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부족한 컨테이너, 내년엔 남아돌수도…

2022년, 5월 20일
지금은 부족한 컨테이너, 내년엔 남아돌수도

전 세계적으로 컨테이너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최근 글로벌 해운사들은 컨테이너를 주문하거나, 빨리 반환하는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식의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데요,

다만 자칫 공급망이 회복하면 컨테이너가 남아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고민이 깊은 모양새입니다.

선사들 컨테이너 수급 위한 대안 마련 중

컨테이너 부족 현상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던 시점부터 계속 이어져왔습니다.

컨테이너가 부족하게 된 이유는 바로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 운반해야하는 화물이 폭등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전 주요 항만들이 마비되면서 빈 컨테이너 반납이 어려워졌고,
2. 컨테이너 회수가 늦어지면서 항만에 접안한 선박이 재때 출항하지 못하고
3. 이로 인해 새롭게 항만에 접근하는 선박들은 해상에서 수일을 머무르게 됐고,
4. 이에 따라 빈 컨테이너를 출발지로 되돌려 놓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5. 모든 컨테이너가 주요 항만에 묶여있다보니 다른 나라도 빈 컨테이너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

이라는 악순환이 2년 가량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선사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1. 신규 컨테이너 제작

HMM은 지난해 4064억원을 들여 20ft 컨테이너 약 13만2000개를 제작하고 인도 받았습니다. 이는 2020년 HMM이 컨테이너에 투자 금액의 7배가 넘는 수준이죠.

이렇게 마련한 컨테이너를 활용하여 현재 HMM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71척의 컨테이너선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2020년 말에 비해 6척 늘어난 수치입니다.

2. 조기 반환 인센티브 도입

CMA CGM은 이달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LA)항 등에 컨테이너 조기 반환 인센티브를 도입했습니다. 해당 내용을 살펴보면 컨테이너를 반출한 뒤 지정된 위치에 4일 이내 돌려주는 화주에게 개당 300달러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3. 컨테이너에 센서 부착

머스크(Maersk Line) 등 주요 선사들은 컨테이너에 부착하는 센서를 늘리고 있습니다. 이는 화주에게 화물의 위치 정보와 상태를 제공해 줄 뿐 아니라 컨테이너 관리가 강화된다는 장점도 있죠.

하팍로이드(Hapag-Lloyd)도 머스크(Maersk Line)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제작하는 모든 신규 컨테이너에 센서를 붙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뉴스레터

컨테이너 가격 고공 행진 중

한편 컨테이너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 전 TEU당 1800~2000달러 수준에서 지난해 6월 4000달러까지 치솟았고, 현재는 3000~350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 컨테이너의 96%는 중국 업체들이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중 냉장 컨테이너는 100%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죠.

이들 업체들은 최근 컨테이너 수요가 늘어나면서 컨테이너 가격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는데요, 여기에 업체간 담합을 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해양진흥공사 김정균 차장은 “중국 국영선사인 스코가 소유한 CIMC, 둥팡을 중심으로 근무시간 단축, 가격, 생산량 담합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언급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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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부족하지만 곧 남아돌수도…

이처럼 지금은 너무 부족한 컨테이너지만 공급망이 정상화가 되면 컨테이너는 남아돌 것으로 보입니다.

덴마크 해운분석업체 씨인텔리전스는 최근 하팍로이드의 운송량과 보유 컨테이너(300만TEU) 정보를 분석한 결과, 컨테이너 수가 코로나 사태 전보다 17%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전 세계 컨테이너 수 5000만TEU에 적용하면 현재 글로벌 선사들이 보유한 컨테이너 수는 약 850만TEU의 컨테이너를 초과 보유한 셈이 됩니다. 여기에 올해 컨테이너 450만TEU가 추가 공급될 예정이어서 2023년엔 전 세계에 1300만TEU가량의 컨테이너가 남아돌 수 있다고 씨인텔리전스는 설명했습니다.

공급망 역시 조금씩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컨테이너 선사의 정시성은 올해 1월 30.9%로 역대 최저치를 찍은 뒤 1분기 말 35.9%로 회복했는데요, 이에 해운사들은 당장의 컨테이너 부족 문제와 앞으로의 초과 보유 가능성 사이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선사들은 그간 역대급 실적을 이어나가면서 현금 보유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향후 투자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해운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국의 봉쇄조치처럼 대외 변수가 너무 많아 해운사들이 합리적 예측에 기반한 계획을 세우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투자 규모를 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추세”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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