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효자 K라면, 해외 인기 비결은?

2023년, 11월 17일
라면 수출

안녕하세요. 물류 업무가 쉬워지는 곳, 트레드링스입니다.

내수 부진, 수출 침체, 글로벌 경제 위기… 그럼에도 혼자 잘나가는 수출 효자 상품이 있습니다. 올해 3분기 일제히 깜짝 실적을 거두고 매년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K푸드 수출 선봉장, 바로 라면! 올해는 한국 라면(삼양라면)이 출시된 지 60년이 된 만큼 뜻깊은 해이기도 해서 빅3 라면 브랜드(오뚜기·농심·삼양)를 중심으로 해외에서 라면의 인기 비결과 수출 실적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K 라면의 역사

1963년 9월 15일은 우리나라의 최초 라면 ‘삼양라면’이 출시된 날입니다. 정말 환갑을 맞았네요. 6.15 전쟁 이후 남대문 시장에서 사람들이 꿀꿀이죽을 먹으려고 줄을 선 장면을 보고 삼양식품 창업자가 라면 개발을 결심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인데요. 출시 초기 라면은 국내에 생소한 음식이었지만 1966년 정부의 혼분식 장려 정책(쌀 부족 현상 부족으로 인해)에 따라 차츰 일상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삼양라면은 당시 제품 중량 100g에 판매 가격 10원으로 선보이며 성장 가도를 달렸고 이후 1965년 농심(옛 롯데공업), 1983년 팔도(당시 한국야구르트), 1987년 오뚜기 등 후발주자들이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면서 라면 산업의 양과 질에서 성장을 재촉하고 경쟁도 가속화시켰습니다.

라면수출

1980년대에는 경제 성장하며 시장이 점차 커졌고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연이어 열리며 라면업계는 ‘황금기’를 맞았어요. 2000년 이후에는 라면업체뿐 아니라 유통 업체도 자체브랜드(PB) 제품을 선보이며 라면 종류는 더 다양해졌습니다. 코로나 이후 라면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전성기를 맞았는데요. 영화, 드라마, K팝 등 한류 영향으로 인해 한국 라면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전 세계에서 인기 음식이 되었고 이에 따라 해외 수요(수출)가 급증했습니다. 최근 경기 침체임에도 라면 수출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우리나라 수출을 이끌고 있어요.

K-푸드 신드롬을 만드는 라면 기업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불닭볶음면’의 삼양식품은 그야말로 승승장구입니다. 올해 매출액이 처음으로 1조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854억 원, 영업이익 44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8%, 영업이익은 61.2% 증가했어요. 국내에서는 라면 시장 점유율 3위에 머물러 있지만 ‘불닭볶음면’을 무기로 해외 공략에 나서며 1위 라면 기업 농심을 바짝 추적 중입니다.

삼양식품의 2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1899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했어요. 경쟁사와 달리 해외 매출 비중이 국내보다 높은 점이 수익성의 배경으로 꼽히는데 지난해부터 영업을 시작한 미국·중국 판매 법인의 성공적인 안착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져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어요. 사실상 해외 매출은 불닭 브랜드가 견인하고 있습니다.

  • • 90여 개국 수출 중
  • • 현재 한국 라면 수출의 절반을 책임지는 불닭볶음면은 삼양식품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
  • • 불닭 브랜드 누적 판매량 50억 개 돌파, 누적 매출 3조 원 (올해 7월 중순 기준), 매년 10억 개씩 판매
  • • 미국, 중국 등 해외에서 달성한 매출은 전체의 약 67%

라면수출


농심 ‘신라면’

농심은 ‘미국 1위, 세계 1위’라는 목표로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 1조 원 해외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중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거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중에서도 미국법인이 농심 전체 영업이익의 28%에 해당하는 337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 성장을 주도했습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라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미국 시장에서 제2공장(로스앤젤레스) 가동으로 공급량을 확대했습니다. 올해엔 제3공장 건설을 구체화할 계획입니다.

  • • 세계 100여 개국으로 수출하는 대표 글로벌 K푸드 브랜드
  • • 해외 매출 비중 38%로 삼양식품보다 훨씬 낮은 편
  • • 미국 대형마트인 월마트 입점 점포 확대하며 42% 성장, 현지인이 더 많이 찾는 제품으로 발돋움
  • • 주요 공략 국가인 미국, 캐나다 등 북미에 이어 중남미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 첫 타깃 국가는 멕시코

오뚜기 ‘진라면’

국내 라면 시장 2위 오뚜기는 올해 출시 35주년을 맞은 ‘진라면’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하며 연 매출 2000억 원 이상 달성하고 있습니다.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64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5.3%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5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습니다. 수출 실적도 다른 두 기업과 마찬가지로 증가하며 지난해 300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오뚜기 라면 수출 1위 국가는 중국이며 진라면 순한맛이 가장 많이 팔렸습니다. 해외에서 인기가 가장 많은 라면 제품인 ‘진라면’과 ‘보들보들 치즈라면’은 글로벌 브랜드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뚜기는 베트남을 해외 진출 핵심기지로 선정하며 동남아 시장을 개척한 후 미주와 유럽, 오세아니아 등을 공략할 계획입니다.

  • • 현재 79개 국가에서 자사 제품 수출 중
  • • BTS 진을 모델로 발탁해 북미 등 글로벌 시장 공략
  • • 올해 1분기 라면 수출액 사상 최대치인 2억 8000만 달러 기록
  • • 작년 해외 매출 326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2% 증가, 해외 비중 처음으로 10% 돌파(13.3% 올해 상반기 기준)


라면의 인기 비결


라면수출


한류 열풍

특히 삼양과 오뚜기는 BTS에게 고마울 것 같아요. K팝의 인기는 가수들이 먹는 라면까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또한 유튜브, 넷플릭스 같은 OTT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라면은 지속적으로 노출되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K 드라마를 좋아하는 외국인들이 그런 말 종종 하지 않나요? ‘왜 한국인들은 항상 뭘 먹고 있냐고.’ 그러게요, 저희도 궁금해요. 영화 기생충과 TV 쇼 오징어게임에서 라면은 먹는 장면이 수시로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라면의 전성시대가 시작됐습니다.

매운맛

우리나라의 매운맛은 세계적으로 유명한데요. 농심은 해외 인기 요인을 ‘가장 한국적인 매운맛’으로 꼽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라면 제품은 매운 편이고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매운맛을 즐기는 나라도 많습니다. 특히 태국과 인도, 중국 사천, 멕시코 등 같은 나라들이요. 라면의 판매량은 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많이 나오고 그다음이 미국입니다. 즉 매운맛을 좋아하는 국가들의 라면 소비가 가장 많고 그들이 한국의 매운맛을 인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가 맞춤식 전략

현지 입맛을 고려해 나라마다 특성에 맞춰 신제품을 개발 및 출시하는 것도 라면의 인기 비결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면 농심은 무슬림 식문화를 겨냥해 소고기가 함유된 신라면 대신 새우를 넣은 새우 맛 신라면을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이슬람 문화권에 선보였습니다. 신라면 외 김치라면, 채식주의순(용기면)에 대한 할랄 인증도 받았고 2021년에는 너구리우동, 뚝배기라면 등이 할랄 인증을 추가로 획득했습니다. 이처럼 라면 기업들은 국가마다 다른 식문화에 맞춰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맞춤식 전략을 내세워 해외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데요. 삼양식품의 경우 해외에서만 판매되는 불닭 브랜드 제품은 커리불닭볶음면, 마라불닭볶음면, 콘불닭볶음면, X핵불닭볶음면, 하바네로불닭볶음면, 야키소바불닭볶음면 등이 있습니다. 오뚜기 역시 국내에는 판매하지 않지만 글로벌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는 수출 전용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진라면 치킨맛, 진라면 베지, 보들보들치즈라면 등 각국의 니즈에 부합하는 국가 전용 제품을 출시해 수출 중입니다.

먹거리 ‘경험 소비’

소위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MZ 세대라고 부르는데요. MZ 세대가 소비 계층의 주축이 되면서 식품업계는 공유적 소비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 세대는 단순히 먹고 마시는 개인 소유적 소비에 그치는 게 아니라 경험과 일상을 공유하는 소비문화를 만들어 갑니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 냉동 김밥을 먹는 경험을 틱톡에 올리거나 불닭 볶음면 챌린지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는 등의 행위가 있어요. 본격적인 K라면 시대는 2012년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을 출시하며 됐는데 매운 음식을 먹는 ‘챌린지’ 즉 각종 SNS에서 ‘불닭 챌린지’, ‘한국 매운맛 챌린지’가 유행하면서 전 세계 판매량이 급상승했습니다. 이 모든 성공 요인에는 SNS와 경험 소비 트렌드가 있어요. 특별한 경험과 이를 SNS에 공유하며 소통하는 MZ 세대를 겨냥한 식품 기업들이 승승장구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렇게 간략하게 라면의 수출 현황과 역사, top3 라면 그룹들을 중심으로 실적 및 인기 비결에 대해 알아봤어요. 알다시피 기나긴 경제 침체기와 수출 부진 상황임에도 라면 기업들이 일제히 깜짝 실적을 거뒀는데요. 올해 라면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22.7%나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어요. 국내 시장에서 한계를 느끼고 일찌감치 해외 시장을 겨냥해 지속적으로 상품을 개발한 노력이 있기에 현재의 성과를 얻은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대박을 터뜨린 냉동김밥, 유럽에서 줄 서서 먹는 떡볶이 외 한국 분식, 거의 전 세계 슈퍼마켓에서 발견할 수 있는 한국 라면까지… 해외에서 K푸드 열풍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특히 한국 콘텐츠와 음식이 트렌디한 것으로 자리매김한 덕분에 라면에 대한 수출은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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