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 인근 국내 생산기지 밀집…삼성·LG·SK 긴장 중

2022년, 2월 16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우크라이나 및 동유럽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잇달아 철수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이 발발할 경우 반도체, 자동차, 가전 등 한국 제조업의 핵심 품목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LG전자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전면 철수
러시아 생산라인은 상황 지켜보는 중

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LG 등 국내 기업들은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전면 철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긴장이 고조되면서 우리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주재원 가족들과 직원들을 소환 조치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임시 배치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러시아의 생산라인과 판매지점은 일단 정상적으로 운영을 지속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러시아-칼루가-공장 (출처 : 칼루가 지역 투자 포털)
삼성전자-러시아-칼루가-공장 (출처 : 칼루가 지역 투자 포털)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러시아에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에서 유럽 수출용 가전 공장을 운영 중이고, LG전자도 모스크바 외곽 루자 지역 공장에서 가전과 TV를 생산하고 있죠. 재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러시아 내 생산라인에 특별 조치를 시행한 주요 기업은 없다”며 “상황을 검토하면서 정부 지침에 맞춰 대응하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업들의 가장 큰 우려는 전쟁에 따른 현지 매출 붕괴입니다. 전쟁이 발발하면 두 지역 소비가 모두 감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반도체 수출 제재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의 갈등 이유가 궁금하시면 아래 글을 참고해주세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시 수출 전반에 충격 불가피

전자제품뿐 아니라 자동차, 석유화학 제품 등 수출 전반에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면전으로 확대되면 러시아 내수 판매가 29%까지 줄고, 국지전 충돌 시 10%가량 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원자재 수급 리스크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먼저 반도체를 만드는 레이저의 핵심소재인 네온의 수입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반도체를 만드는 레이저의 핵심소재인 네온의 경우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국내 수입 역시 무척 높은 상황입니다. 지난해 국내 우크라이산 네온 수입 비중은 23%로 중국에 이어 2위를 기록하기도 했죠.

네온

특히 네온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할 당시 가격이 급등했었기 때문에 반도체 기업들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국내 필요량의 16% 정도 조달이 가능해 한숨은 돌린 상황”이라며 “다만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손해는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에서 공급되는 팔라듐의 확보도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팔라듐은 센서와 메모리 반도체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소재로, 러시아는 팔라듐 생산 1위 국가입니다. 다행이 한국의 러시아 팔라듐 수입 비중은 3.4%로 낮은 수준이지만 역시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팔라듐 (출처 : LS-Nikko 동제련)
팔라듐 (출처 : LS-Nikko 동제련)

국내 배터리 수급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동유럽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 한국 배터리업계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물류 대란으로 이어지지는 않을지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폴란드와 헝가리 등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육상 물류 차질에 대비해 대응책을 검토하는 등 비상사태 체제를 점검하고 있죠.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를 직접적으로 통과하는 물류는 없지만 비상시를 대비해 선박·비행기 등 다양한 운송 수단을 고려하고 있다”며 “비용 인상은 불가피하겠지만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경영 활동을 이어가는 현지 진출 기업들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고 공급망 차질에 대비해 업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조치를 즉각 시행한다는 방침입니다.

공급망 차질에 따른 수급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추가 구매 및 물량 교환(스왑)을 통한 가스 물량의 사전 확보를 추진하고 원유 비상계획도 점검할 계획인데요, 곡물에 대해선 사료 원료 배합 비중 조정, 정책자금 금리 인하 등 조치를 즉각 취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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