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스위프트 배제의 후폭풍, SWIFT CODE(스위프트 코드)가 뭐길래

2022년, 3월 11일
스위프트코드

무역 업무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첫 번째는 확인, 두 번째는 더블체크입니다! 우리는 되도록 미연에 사고를 방지하고자 보고 또 보지만 실수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해외 거래의 경우 사소한 실수가 사고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죠. 그때 그 실수는 아주 작더라도 결과의 스케일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경우와 차원이 다릅니다. 특히 외국으로 돈이 송금되거나 입금 받는다면 알파벳 문자 하나만 틀려도‥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지네요. 해외 송금을 해보면 거래할 은행의 스위프트 코드(SWIFT CODE)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듣게 되는데요. 실무를 한다면 알고 계실 거예요. 특히 최근 경제/국제 기사에서 많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미국·유럽연합·영국·캐나다 등이 국제 은행 결제망인 스위프트에서 러시아를 퇴출시키기로 했기 때문인데요. 지금부터 무역 거래의 대금 결제에서 자주 등장하는 SWIFT CODE 정의와 러시아 스위프트 제재가 앞으로 불러일으킬 결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스위프트란?

스위프트코드
이미지=트레드링스


SWIFT(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 – 국제 은행 간 자금결제 통신망)는 세계 200여 개국 1만1000여 개 은행을 연결해 돈을 지급하거나 무역대금을 결제하는 데 활용하는 전산망입니다. 1970년대에 설립돼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두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에 등록된 금융기관은 각각의 영문·숫자 코드를 부여받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 간 대금 결제나 기타 국제 송금 업무를 수행합니다. 개인이 은행으로 달러 송금을 할 때도 스위프트 코드가 적용돼 접근이 차단되면 해외로 송금할 수 없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1992년 3월부터 SWIFT를 통해 고객 송금, 신용장 개설 및 통지, 은행 간 자금 이체, 외환거래 등 국제 금융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매년 수조 달러가 스위프트를 통해 이동하는데요. 국제 결제 대금의 절반 이상이 이 시스템을 이용하기 때문에 스위프트에서 빠지는 국가는 국제 금융시장에 접근이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무역, 외국인 투자, 송금 등에 직격탄을 맞게 됩니다. 이란과 북한은 스위프트에서 차단돼 있습니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우리나라 은행을 생각해 볼까요, 우리나라에도 꽤 많은 수의 은행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은행마다 고유의 SWIFT CODE가 있습니다. 코드의 구성은 은행명과 관련된 4자리 + 국가번호 2자리 + 지역번호 2자리 + 지점번호 3자리로 구성되어 있어요. 아래는 신한은행 스위프트 코드입니다.

신한은행스위프트코드
이미지=트레드링스


업무에서 SWIFT CODE 사용: 대금 결제

그렇다면 수출입 업무에서 스위프트 코드가 왜 중요한 것일까요? 바로 대금 결제 정보 때문입니다. 대금 거래를 할 때 은행명, 스위프트 코드, 회사 계좌번호, 회사 주소, 거래 은행 주소 등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바이어 요청에 따라 인보이스를 발행할 때 역시 빠르고 정확하게 대금을 받기 위해 우리 회사의 은행 정보와 스위프트 코드를 정확히 표기해서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수출입거래에서 대금 결제 수단으로 송금 결제 방식 (T/T, Telegraphic Transfer)이거나 신용장 거래 (L/C, Letter of Credit)로 진행할 때 스위프트 코드가 필요합니다. 대금 결제 방식에 대한 건 다음에 자세히 알아볼게요!

*T/T: 은행이 선적서류 송부 및 대금 청구에 일체 개입하지 않는 당사자 간의 거래, 무역계약의 내용에 따라 수출자가 물품을 선적한 후 별도의 대금 청구 절차를 취하지 않더라도 계약 당시 합의한 때가 되면 수입자가 자발적으로 물품 대금을 수출자에게 보내주는 방식

수출입 업무 시 스위프트 코드가 어떻게 쓰이는지 실제 신용장과 견적서 샘플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신용장 (L/C)>

신용장
이미지=트레드링스


*신용장: 국제 무역에서 가장 일반화된 거래 형태로, 발주처인 수입업체가 자신의 신용도와 거래은행 신용도를 활용해 판매처인 수출업체와 무역 거래하는 방식

CTBA로 시작하는 스위프트 코드가 적혀있는데 호주 은행의 스위프트 코드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신용장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해 보세요.

<Proforma Invoice>

스위프트코드


수출입 계약에 사용되는 Proforma Invoice (P/I 견적송장)에도 스위프트 코드가 적혀 있는데요. 가장 맨 아래 보면 은행 정보가 있고 5.SWIFT CODE가 있습니다. 아래 스위프트 코드는 어디 은행인지 감이 잡히시나요?

스위프트 퇴출은 왜 ‘금융의 핵무기’일까

한편 지난달 26일 미국과 유럽연합(EU),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캐나다 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 조치로 “러시아를 국제 금융으로부터 고립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는데요. 우리 정부도 지난 1일부터 한국을 통한 SWIFT 코드를 쓸 수 없도록 하는 경제 제재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조치로 우선 선별된 러시아의 일부 은행이 스위프트 결제망에서 전면 배제되고, 러시아 중앙은행의 국제 보유고 접근도 제한됩니다. 먼저 오는 12일을 시작으로 러시아 은행 7곳이 퇴출될 예정입니다.

이번 조치는 러시아에게 즉각적인 타격을 줄까요?

러시아는 국제금융 거래의 80%를 스위프트 결제망에 의존하고 있어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스위프트에서 축출되면 달러 결제가 안 돼 최악의 경우 원유, 천연가스 수출이 중단되고, 중앙은행의 보유 외환 6300억달러도 마음대로 꺼내 쓸 수 없게 될 거예요. 러시아 기업과 개인이 수출 대금을 받거나 수입대금을 보내는 것을 비롯해 해외에서 대출받거나 투자하기가 힘들어질 것입니다. 이미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 은행들이 대부분의 금융거래를 하지 못하게 하고, 러시아의 수출입을 효과적으로 막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유럽 등 다른 나라도 피해를 감수해야 하고, 세계 금융 시스템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지적했는데요. EU는 가스의 40%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기 때문이죠. 일부 국가는 이런 ‘역풍’을 걱정해 러시아의 스위프트 배제에 한동안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일부 은행에 한정한 선별적 제재로 정리됐고요.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등의 은행이 러시아 기업에 대출한 금액은 1210억달러(약 145조원)에 이른다고 해요. 스위프트 퇴출은 이 대출금을 회수하기 힘들어진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기업의 피해 규모는?

러시아에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을 포함해 40여 개 기업이 진출해 있습니다.

러시아의 스위프트 퇴출은 국내 주요 산업에도 다각도로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가뜩이나 바닷길, 하늘길, 육로까지 막힌 상황에서 송금길도 막혔습니다. 기업은 수출 대금을 적시에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는 러시아 지역에 상품을 수출하던 국내 업체들이 입는 피해가 계속 늘고 있는데‘수출 대금’을 못 받고 있다는 호소가 가장 많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결제 지연은 물론이고 러시아 은행에 대한 금융 제재, 스위프트 제재로 수출 대금을 받지 못하거나 사업비 집행을 못 하는 문제가 속출하는 것인데요. 한 해 100억달러에 달하는 러시아 수출 대금 회수에 차질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주요 시중은행이 벌써부터 수입기업의 신용장 거래 요청을 거절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기업 애로사항

러시아수출제재
데이터=무역협회 (2월 2일~3월 7일 기준)


현재 국내 대러 수출 비중은 1.6% 정도로 크지 않고, 대러 수출액은 12조원에 수준입니다. 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러시아가 배제되며 결제에 대한 손해뿐 아니라 ‘자동차, 자동차 부품, 화장품, 합성수지, 선박’ 등 주요 품목의 수출 감소도 우려됩니다. 물류 차질 피해도 늘고 있습니다. 필요한 부품이나 수출 서류 등이 제때 도착하지 못해 사업 자체가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베트남에서 러시아로 물건을 선적했던 한 업체는 러시아로 가던 선박이 봉쇄되면서 제품이 바다 위에 멈춰 있는 상황에 몰렸습니다. 이렇게 국제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는데 어떤 상황인지 바로바로 파악이 되지 않으니 기업들은 ‘정보 부족’의 답답함도 토로했습니다.

대러 제재에 동참하면서도 국내 기업의 피해를 지원해야 하는 정부의 대응이 중요해졌고 기업들의 위기관리 능력 역시 예전보다 더 요구되는데요. 최근 주요 외신 매체는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가 글로벌 공급망 측면에서 코로나19를 누르고 우위에 섰다고 보도했습니다. 많은 공급망 전문가들은 이러한 위험 요소들이 국제화가 되면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도처에 깔려 있다고 얘기합니다. 코로나19와 같은 위험 요인도 있고, 기후 위기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같은 정치적인 위험 요인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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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에 한 조사에서 기업들은 공급망 불안 요인으로 ‘미. 중 패권 경쟁’을 코로나19 다음 가장 크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와 디지털 전환, 작년 물류 공급망 대란을 시작으로 많은 기업들이 공급망 관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럼에도 엄청난 규모의 물류 공급망 피해를 1년 넘게 받았으면서도 대부분 공급망 리스크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것이 우려됩니다. 디지털 전환과 탄소 중립 등으로 산업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시기에 팬데믹, G2 국가의 패권 경쟁 그리고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작년 말에 조금씩 물류 공급망이 개선되고 있다는 조금 이른 긍정적인 전망은 사라진 지 오래이고요. 지금 같은 불안 요소들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예측하고 위기 대응책을 세워두면 공급망 차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더 이상 공급망 리스크 관리를 미루지 마세요. 탄력적이고 효율적인 공급망을 구축해야 합니다. 공급망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여 물류 공급망 가시성 확보하고 수급처를 다변화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공급망 대란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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