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4배 증가한 글로벌 운임, 해운사 호황 언제까지?

2021년, 6월 21일
해운업호황

지난 11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또 올라

HMM 2분기 영업이익 1조289억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오는 2023년 선박 공급과잉 우려도



글로벌 물류 대란으로 글로벌 선사(해운사) 뿐만 아니라 국내 해운사들이 역대급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물동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운반할 선박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운임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해상 운임이 크게 오르면서 HMM 을 비롯한 글로벌 선사들이 컨테이너 하나를 옮기면서 얻는 이익도 1년 새 10배 안팎 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해운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항만 적체가 심해지면서 운임도 올랐다는 입장이지만, 국내 수출기업들은 “선사들이 해도 너무 한다”고 토로합니다.

16일 덴마크 해운분석업체 씨인텔리전스에 따르면 HMM은 올해 1분기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세전이익(EBIT)이 970.8달러(약 108만원)에 달했습니다. 씨인텔리전스가 조사한 7개 글로벌 선사 가운데 TEU당 EBIT이 가장 높았다. 이스라엘 ZIM이 TEU당 EBIT이 835.5달러로 2번째로 높았습니다. 이어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644.4달러 ▲중국 COSCO 600.6달러 ▲독일 하팍로이드 504.1달러 ▲프랑스 CMA CGM 451.1달러 ▲머스크 419달러 순이었습니다.

HMM은 TEU당 EBIT이 머스크의 2배가 넘는데 대해 비용절감의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HMM 관계자는 “2016년부터 고강도 비용절감 활동을 이어왔고, 지난해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잇따라 투입해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운임이 비싸다고 하는데) 외국적 선사보다 낮은 가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선사ebit
이미지 제작=트레드링스




해운업계는 현재의 해상 운임이 항만 적체 → 선박 운항 지연 → 선복량(적재능력) 감소 → 운임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입장입니다. 의도적으로 운임을 올린 것이 아닌 수요와 공급, 즉 시장 원리가 작동했다는 취지입니다. 특히 국내 해상 운임 가격만 내려가면 중국으로 선대가 쏠려 배를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출기업들은 선사들이 폭리를 취한다는 입장입니다. 최근 물류비 부담으로 공장을 멈추거나, 아예 폐업한 사례까지 나왔습니다. 기계제조업체 관계자는 “1년전에 비해 배가 달라진 것도 아니고, 컨테이너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 것도 아닌데 운임만 계속 오른다”며 “선사들이 여러 이유를 대지만 지금 해상 운임은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입장과 운임이 지금보다는 떨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향후 운임 상승세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데다 과거 해운업계를 흔들어 놓았던 출혈 경쟁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은 탓입니다.






머스크


한편 해운사들이 앞 다퉈 컨테이너선 발주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부족한 물류 운송을 위해 선복량을 늘려 몸집을 키우겠다는 입장입니다. 일각에서는 올해 수주한 선박들의 건조가 마무리되는 2023년에는 오히려 배만 남는 공급과잉 현상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16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동안 전 세계에서 발주된 1만 2,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은 701만CGT(118척)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9만CGT(8척)에서 1,088% 폭등한 수치입니다.

​기관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지난해 전체 105척에서 올해와 내년엔 연평균 210척, 2027년 이후에는 301척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국적선사 HMM(011200)은 이달까지 1만6,000TEU급 초대형선 8척을 투입하고 선박을 추가로 지어 컨테이너 선복량(배에 실을수 있는 화물의 총량)을 현재 71만TEU에서 2025년까지 112만TEU로 늘리겠다는 목표입니다.

​글로벌 해운사 2위 MSC는 올해 72만TEU의 선박을 신규 발주했는데, 이는 HMM의 전체 선복량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글로벌운임


하지만 이는 10여년 전 치킨게임을 보는 것 같다는 우려가 나오는데요. 바로 2000년 초반 국제 교역량이 폭증하여 전 세계 선사들은 이에 맞춰 선박 발주를 크게 늘렸으나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무역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공급과잉으로 해운사 간 치킨게임이 시작됐다는 것입니다.​

해운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메이저 선사들은 선복량을 바탕으로 저가운임 공세를 펼쳤고 이에 버티지 못한 기업들이 속출했습니다. 세계 7위였던 국적선사인 한진해운은 파산까지 이르렀는데요. 최근 해운업계의 움직임이 10여년 전 치킨게임 직전을 보는 것 같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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