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괜찮을까? 미국, 반도체 장비 수출규제 확대

2022년, 9월 14일
중국 괜찮을까? 미국, 반도체 장비 수출규제 확대

안녕하세요. 국내 최대 수출입 물류 플랫폼, 트레드링스 입니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10월부터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14나노미터(nm·10억분의 1m) 이하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인데요, 고부가가치 첨단 반도체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온 중국은 “공급망에 심각한 혼란을 줄 것”이라며 비판했습니다.

한편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들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데요, 다만 규제가 시스템 반도체에 한정될 가능성이 높아 여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내달부터 상무부의 허가 없이 14나노미터(㎚) 이하 공정의 첨단 반도체를 제조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장비 수출을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기준은 10나노미터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이었는데 이를 14나노미터 공정 제조사까지 확대하면서 규제 대상을 넒힌 것입니다.

10나노미터, 14나노미터 등은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합니다. 회로 선폭이 미세화될수록 더 좋은 성능을 내는 반도체를 만들 수 있으며, 14나노미터급 공정은 첨단 반도체를 가르는 기준으로도 평가되고 있죠.

앞서 미국 상무부는 올해 초 반도체장비업체인 KLA와 램리서치,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등 3개 기업에 관련 서신을 공문으로 통보했습니다.

또 지난달 엔비디아와 AMD에 인공지능(AI)용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를 허가 없이 중국에 반출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 조치도 새 규정에 명문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외신은 전했습니다.

외신은 아직 상무부 서한을 받지 않았지만 AI용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AMD에 도전하던 인텔과 세레브라스 시스템스 같은 업체들도 잠재적인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한편 외신들은 수출 규제 대상인 반도체가 포함된 제품도 중국에 수출할 때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실제 규제가 시행되면 엔비디아의 일부 반도체가 장착된 데이터센터 서버를 만드는 델, 휴렛팩커드, 슈퍼마이크로컴퓨터(SMCI) 등도 규제를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짐 루이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기술 분야 연구원은 “이번 전략은 중국을 질식시키는 것이고, 그들은 반도체가 약점이라는 걸 발견했다”며 “중국은 이제 이런 것들을 만들 수 없고, 제조 장비도 만들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뉴스레터

중국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심각한 혼란 초래할 것”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확대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중국 매체 경제일보는 13일 사설에서 “미국이 과학기술 분야에 벽을 쌓고 인위적으로 ‘디커플링’하는 것은 글로벌 경제의 융합 대세를 거스르는 것”이라며 “공정경쟁 원칙을 철저히 폐기하고 과학기술과 경제무역을 정치화·도구화·무기화하며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는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 (출처 : 중국 외교부)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역시 정례 브리핑을 통해 “미국은 자신들의 과학기술 우위를 이용해 신흥 시장과 개발도상국을 억제하고 탄압하려 하고 있다”면서 “완전한 과학기술 패권주의”고 주장했습니다.

중국은 세계 2위 반도체 소비국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자급률이 낮고, 이 마저도 저부가가치 산업 체인에 집중되어 있죠. 미국 반도체협회 분석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세계 반도체 매출 비중은 미국(47%), 한국(20%), 일본·유럽연합(각 10%), 대만(7%), 중국(5%)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 기업들도 긴장 중

한편 중국에 반도체 생산기지가 있는 국내 업체들도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각각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이고, SK하이닉스는 우시 D램 공장, 충칭 후공정 공장, 인텔로부터 인수한 다롄 낸드 공장을 가동하고 있죠.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 (출처 : 삼성전자)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중국에서 메모리반도체를 생산하고 있어서 AI 반도체 등 시스템반도체를 대상하는 이번 규제에 직접적인 영향권은 아니라고 보고 있는데요, 다만 규제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긴장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규제는 시스템반도체에 국한되는 걸로 안다”며 “중국에서 메모리반도체를 주로 생산하는 국내 업체들에 영향은 크게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직접적인 피해를 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미국이 화웨이를 제재해 국내 업체들도 대형 고객사를 잃은 경험이 있어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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