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들 출혈경쟁 다시 시작될까?…신규 선박 발주 넘처나

2022년, 9월 20일
선사들 출혈경쟁 다시 시작될까?…신규 선박 발주 넘처나

안녕하세요. 국내 최대 수출입 물류 플랫폼, 트레드링스 입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던 시기, 글로벌 물류 대란으로 오래만에 호황을 누리던 해운사들은 앞다퉈 컨테이너선 발주에 열을 올렸습니다. 당시에는 선박의 스페이스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었기에 선복량을 늘리는 일이 합리적으로 받아들여졌었죠.

하지만 올해들어 물류 대란 문제가 대부분 해결되고 글로벌 경기 위축 국면에 접어들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신규 선박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반면 수출입 물동량은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시장에서는 2008년부터 시작돼 글로벌 해운시장을 10년 동안 암흑기로 만들었던 대규모 출혈 경쟁 양상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19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 세계에서 발주된 1만2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이상 컨테이너선은 701만CGT(118척)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9만CGT(8척) 대비 11배 이상 늘어난 수준입니다.

이처럼 선박이 급격히 늘어난 이유는 오랜만에 호황을 맞이한 글로벌 주요 해운사들이 대대적인 선박 발주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프랑스 해운조사업체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20위 이상 해운사가 인도받을 컨테이너선 선복량은 587만TEU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죠.

문제는 화물을 운반할 선박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반면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침체 등으로 수출입 물동량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수요 위축에 공급과잉이 겹치면서 해운업계 일각에서는 2008년부터 시작된 대규모 ‘치킨게임’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 초반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국제 교역량이 폭증하면서 글로벌 해운사는 선박 발주를 크게 늘렸었는데요,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물동량이 크게 줄었고 공급과잉이 발생해 해운사 간에 대규모 출혈 경쟁이 시작됐습니다.

당시 글로벌 주요 해운사는 경쟁 해운사에 타격을 줄 목적으로 저가 운임 공세를 펼쳤고, 이에 버티지 못한 해운사가 속출했죠. 당시 국내 1위이자 글로벌 7위였던 우리 국적선사인 한진해운 역시 파산하는 사태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와 선사들이 공급과잉에 따른 경쟁 상황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에 착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가 해운산업 상황을 냉정히 분석해 적절한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2008년보다 상황이 낫기는 하지만 그래도 공급과잉으로 출혈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며 “장기간 불황 이후 호황이 끝나고 있는 상황이라 정부와 해운사 모두 내부적으로 여러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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