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의 창고형 할인 매장 코스트코의 두루마리 화장지와 키친타월이 진열돼 있던 매대는 텅텅 비어 있습니다. 안내문에는 ‘고객 1인당 휴지 한 팩만 사갈 수 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지만 한 팩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코스트코뿐만 아니라 월마트와 타깃 등에서도 생필품들이 한 번 동나면 물건이 채워지지 않고 매대가 텅텅 비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는 신형 스마트폰인 ‘아이폰 13프로’의 배송 기간이 3~4주 소요된다는 알림 문구가 떴습니다. 미국판 ‘다이소’라고 불리는 달러트리는 창업한 지 35년 만에 1달러 정책을 포기했습니다. 앞으로 1.25달러 또는 1.5달러 등으로 가격을 올려 판매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최근 휴지·생수·세정제부터 반도체⋅스마트폰⋅자동차에 이르기까지 각종 물품 부족 현상과 이에 따른 가격 폭등, 물류 대란으로 미 전역과 세계 각국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중국 광군제(11월 11일)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 26일),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연말 대형 소비철이 다가오면서 최악의 인플레이션·물품 부족난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급격히 커지고 있습니다.
“고객사들이 연말 쇼핑 대목을 앞두고 세계 공급망에 대한 대책을 훨씬 앞당겨 세울 것을 권고합니다.
미국과 유럽의 제품 재고는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며 일부 품목은 품절 사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물류대란과 공급망 붕괴
위는 지난 27일 머스크가 고객사에게 보낸 서한 내용 중 일부입니다. 장기화된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인한 공급망 붕괴의 염려를 보이고 특히 미국, 유럽 등지에서 제품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대개 유통 업체들은 블랙프라이데이부터 크리스마스 연휴까지 이어지는 최대 쇼핑 대목을 대비해 가을부터 상품 재고를 비축하는데, 물류대란으로 수입이 늦어지면서 비축해둔 상품마저 동이 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3분기 (7월~9월) 해운업계 계절적 성수기
물류대란이 어떻게 전 세계 공급망과 소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는
잇단 악재에 전세계 공급망 위기! 현대차 6개월, 나이키 80일 걸려
에서 학인할 수 있습니다.
머스크는 “미국, 유럽으로 가는 아시아 수출량은 연말까지 계속 두드러질 것”이고 “상품 구매 수요가 감소하더라도 업체들은 일정한 재고량을 다시 구비해야 하기 때문에 화물량은 지속적인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2022년 이전에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중국 광군제 (11월 11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 26일) 시작으로
크리스마스까지 쇼핑 시즌 오지만 팔 상품 부족해
항만적체·물류 병목현상에 전세계 공급망 붕괴
미국 서부에 이어 동부에도 몇십 척 선박 대기 중 ‥
특히 미국의 주요 항구 병목현상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롱비치 · 로스엔젤레스(LA)항을 시작으로 주요 항구들이 밀려드는 화물량을 소화하지 못하고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전 세게 물류대란이 심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코로나19로 항만 노동력은 부족해진 반면 경제 재개로 수입 컨테이너 양은 폭증한 탓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몇 주간 하루 20~26척의 선박이 짐을 내리지 못하고 서배너항 주변을 맴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조지아주 서배너 항은 미국에서 네 번째로 큰 수입항입니다. 미 서부 로스앤젤레스(LA)항과 롱비치항에 이어 항만 적체 현상이 남동부까지 번진 것입니다. LA항과 롱비치항 앞에서 입항 대기 중인 화물선은 66척에 이릅니다. 대기 중인 선박 수는 이달 한때 73척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항만 적체로 선박 부족 현상이 계속되면서 세계 해운 운임은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컨테이너 선사들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4일 기준 4643.79를 기록했습니다. 연초 대비 4배 이상 뛴 수치로 역대 최고치입니다.
머스크는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 컨테이너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 것은 사실이지만, 높은 운임의 가장 큰 원인은 항만 적체와 공급망 병목현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수출 기업들은 미국 항만 대란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