례가 다시 재연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사재기 때문이 아닙니다.

해외 매체들은 이러한 현상을 지난주부터 계속 보도하고 있으며 SNS 상에는 식료품 선반이 비어있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다수 올라오고 있는데요. 많은 사람들은 원인을 코로나19, 즉 오미크론을 꼽겠지만 여기에는 정말 복합적인 요인이 존재합니다.

미국재고문제
이미지=라우터


◈ 오미크론 변이 유행

오미크론이 맹위를 떨치면서 최근 미국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는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1월 기준, 신규 확진자는 하루 평균 80만 명 넘어섰습니다. 많게는 하루 100만 명 이상 걸리는 날도 있습니다. 입원 환자 수도 사상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오미크론의 빠른 확산은 식품업계에 큰 타격을 입히는 요인입니다.

많은 사람들과 접촉해야 하는 식료품점 근로자는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상당수의 직원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을 쉬고 있습니다. 또 식품 생산업자·가공업자·출하업자·배송업자로 이어지는 공급 체인에도 코로나19의 영향은 심각합니다.

글로벌 식품 및 농산물 전문 기업 ‘콘아그라(Conagra)’의 션 코놀리(Sean Connolly) CEO는 “오미크론 유행 이후 직원들의 결근이 늘고 있다. 공급망 타격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식료품점에 근무하는 사만다 웹스터(Samantha Webster)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약 60명의 직원 중 15명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쉬고 있다. 창고에 도착하는 상품도 수하물을 처리하는 직원도 부족하다”고 토로했습니다.

미국공급문제


◈ 인력 부족

​한편 코로나19의 영향은 근로자 결근에 그치지 않고 타 업계로의 이직을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슈퍼마켓 관련 웹사이트 슈퍼마켓구루닷컴(SupermarketGuru.com)’의 필 렘퍼트 대표는 “팬데믹이 식료품점을 ‘전쟁터’로 바꿨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임직원은 감염 공포 속에 현장에서 일해야 하고, 공급난과 공중보건 대책에 불만을 가진 고객을 일일이 대응해야 한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다른 직업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많은 노동자들은 오미크론을 앓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미국 소매업체 경우 약 120,000명 이상의 노동 공백이 발생했지만 인력 충원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가맹점 및 도매 식료품점은 50% 미만의 노동력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미국 소비자 브랜드 협회(Consumer Brands Association)는 밝혔습니다. 슈퍼마켓 채용 임금은 상승하고 있지만, 이익률이 낮은 소매업 비즈니스에서 임금 인상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그리고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노동자들이 대면으로 해야 하는 직업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 본질적인 문제이기에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 출하 및 운송 문제

미국에선 트럭 운전자 부족도 심각합니다. 미국 트럭협회가 2021년 10월에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추계 8만 명에 달하는 기록적인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업계는 임금 인상 등으로 고용에 나서고 있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상품 출하와 수송을 담당하는 트럭 운전자 부족도 식료품 공급 부족의 하나의 원인입니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미국 정부는 2021년 12월 운전면허 취득 요건을 완화하고 퇴역 군인을 대상으로 한 채용 확대 등의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문제를 더 복잡하게 하는 것은 많은 화물선이 여전히 로스앤젤레스와 미국 최대 규모의 롱비치 항구 밖에 정박해 있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거의 1년째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공급망은 더욱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Safeway, Vons 및 Jewel-Osco를 소유하고 있는 Grocer Albertsons는 지난주 Omicron 변종으로 인해 공급망 회복에 큰 타격을 입었으며 문제가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Vivek Sankaran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에서 “앞으로 4~6주 동안 더 많은 공급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트럭운송


◈ 기후 변화와 악천후

기후변화는 이전부터 식품업계의 과제로 지적되어 왔으며,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는 세계 각지의 식량 생산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고기·계란·유제품 생산자는 옥수수와 콩 등의 사료를 확보하기 어려워졌으며, 브라질에서는 폭우로 커피 수확량이 감소했습니다.

눈폭풍 후 한파가 이어진 워싱턴주와 폭설로 도로가 통제된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주 등의 악천후도 문제를 키우고 있습니다. 또한 고속도로를 막는 겨울 폭풍과 산불로 인해 지난 3주 동안의 운송 중단으로 과일과 채소의 운송 비용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알려졌습니다.

한편, 캘리포니아 식료품점 협회의 커뮤니케이션 디렉터인 네이트 로즈는 “현재 직면한 문제는 공급 지연이며, 완전한 공급 중단은 아니다”라며 “모두가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 공급망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 공급이 다소 지연되고 있을 뿐이다”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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