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패배한다면, 해운 시장은 어떻게 될까?

2023년, 7월 7일

안녕하세요. 물류가 쉬워지는 공간, 트레드링스 입니다.

지난 2022년 2월 24일, 오전 5시 50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태동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군사작전’을 선언한 이후 시작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세계 2위 군사 강국인 러시아가 쉽게 승리할 것이라 예상했던 이번 전쟁은 놀랍게도 조금 있으면 500일을 맞이할 정도로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비록 실패하긴 했지만 지난 6월 23일, 바그너그룹의 수장 에브게니 프리고진이 쿠데타를 선언하고 수도 모스크바로 복진하면서 러시아를 중대한 안보 위기에 몰아넣었고, 유럽연합(EU) 역시 수출이 금지된 역내 제품이 제3국을 경유해 러시아에 유입되는 것을 막는 새로운 러시아 제재안에 합의하는 등 러시아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데요, 이에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예상보다 빠르게 패배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만약 러시아가 패배할 경우, 해운 물류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건축자재, 건화물 등 각종 해상 운송 수요 증가할 것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종식되면, 두 나라의 재건을 위해 건화물, 건축자재 등이 컨테이너 선박 및 벌크 선박을 통한 두 나라로 가게 될 것이고, 이는 궁극적으로 해상 운송 수요를 증가시킬 것입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정책 연구소 중 하나인 랜드 코퍼레이션(Rand Corp)은 이번 달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전후 재건은 현대 역사상 가장 큰 건설 노력이 될 수 있다”며 향후 우크라이나 재건을 2차 세계 대전 후 마셜 플랜, 냉전 후 동유럽 재개발, 유고슬라비아 해체 후 재건과 비교했습니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수립한 복구 계획에는 7,500억 달러가 넘는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죠.

또한 전쟁의 종식은 전체 컨테이너 무역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유로드라이(Eurodry)의 CFO 아나스타시오스 아나슬리디스(Anastasios Aslidis)는 지난 3월 열린 포럼에서 “전쟁이 끝나고 우크라이나 재건이 시작되면 큰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그는 “직접적으로는 아니지만 컨테이너 무역을 촉진하는 일반적인 경제 활동이 있을 것이며, 이는 컨테이너 무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수요를 늘리고 공급을 더 쉽게 흡수할 수 있는 좋은 이벤트가 될 수 있는 새로운 낙관론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종전은 오히려 ‘유조선 수요와 요금에 부정적’

반대로 유조선에 대한 수요와 가격 역시 떨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은 전방위적인 제재 조치를 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러시아가 미국 은행에 보유한 외화를 사용해 채무를 상환하는 것을 금지했는데요, 이로 인해 러시아의 주요 은행은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 삭제되었고 이에 따라 러시아에 대한 석유가스 수출대금 지급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영국 역시 러시아 주요 은행을 영국 금융 시스템에서 제외해 러시아 모든 은행의 자산을 동결하고 러시아 기업의 차입을 금지했으며 러시아인이 영국 은행에서 할 수 있는 예금을 제한했죠.

또한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 수입을 금지했는데요, 미국과 영국은 러시아의 모든 석유와 가스 수입을 금지했고, EU는 지난해 12월부터 해상 수입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올해 2월 부터는 러시아에서 정제된 석유제품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독일의 경우 러시아와의 노르트스트림 2 가스관 개설 계획을 동결했죠.

여기에 올해 12월 부터 EU와 G7은 러시아산 원유의 가격을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제한하고, 이를 어길 경우 미국과 유럽 보험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하는 가격 상한제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재 조치들로 인해 글로벌 에너지 및 원자재의 무역 흐름은 크게 변화했습니다.

러시아산 원유 및 관련 제품은 이전보다 훨씬 먼 거리를 이동하고 있고, 이에 따라 톤마일로 결정되는 유조선의 수요와 운임이 증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클락슨 증권의 프로데 뫼르케달(Frode Mørkedal) 이사는 “2021년 이후 러시아의 톤마일 확장은 현재 유조선 가동률의 4~5%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러한 지원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하루 $55,000의 수입을 올린 Suezmax 원유 탱커는 하루 $25,000밖에 벌지 못했을 것이고, 하루 $34,000를 벌어 들인 MR(중간 범위) 탱커는 하루 $17,000밖에 벌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는 러시아의 지속적인 장거리 원유 및 제품 수출이 유조선 시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습니다.

석유 판매금, 재건 자금으로 활용될 수도

미국 선사 리지버리 탱커스(Ridgebury Tankers)의 CEO인 밥 버크(Bob Burke)는 지난 3월, 캐피털 링크 국제 해운 포럼에서 “내일 평화가 찾아온다고 해서 러시아 석유 무역이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러시아와 유럽 간의 석유 무역은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종전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 중 하나는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 및 제품의 수입을 제개하고, 1990년대 쿠웨이트에 대한 배상금으로 이라크 석유 수입을 사용한 것 처럼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일부 대금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선박 중개업체 브리마르(Braemar)의 글로벌 리서치 책임자 헨리 큐라(Henry Curra)는 지난 5월 29일 연구 보고서에서 이와 같은 시나리오를 설명했는데요, 그는 “휴전이 성사되면 러시아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웃 국가들의 재건을 위한 자금을 지원해야 할 것이고, 러시아의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유럽은 러시아 석유에 대한 시장과 해상 서비스를 다시 개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보고서에서 그는 MR 탱커를 기준으로 설명했는데요, 이는 모든 원유 유조선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는 “석유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MR 탱커 선단은 그렇지 않다”며,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돌아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록, 러시아산 석유가 다시 최적화된 경로로 돌아가는 것이 MR 활용에 덜 부정적일 것”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헨리 큐라(Henry Curra)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무역 상황이 변화하면서, MR 탱커의 톤마일 수가 8%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는데요, 그는 “2025년 또는 2026년까지 교착 상태가 깨지지 않는다면 MR 탱커는 강세를 유지하기 위해 추가 8%의 러시아 톤마일 수요가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쟁 후 폐선되는 유조선 많이 나올 듯

한편 전쟁 이후 수많은 노후 선박이 폐선장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로이드 리스트 인텔리전스(Lloyd’s List Intelligence)에 따르면 제재된 석유 거래를 처리하는 ‘다크 선단’은 전 세계 원유 및 제품 유조선 톤수의 12%를 차지하며 평균 선령은 23년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수치에는 EU와 G7의 가격 상한제에 따라 원유 및 관련 제품을 운반하는 러시아 유조선, 또는 주류 유조선은 포함되지 않았죠.

이러한 다크 선단에 포함된 선박은 선박이 노후되기도 했고, 제재가 가해진 활동에 종사했기 때문에 전쟁이 끝난 이후에는 주류 용선 업체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이들 선박은 또 다른 제재가 가해지고 있는 이란이나 베네수엘라 서비스로 눈을 돌리거나, 그게 아니라면 폐선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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