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사태가 물류시장에 미치는 영향 – 예멘 반군 민간 선박 공격

2023년, 12월 21일

안녕하세요. 물류가 쉬워지는 공간, 트레드링스 입니다.

최근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주요 항로인 홍해에서 예멘 반군의 민간 선박을 겨냥한 무차별 공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예멘 반군은 ‘자신들에게 대항하는 모든 나라의 선박을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으며, 이에 위험을 무릅쓰고 홍해를 통과하는 것을 거부하는 해운사들 역시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재(20일 기준) 홍해 통과를 중단하거나 희망봉 주변을 우회하는 것으로 확인되거나 보고된 기업은 아래와 같습니다.

  • 컨테이너 선사 – HMM, 머스크, MSC, 하팍로이드, CMA CGM, Zim, 에버그린, 양밍, 코스코, OOCL, ONE
  • 유조선 선사 – 프론트라인(Frontline), 유로나브(Euronav)
  • 자동차 운반 선사 – 왈레니우스 빌헬름센 (Wallenius Wilhelmsen)
  • 석유 및 가스 회사 – BP, 이퀴노르(Equinor)

선박들이 희망봉으로 우회해서 갈 경우, 운송료는 상승할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예멘의 후티 반군은 폭 20마일의 밥엘만데브 해협 인근에서 상업용 선박에 대한 공격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때문에 현재 거의 모든 컨테이너 선박이 희망봉 주변으로 경로를 변경하고 있습니다. 이미 수에즈 해협을 통해 남쪽으로 이동했지만 아직 밥엘만데브 해협(the Bab-el-Mandeb Strait)에 도달하지 못한 컨테이너선들은 지중해로 가기 위해 또 다른 통행료를 지불하며 되돌아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TRADLINX] ShipGo로 확인한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선박

이처럼 선박이 당초 계획했던 루트가 아닌 다른 항로로 우회하게 될 경우, 항해 거리가 크게 늘어나게 되며 이는 운송 시간 및 운임 상승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도이치뱅크(Deutsche Bank)의 애널리스트 아밋 메흐로트라(Amit Mehrotra)와 크리스 로버트슨(Chris Robertson)은 “(선박의) 해가 길어지는 것은 자산 회전수가 적어지기 때문에 사실상 용량을 줄이는 것이며, 이는 운임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말했으며,

에버코어 ISI (Evercore ISI)의 해운 분석가 존 채펠(Jon Chappell)은 “(이번 홍해 사태로 인해) 화물 가격은 5~10배 정도 올라갈 수 있다”며 “만약 일주일 이상 홍해/수에즈 항로가 완전히 폐쇄된다면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번 사태, 내년도 장기 운임에도 영향을 미칠 것

안타까운 사실은 이번 사태가 발생한 시기가 선사들이 내년도 장기 계약 협상을 진행하는 시점이라는 것 입니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들은 1~1월에는 유럽, 4~5월에는 미국 화주들과 연간 계약을 체결하는데, 이번 홍해 이슈로 인해 운임이 상승하고 있고, 이는 자연스레 장기 계약 운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죠.

실제로 클락슨 증권(Clarksons Securities)의 프로데 뫼르케달(Frode Mörkedal)은 “이번 사태로 인한 아시아-유럽 현물 운임 상승은 컨테이너 해운 회사에 유리하다”며 “이번 사태는 선사들이 고객들과 아시아-유럽 계약 협상을 마무리하는 바로 그 순간에 이루어졌고, 이로 인해 그들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유리한 아시아-유럽 구간의 장기 계약 요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희망봉 우회, 언제까지 이어질까?

미국의 호송 작전은 효과가 있을까?

자, 그럼 이번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지게 될까요?

많은 사람들이 이번 사태가 2021년 3월 수에즈 운하 통항 중단 사태처럼 일시적인 이벤트가 될지, 아니면 올해 하반기 저수위로 인한 파나마 운하 우회처럼 지속적인 추세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우선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나온 대책이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20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후티 예멘 반군의 무모한 공격은 심각한 국제적 문제로 확고한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미국과 영국, 바레인, 캐나다,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세이셸, 스페인 등 10여 개 국가들은 후티 반군으로부터 선박을 보호하기 위한 번영 수호자 작전(Operation Prosperity Guardian)에 나선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대해 해당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Jefferies)의 해운 분석가인 오마르 녹타(Omar Nokta)는 “선박 보호를 위한 호송대를 구성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항해 속도가 느려지고, 범용성 역시 제한되기 때문에 (해당 작전은) 이상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에버코어 ISI의 존 채펠(Jon Chappell) 역시 해당 작전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는데요, 그는 “홍해를 통과하는 선박의 수가많기 때문에 미국은 100% 호송 호위가 가능하다는 생각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언급했습니다.

특히 예멘의 후티 반군이 지금처럼 선박 공격을 계속 이어나갈 경우, 연합군은 보복 공격을 할 가능성이 있고, 이렇게 될 경우 선사들은 더더욱 해당 항로 이용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조선 운임, 하루 약 20만 달러까지 치솟을 수도..

이번 사태는 원유 인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클락슨 증권의 프로데 뫼르케달은 “현재 원유 및 유조선 주가의 경우 홍해의 잠재적 혼란을 아직 반영하지 않았으며, 시장은 이미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이번 혼란이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하며 “수에즈막스 유조선의 운임이 이론적으로는 하루 약 20만 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현재 현물 요금인 하루 48,800달러의 4배가 넘는 금액이죠.

선박 중개업체인 브레이마르(Braemar) 역시 “(선박을 향한 예멘 반군의)공격은 아직까지 유조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려는 선박들에 대한 대화와 비용은 지난 며칠 동안 극적으로 변화했다”며 “수에즈를 통해 중동에서 극동으로 향하는 수에즈막스 용선료는 85만 달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컨테이너 선박만 희망봉으로 우회하고 있다고?

흥미로운 사실은 이번 사태로 인해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선박의 대부분이 아직까지는 ‘컨테이너 선박’이라는 점 입니다. 트레드링스의 공급망 관리 솔루션 ShipGo(쉽고)를 통해 확인해보면 벌크 및 유조선의 경우 아직까지는 무사히 홍해를 지나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항로를 변경한 유조선도 거의 없는 상황이죠.

선박 중개업체인 브레이마르(Braemar) 역시 “지금까지 남아프리카를 통해 항로를 변경한 유조선은 거의 없다”며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수에즈운하 통과를 연기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수에즈막스(100만 배럴급 유조선) 선박이 최소 두 척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왜 그런걸까요?

이에 대해 유조선 선주인 프론트라인(Frontline)의 CEO 라스 바스타드(Lars Barstad)는 “선주들은 선박이 이미 계약된 상태에서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항로를 변경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바로 홍해를 통과하는 원유의 상당수가 러시아산이고, 후티 반군은 러시아 동맹국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텍사(볼텍사)의 수석 화물 분석가인 이오아니스 파파디미트루(Ioannis Papadimitrou)는 “2023년 홍해를 통과한 약 1,200척의 원유 수송선 중 60%가 러시아에서 출발한 선박”이라며 이러한 원유는 비유럽연합/서방 구매자가 운송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운송 루트가 중단될 가능성은 더욱 적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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