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출/수입 물류 지연은 왜 발생하는 걸까?

2021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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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초 수에즈 운하가 막혔던 일을 기억하시나요? 당시 세계적인 밈이 생성될 정도로 큰 일이었는데요. 노력 끝에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고 있던 컨테이너선이 제거돼 수에즈 운하의 운행이 재개됐었는데요. 이후에도 전세계 항만 혼잡은 바로 풀리지 않았습니다. 선박이 돌아오지 않자 수요는 해소되지 않고 운임도 계속 치솟았고요. 미국 서부의 주요 항구인 LA 항구는 컨테이너선이 하역을 위해 장기간 대기해야 하는 등 지구촌 물류대란이 계속 이어졌어요. 당연히 지금의 글로벌 물류대란에 수에즈 운하 사건은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특히 LA 항구가 병목현상을 빚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이후 미국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자 미국의 업체들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주문을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복잡한 물류 프로세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물류 지연 사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물류가 어떤 프로세스로 움직이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화물의 주인인 화주가 수출을 진행할 경우 화주의 의뢰를 받은 포워더는 화물 운송을 진행하게 됩니다. 이후 포워더는 화주의 창고에서부터 선박까지 ‘트럭 운송사’를 통해 운반하게 되고 이후 ‘선사’의 선박을 통해 원하는 국적까지 운반되죠.이후 ‘하역’작업을 통해 터미널에 내려진 컨테이너 속 화물은 다시 ‘트럭 운송사’를 통해 고객에게 배달되고 빈 컨테이너 역시 ‘트럭 운송사’를 통해 다시 항구로 반납하게 되면 수출 프로세스가 끝나게 됩니다.

복잡한 프로세스가 왜 지연의 문제가 되나요?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진행되는 수출입 업무는 어느 한 부분이라도 문제가 생길 경우 프로세스가 정상적으로 작동을 하지 않는다는 단점 역시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단점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해 무척 크게 나타나기 시작했죠. 수출입 업무의 핵심이 되는 ‘현장의 인력’이 코로나19로 인해 감소하거나 심지어는 아예 스톱되는 사태가 빈번히 발생했고, 이는 자연스레 물류가 멈추는 사태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물류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왜 아직까지 미국 항구 및 터미널은 지연이 지속되고 있는 건가요?

​물류 처리량이 폭발적으로 증가를 했기 때문입니다. LA 항구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올해 2월 LA 항의 화물 처리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이전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던 이커머스 분야 수요는 코로나19 팬데믹 발생과 더불어 하늘 높이 치솟았습니다. 또한 재택근무와 가정학습 등 실내 생활 증가로 인해 가정에서 필요한 소비재 상품에 대한 수요가 눈에 띄게 급증했는데요, 이는 아시아로부터의 수입량 상승에 힘을 보탰고 위치적으로 아시아 발 화물을 처리하는 LA와 같은 캘리포니아 항구들의 화물량이 급격히 증가하게 된 것입니다.

​여기에 최근 이후 미국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의 업체들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주문을 내고 있는 것 역시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죠. 터미널로 들어오는 선박이 평소보다 훨씬 많아지니 자연스레 처리는 늦어질 수밖에 없고 여기에 화물 운송에 필요한 컨테이너 회수 역시 적체를 빚으면서 새롭게 운반되어야 하는 화물들 역시 재 때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100% 예약제로만 진행되는 하역 컨테이너 픽업 및 빈 컨테이너 반납 시스템 역시 위와 같은 이유로 인해 예약 가능한 일정이 절대적으로 감소하게 되었고 이는 적채 현상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출처 : APM Terminals

예약 가능 일정(YES)보다 예약 불가능 일정(NO)이 더 많은 LA 항 터미널별 컨테이너 반납 예약 일정표
(주: 4월 5일 11:07 기준)

여기에 수에즈 운하 사건들까지 겹치면서 이와 같은 화물 대란 사태가 점점 악화된 것입니다. 4월 당시 WSJ은 수에즈 운하가 개통됐지만 미국 최대 항구 중 하나인 LA 항이 병목현상을 빚고 있어 물품이 제때 도착하고 있지 않다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운임도 계속 오르고 있나요?


위에서 설명한 이유로 인해 현재 물류비용은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컨테이너 픽업과 반납이 지연되면 크게 두 가지 비용이 발생합니다. 터미널이 부과하는 ‘Demurrage Fee’와 선사가 부과하는 ‘Detention Fee’입니다.

Demurrage Fee는 3일 안에 컨테이너 픽업이 이뤄지지 않으면 부과하는 비용으로 하루 약 $250의 비용이 나오고 있습니다. Detention Fee는 선사마다 다르지만 보통 4일로 이내에 빈 컨테이너를 반납하지 않으면 발생하는 비용으로 하루 평균 약 $100 수준입니다. 터미널을 예약할 수 있는 일정이 감소한 상황에서 물류는 계속 지연되고 있고 이런 추가 비용까지 발생하고 있으니 운임은 걷잡을 수없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죠.

이런 물류 대란은 언제쯤 끝날까요


전문가들은 수출입 물류의 복잡한 구조적인 문제와 항구와 선사로 명확히 나누어져 각각의 영역에 관여하지 않으려는 업계의 특성들 때문에 이번 물류 대란 사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고 물류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움직이는 국가 역시 늘어나고 있어 지금의 지연 사태는 조금씩 해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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