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값 올리는 이유가 공급망 혼잡 때문이라고? – 치킨 가격과 공급망의 관계

2022년, 5월 17일
치킨값 올리는 이유가 공급망 혼잡 때문이라고? 치킨 가격과 공급망의 관계

안녕하세요. 국내 최대 수출입 물류 플랫폼, 트레드링스 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치킨에 대한 사랑은 유독 특별합니다. 치느님, 치맥 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치킨은 우리 민족의 일종의 ‘소울푸드’로 자리매김했죠.

그런데 이렇게 친근하고, 누구나 부담없이 찾는 치킨 가격이 최근 무섭게 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내 치킨 업체들은 인건비 상승과 함께 글로벌 공급망 혼잡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일부에서는 치킨 값이 3만원은 돼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데요…정말 그럴까요?

최근 식품 가격은 무섭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식품 가격은 정말 무섭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공급망 혼잡하게 만드는 상황들이 계속 이어지면서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이상 기후로 인한 세계 각국의 식품 생산량 저하 역시 식품 가격 상승에 불을 붙이고 있습니다.

전 세계 식량 가격지수 추이

이렇게 식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치킨 제조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콩, 밀, 기름 등의 가격 역시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데요, 각 재료들의 현재 상황을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1. 곡물

먼저 병아리를 키워서 닭고기를 만들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바로 사료입니다. 실제로 사료는 닭고기 생산 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죠.

닭의 사료는 대부분 옥수수, 대두, 밀과 같은 곡물을 이용해 만들어집니다.

닭고기 생산비 비중

이 중 대두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는 바로 브라질인데요, 최근 브라질의 북동·남동부는 홍수가, 남부 지역에서는 유래없는 가뭄으로 농작물 작황이 전년의 절반까지 떨어진 상황입니다.

특히 지난 해 브라질은 이상 기후 현상으로 농업에서만 약 10조 원대의 피해가 발생했는데요, 올해는 농산물 생산량이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브라질 홍수

브라질 농업협회는 오랜 가뭄으로 3대 곡물인 대두와 쌀, 옥수수의 생산량이 지난해 보다 2천520만 톤이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으며, 미국 농무부 역시 올해 초 발표한 ‘전세계 농산물 수급 전망(WASDE)’ 보고서를 통해 브라질 대두 생산량 추정치를 1억4400만t에서 1억3900만t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브라질 가뭄

그렇다면 은 어떨까요?

밀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나라가 전 세계 및 수출 시장의 2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나라가 전쟁을 하면서 밀 가격 역시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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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식용유

치킨을 튀기려면 당연히 기름이 있어야겠죠. 이 기름은 콩으로 만들어지는데요, 앞서 설명한 브라질의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콩은 물론 식용유까지 가격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 달에는 전세계 팜유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는 인도네시아가 돌연 팜유 수출을 중단하면서 식용유 가격 상승에 불을 붙이고 있습니다.

2년간 세계 대두유(콩기름) 선물 가격 추이

다행이 이달 초 팜유 주요 생산 국 중 하나인 말레이시아가 팜유 공급을 늘리고, 인도네시아 내부에서도 수출 금지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많아 수출 금지령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이미 식용유 가격은 말도 안되게 치솟은 상황입니다. 최근 MTN뉴스는 톤당 3~4만원 하던 국내 식용유 가격이 최근 6만원까지 치솟았다고 보도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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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닭고기

닭고기 역시 조류독감과 사육을 위해 필요한 모든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덩달아 상승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국내 계육 1kg당 도매가는 3581원으로 지난해 2792원보다 28.3%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계육 도매가는 올해 1월 3236원을 기록한 이후 매달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죠.

이처럼 닭고기 가격이 상승하면서 영국에서는 닭고기 가격이 소고기와 같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영국 최대 식품 할인업체 쿠웁(the Co-op)은 지난 1년간 노동력 부족, 에너지 비용 증가로 닭고기 가격 인상 요인이 누적되어 왔고, 최근 공급망 혼란으로 이러한 상황이 더 악화되면서 닭고기 생산가격이 약 50%이상 증가했다고 밝히며 이 같은 전망을 내놓았죠.

뉴스레터

치킨 가격에 원재료 비중은 50%정도에 불과…

자, 여기까지 들으면 ‘원재료 가격이 오르니 치킨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네’ 하고 생각하실텐데요, 사실 이게 전부는 아닙니다.

이 같은 원재료의 가격은 우리가 먹는 치킨 가격에 고작 절반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치킨의 가격에 어떠한 비용들이 포함되어 있는지 살펴볼까요?

치킨 가격 구조

우선 치킨의 가격 구조를 살펴보면 닭고기, 기름, 소스 등 원부재료비가 최종 치킨 가격의 50~5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중 치킨의 주 원재료인 닭고기의 경우 시세로 가격이 책정되고,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최근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 폭이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9~10호 기준으로 약 2000~4000원 중반 사이를 오가고 있죠.

닭고기 시세 추이

이 외에 치킨을 튀기기 위해 사용하는 기름, 튀김반죽, 소스, 포장박스 등 모든 원재료의 가격 역시 계속 상승하고 있지만, 이들 재료들이 치킨 가격에 차지하는 비중은 약 1/4 가량입니다.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원재료 가격 상승이 어느정도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치킨 업체들이 주장하는 수준까지 올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싸늘한 시선을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치킨 업체도 힘든 상황입니다.

본사 말고 ‘가맹점’이요.

사실 치킨 업체들은 이러한 시선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원재료값이 상승하면서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자영업자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는 “치킨 장사는 진짜 남는 게 없다”, “예전엔 수익률이 25%였다면, 지금은 10%도 안된다”, “팔아봤자 무료봉사 수준이다”등의 토로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죠.

배달앱 중계 수수료와 라이더 비용 상승 역시 치킨 업체들을 힘들게 하는 요인입니다. 국내 주요 배달앱 3사는 수수료와 배달비를 지속적으로 인상해왔는데요, 올해 초 배달앱의 기본 중개 수수료는 주문 금액의 12%까지 상승했고, 점포가 부담하는 배달비도 3,000~6,000원에 육박하는 상황입니다.

치킨 업계 관계자 역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간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고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힘써왔지만, 공급망 혼란으로 원재료 값이 오르면서 가맹점주의 수익성을 개선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치킨값 인상을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사실 치킨업체들은 코로나 특수성을 톡톡히 누리던 업종이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배달음식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가장 대표적인 배달 식품인 치킨을 찾는 사람들 역시 많아진 것인데요. 덕분에 BHC는 지난해 매출 4,771억원에 1,53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고, 영업이익률도 무려 32.2%를 기록했습니다. 교촌치킨도 지난해 4,935억원의 매출을 내며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BBQ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모두 수직 상승했죠.

이러한 30%대 이익률은 ‘도소매 유통업’으로 분류되는 프렌차이즈 업계에서는 비현실적인 수치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조금 이상하지 않나요?

치킨 업체들의 수익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어떻게 본사는 최대 실적을 거둔 것일까요?

국내 치킨 시장의 특징

그 이유를 알려면 우리나라의 치킨 시장의 특징을 간단히 알아야 합니다.

1. 대표적인 소자본 창업

우리나라는 치킨 매장, 즉 치킨 전문점이 정말 많이 있습니다. 2019년 기준 8만 7000개로 조사됐는데요, 이는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보다 많은 수입니다.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은 3만 8000개라고 하죠.

이처럼 유독 치킨 전문점이 많은 이유는 다른 업종에 비해 창업비용이 낮기 떄문입니다. 창업 비용에는 보통 인테리어비, 점포개설비, 보증금, 권리금이 들어가고 프렌차이즈일 경우에는 교육비, 가맹비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이런 비용을 모두 합친 금액은 평균 6,000만원 수준입니다. 이에 따라 치킨 전문점은 편의점과 함께 대표적인 소자본 창업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죠.

외식 업종별 평균 창업 비용

2. 높은 프렌차이즈 비중

우리나라는 프렌차이즈 치킨 매장이 개인 매장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2020년 기준 프렌차이즈 매장의 비중은 80.7%로 10개 중 8개가 프랜차이즈 매장인 셈이죠.

이처럼 프렌차이즈가 많은 이유는 치킨 전문점 창업자들이 대부분 자영업 경험이 없는 은퇴자이거나 2030세대가 많기 때문입니다.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본사가 마케팅과 신메뉴 개발을 모두 대행하고, 다양한 교육으로 초기 창업 과정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3. 가맹점 구조의 프렌차이즈

국내 대부분 치킨 프렌차이즈는 가맹점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본사는 메뉴 개발, 마케팅 활동을 비롯해 가맹비, 교육비, 원부자재 공급 등 매출 사업을 담당하고, 가맹점은 매장 운영에 필요한 모든 재료를 본사로부터 구매해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죠.

가맹점과 본사의 실적이 달라지는 부분이 바로 이 때문입니다. 치킨 생산에 필요한 모든 원재료를 본사가 가맹점에 판매를 하고 있다는 것이죠. 당연히 이 원재료 가격 역시 물가가 올라갈 수록 게속 인상되고 있고요. 실제로 한국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BHC는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부자재 가격을 무려 7번이나 올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프렌차이즈 본사가 이익을 늘리기 위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며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코로나 특수를 누리며 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는데도 물류대란으로 인한 원재료비 가격 인상분까지 가맹점주와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려는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끝나지 않는 물류 대란

문제는 물류대란은 아직도 진행 중이며, 공급망은 여전히 혼잡한 상황이라는 것 입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물가는 계속 상승하고 있어 치킨 가격은 앞으로도 계속 오를 가능성이 있는데요,
부디 치킨 만큼은 영원이 우리 국민들의 소울푸드로, 퇴근 길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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