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중국 규제 나선 미국 – 동맹국과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나서

2023년, 2월 20일
본격적인 중국 규제 나선 미국 - 동맹국과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나서_1-2

안녕하세요. 국내 최대 수출입 물류 플랫폼, 트레드링스 입니다.

미국이 일본, 네덜란드 등 동맹국과 손잡고 본격적으로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이번 제재로 인해 중국 기업들은 지금보다 더 반도체 수급이 어려워지고 초미세공정 기술 경쟁력 확보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반대로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미국·일본·네덜란드 손잡고 중국 견제

지난 주, 미국·일본·네덜란드는 중국에 반도체 제조 장치 수출에 제한을 두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램리서치·KLA 뿐 아니라 네덜란드 ASML, 일본 도쿄일렉트론도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부터 △18나노미터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핀펫(FinFET) 또는 가펫(GAAFET) 등 비평면 트랜지스터 구조의 16나노 로직 반도체 △14나노 이하 로직 반도체 기술·생산장비의 대중 수출을 통제하고 있는데요, 올해부터는 5세대(G)와 무관한 일반 부품 공급까지 전면 차단하는 강경 조치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역시 반도체 제조 장비가 중국에서 군사용으로 사용되지 못하도록 외환법 성령을 개정할 계획입니다. 일본의 외환법 성령은 기업이 특정 제품·기술을 수출할 때 경제산업성의 허가를 요구하는 법령으로, 일본 정부는 기업의 의견을 모아 올해 봄부터 대중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규제 강화책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이에 대해 일본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일본 반도체 업체들의 중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지난 2021년 일본 반도체 제조장비의 해외 매출액에서 중국 비중은 33%로 나타나기도 했으며, 도쿄일렉트론은 2021년 3월부터 연간 매출액의 26%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죠.

네덜란드와 일본은 ASML과 니콘이 생산하는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의 대중국 수출을 차단할 것으로 보입니다.

DUV 노광장비는 불화아르곤을 광원으로 사용해 반도체 원재료인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장비인데요, 다만 지난해 ASML 매출액 중 중국 비중은 15%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DUV 수출규제 시 해당 업체들의 매출액 하락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미국 손해 더 크다 자신했지만
영업이익 줄고, 공장 멈춰…

사실 중국은 미국의 수출 규제를 두고 “미국이 더 손해가 클 것”이라며 자신있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관영 신화통신 역시 “중국 시장이 없으면 미국 기업은 반도체를 만들어도 팔지 못할 것”이라며 “중국 없이는 아무리 투자해도 의미가 없다”고 논평하기도 했죠.

이처럼 자신했던 이유는 43.45%의 점유율로 13년 연속 세계 1위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 반도체 시장의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막상 규제가 이어지면서 이 같은 자신감은 오만이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업체들의 타격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시장조사업체 완더씬씨에 따르면 최근 중국 내 상장된 반도체 기업 25개사가 지난해 연간 잠정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17곳이 영업적자를 냈고, 이 중 12곳은 지난해 대비 순이익이 10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왕샤오룽 씬머우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상반기 중국 반도체 성장률은 15%지만, 하반기는 8%로 하락했다”라며 “올해 상반기에도 떨어지는 것이 확실시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주요 기업들의 부진도 심각하다. 중국 최대 낸드플래시 제조사인 양쯔메모리(YMTC)는 연초 10%의 직원을 한꺼번에 해고한 데에 이어 반도체 원재료인 웨이퍼(실리콘 원판) 주문량을 70%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5위이자 중국 1위 파운드리 업체 SMIC는 ASML이 극자외선 리소그래피를 제공하지 않기로 하면서 45나노 이상의 구식 프로세스 노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SMIC는 지난해 ASML 장비 없이도 TSMC의 7나노 프로세스 노드 기술과 맞먹는 칩을 생산해 눈길을 끌었으나, 미국 견제와 부족한 개발비를 고려할 때 SMIC의 장기적 생존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SMIC 는 지난해 실적 발표회에서도 “4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15% 감소했으며, 올해 1분기에는 수익성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죠.

이처럼 중국 기업들의 잇따른 실적 악화가 가시화되면서 700개가 넘는 회원사를 두고 있는 관영단체인 중국반도체산업협회(CSIA)는 최근 성명을 내고 “미국·일본·네덜란드 간 협의가 중국은 물론 글로벌 반도체 산업 전체를 위협한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CSIA는 “이 합의는 중국을 자유 경쟁에서 배제하려는 방해”라며 “중국 반도체 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우리 기업들에도 여파가 미치는 중

중국에 대한 반도체 규제 규모가 커지면서 우리 기업들에게도 그 여파가 미치고 있습니다.

중국 업체들이 반도체를 만들 때 꼭 필요한 이들 핵심 장비를 들여올 수 없게 되면서 반도체 공장을 새로 짓거나 유지·관리하는 게 사실상 어려워졌고, 이에 따라 증착 공정에 부가 기능을 더하거나 주요 장비 열 제어를 하는 장비, 계측·검사, 세정·세척 장비 등을 공급하던 우리 기업들 역시 수출에 제약이 걸린 것 입니다.

한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 대표는 “미국의 규제로 글로벌 장비업체의 빈자리를 우리나라 기업이 채울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중국 시장 자체가 축소되면서 그 기회를 잃고 있는 양상”이라며 “미국 고객사도 있는 만큼 눈치가 보여 중국 시장을 강하게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소재·부품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도체 장비업체가 국내에서 조달하는 소재·부품 수가 상당한데 장비를 팔지 못하니 이들 수요도 감소하고 있는 것 입니다.

한 반도체 소모품 업체 대표는 “미·중 갈등 여파가 작년 하반기부터 체감되기 시작했다”며 “중국이 침체될 경우 국내 소부장도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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