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 본토 직접 공격…이스라엘 “강력 응징” 예고, 글로벌 공급망 ‘비상’

2024년, 4월 15일
  • 이란, 드론·미사일 300여발 이스라엘에 발사…”보복” 주장
  • 이스라엘, 이란 공격에 “철통 방어”…외교부 “대가 치를 것” 경고
  •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국제유가 급등 우려
  • 유가 쇼크’ 공포 확산…인플레이션 압력 가중될 듯
  • 우리 기업, 중동발 공급망 충격 ‘비상’…”대응 전략 서둘러야”

안녕하세요. 물류가 쉬워지는 공간, 트레드링스 입니다.

최근 중동 정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4월 13일, 이란이 300여 발의 드론과 순항미사일로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는 이달 초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 지휘관 등 7명이 사망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로 풀이됩니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조로 피해는 크지 않았지만, 양국의 군사적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르렀습니다. 이란은 “이번이 자위권 차원의 제한적 공격”이라면서도 “이스라엘이 또 다른 실수를 할 경우 대응 수위를 높이겠다”고 경고했습니다. 반면 이스라엘 외교부 대변인 리오르 하이아트는 “이란이 공격성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는 가운데, 미국까지 개입하면서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美 국방부는 27일(현지시간) 시리아 동부에서 이란 지원 민병대 시설 3곳을 공습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이란 민병대의 무인기 공격으로 미국인 1명이 사망하고 미군 6명이 부상을 입은 데 따른 대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024년 4월 14일, 이스라엘 아슈켈론에서 바라본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한 후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작동하는 모습. (출처 : REUTERS)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전면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서로를 향해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의 군사적 개입까지 가세하면서 중동 정세는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란의 강경파들은 “이스라엘의 공격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며 보복 공격 수위를 한층 높일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이스라엘 내에서도 “이란의 위협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강경론이 힘을 얻고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도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14일 이란의 미사일 공격과 관련해 긴급 회의를 열었지만,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미국 역시 이란 핵합의 복원을 둘러싼 협상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한 채 공습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오히려 역내 긴장 수위만 높이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중동 전문가들은 “미국의 군사 행동이 문제 해결이 아닌 상황 악화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2024년 4월 14일, 테헤란의 팔레스타인 광장에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한 시위대가 총탄 모형에 입맞춤을 하는 모습 (출처 : Alarabiya news)

호르무즈 해협 폐쇄 위협, 국제 원유 공급 ‘타격’ 불가피

이번 사태가 국제 에너지 시장에 미칠 영향도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이란은 그간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겠다고 누차 위협해 왔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잇는 해상 운송로로, 전 세계 원유 수출량의 약 20%인 하루 2,000만 배럴의 원유와 110억 입방피트의 LNG가 통과하는 곳입니다. 이란이 위협을 실행에 옮길 경우 국제 원유 공급 차질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실제로 이란은 지난 2019년에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유조선 나포를 감행해 국제유가를 출렁이게 만든 전력이 있습니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걸프 산유국들은 원유 수송로 대부분이 페르시아만을 통과하는 만큼 대체 경로 확보에 비상이 걸렸었죠.

게다가 이란은 그간 예멘 내전에 개입하며 사우디의 석유 시설을 겨냥해 왔습니다. 실제로 2019년 9월에는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주요 석유 시설 2곳이 드론 공격을 받아 일시적으로 원유 생산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국제유가는 장중 20% 가까이 급등하는 등 에너지 시장이 큰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만약 이번 이란발 도발로 인해 걸프 산유국들의 원유 시설이 타격을 입거나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국제 원유 공급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이는 단순히 유가 급등에 그치지 않고 세계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이란 시위대가 미사일 공격이 발사된 지 몇 시간 후 열린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반 이스라엘 집회 (출처 : Info news)

세계 경제 회복세 깎아먹을 ‘뇌관’ 경계해야

전문가들은 이번 중동발 긴장 고조가 세계 경제의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인플레이션 압력까지 겹치며 세계 경제가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현실화할 경우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석유 수출국기구(OPEC)와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은 최근 잇따라 하반기 원유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바 있습니다. 경기 둔화와 고물가 여파로 원유 수요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분석에서죠. 그런데 여기에 공급 우려마저 겹친다면 stagflation(경기 침체 속 인플레이션) 우려는 현실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중동발 공급망 혼란은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각별한 경계가 필요한 대목입니다. 석유는 단순한 에너지원을 넘어 운송, 제조, 화학 등 광범위한 산업의 핵심 원료이기 때문입니다. 공급 악화는 곧바로 원자재값 상승과 생산 차질로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이스라엘 국기를 태우는 이란 시위대 (출처 : mint)

더욱이 팬데믹 여파로 취약해진 글로벌 공급망은 중동발 충격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수에즈 운하 봉쇄 사태에서 보듯 한 번의 충격이 도미노처럼 전 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S&P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지난 4월 12일 기준 국제유가는 연초보다 20% 이상 오른 배럴당 93.35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감이 유가 급등으로 직결되는 상황인 셈입니다.

때문에 이번 중동 정세 악화를 계기로 석유 의존도를 낮추려는 노력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연합(EU)은 최근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미국 역시 셰일오일 증산을 통해 에너지 안보를 높이려 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도 전략비축유를 확대하는 등 유사시에 대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체 에너지로의 전환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어 유가 변동성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일수록 주요국 간 공조와 협력을 통해 역내 안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이란 핵합의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신경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역내 강경파들의 목소리 또한 여전히 높기 때문입니다.

우리 기업은 괜찮을까?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해상 충돌은 우리 기업들, 특히 글로벌 공급망과 해상 물류에 의존하는 기업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은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의 변동성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주요 해상 운송 경로에서의 불안정을 초래하여 해상 운송 비용과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먼저, 중동 지역의 불안정은 석유 및 에너지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해상 운송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 수출입 기업들은 더 높은 운송 비용을 감수해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수에즈 운하와 같은 주요 해상 경로의 불안정은 제품 및 원자재의 배송 지연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는 생산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최종 제품의 시장 출시 시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중동은 세계 에너지 공급의 중심지로, 지역 내 갈등은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의 가격 변동성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에너지 비용이 중요한 요소인 제조 및 운영 비용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1. 에너지 비용과 운송 비용의 변동성을 예측하고, 이에 대한 재정적 대비를 강화해야 합니다. 예산 계획 시 이런 변동 요인을 충분히 고려하고, 일정 수준의 비용 변동을 흡수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2.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고, 유사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컨틴전시 플랜을 수립해야 합니다. 비상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별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고, 주기적으로 점검 및 보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3. 첨단 정보기술(IT)과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공급망 전반의 가시성을 제고하고, 리스크 요인을 조기에 포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글로벌 동향과 지역 정세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바탕으로 선제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중동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그 파장이 우리 기업에도 직접적으로 미치고 있습니다. 미래의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공급망 전반의 회복력을 높여야 할 때입니다. 정부 차원의 지원과 함께, 산업계의 자구 노력이 어우러질 때 우리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는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의 영문 버전은 트레드링스 영문 블로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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