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물류의 새로운 기준, 트레드링스입니다.
머스크(Maersk)와 하팍로이드(Hapag-Lloyd)가 아시아-유럽 4개 서비스를 수에즈 운하 경로로 추가 전환합니다. 홍해 사태 이후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 유럽으로 향하던 선박들이 다시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번 전환은 9월 19일 AE11에 투입되는 안토니아 머스크(Antonia Maersk)부터 시작됩니다. 기존에 수에즈 경로를 이용하던 AE15와 AE19에 이어, 이번에는 AE5·AE11·AE12·ME2까지 수에즈 운항에 합류합니다.
다만 이번 결정을 아시아-유럽 항로가 빠르게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신호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시장 전체를 보면 수에즈 복귀는 이미 진행되고 있지만 유럽행과 아시아행의 속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고, 홍해의 안보 상황도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습니다. 머스크와 하팍로이드 역시 이번 노선 조정이 홍해의 안정과 중동 지역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AE5·AE11·AE12·ME2, 9월 19일부터 순차적으로 수에즈 전환
이번에 수에즈 경로로 돌아오는 서비스는 아시아-북유럽 AE5, 아시아-지중해 AE11과 AE12, 인도-유럽 ME2입니다. 모두 유럽으로 향하는 항해에서 희망봉을 우회하는 대신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게 됩니다. 이미 같은 경로를 이용하고 있는 아시아-지중해 AE15와 AE19에 4개 서비스가 추가되는 것입니다.
머스크와 하팍로이드는 고객 공지에서 수에즈 운하를 동서 교역을 잇는 핵심 해상 통로이자 효율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뒷받침하는 주요 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운송에서는 수에즈와 홍해를 지나는 경로가 가장 빠르고, 지속가능하며, 효율적이라는 게 두 선사의 설명입니다. AE5, AE11, AE12, ME2를 희망봉 대신 수에즈 경로로 전환하면 고객에게 보다 효율적인 운송 시간을 제공할 수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실제 전환은 서비스별로 순차적으로 시작됩니다. 가장 먼저 AE11에 투입되는 1만5,150TEU급 안토니아 머스크(Antonia Maersk)가 9월 19일 탄중 펠레파스를 출항하고, 이틀 뒤인 21일에는 AE5의 1만8,000TEU급 마르헨 머스크(Marchen Maersk)가 같은 항만을 떠납니다. 이어 24일에는 ME2의 8,650TEU급 코르넬리아 머스크(Cornelia Maersk)가 콜롬보를 출항하며 수에즈 경로를 이용하기 시작합니다.

9월 정상화율은 27%…유럽행과 아시아행의 속도는 달랐습니다
제미나이의 이번 결정은 시장 전체에서 진행되고 있는 수에즈 복귀 흐름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씨인텔리전스 컨설팅(Sea-Intelligence Consulting)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전체 선복 가운데 희망봉 우회를 중단하고 다시 홍해와 수에즈를 이용하는 비중은 18%입니다. 씨인텔리전스는 이 같은 움직임을 서비스의 ‘정상화(normalisation)’라고 표현했습니다.
반대 방향에서는 복귀가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아시아로 돌아오는 항해의 경우 전체 선복의 38%가 이미 수에즈 경로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유럽행 18%와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씨인텔리전스는 최근 태풍으로 심각한 항만 혼잡을 겪고 있는 수출 시장으로 선박을 재배치하려는 선사들이 많아지면서, 아시아행 항차에서 수에즈 경로가 더 많이 선택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9월 한 달 평균으로 보면 홍해 항로의 전체 정상화율은 27%입니다. 하지만 이 수치만으로는 현재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방향별로 나누면 유럽행은 18%, 아시아행은 38%로 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씨인텔리전스도 최근 보고서에서 선사들이 유럽행보다 아시아행 항차의 정상화를 훨씬 선호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분명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즉, 수에즈 복귀 자체는 분명 진행되고 있지만 모든 항차가 같은 속도로 원래 경로를 되찾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은 항로 전체가 한꺼번에 정상화되고 있다기보다, 운항 방향과 서비스별 상황에 따라 복귀 속도가 달라지고 있는 단계에 가깝습니다.
수에즈 복귀가 계속될지는 홍해 상황이 결정할 것입니다
이 흐름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주말 사이 예멘에서 후티 반군이 빠른 속도로 군사적 진격을 이어가면서 홍해의 위험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수에즈와 홍해 통항을 추가로 늘리려던 선사들 입장에서는 다시 한번 안보 상황을 지켜봐야 할 변수가 생겼습니다.
현재 후티 반군은 사우디 선박을 제외한 국제 상선은 홍해를 자유롭게 통항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씨인텔리전스는 지금의 상황을 안정적인 상태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는 통항이 가능하더라도 후티 반군이 상선 공격을 다시 시작하면 조건이 하루 만에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씨인텔리전스가 수에즈 경로로 전환하는 선사들의 상황을 ‘다모클레스의 검’에 비유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머스크와 하팍로이드 역시 같은 점을 의식하고 있습니다. 두 선사는 중동 지역의 안보 상황을 계속 면밀하게 지켜볼 예정이며, 제미나이 협력체의 서비스 변경도 홍해의 안정이 유지되고 역내 분쟁이 확대되지 않는다는 조건에 달려 있다고 밝혔습니다. 선원과 선박, 고객 화물의 안전을 가장 우선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내놨습니다.
수에즈로 돌아오는 선복이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현재의 운항 계획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화주에게 중요한 건 ‘수에즈 복귀’보다 달라지는 도착 일정입니다
화주와 포워더 입장에서는 시장 전체의 수에즈 복귀율보다 이번 변화가 실제 화물 일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이번 제미나이 사례처럼 서비스별로 수에즈 전환 시점이 다르고, 시장 전체에서도 유럽행과 아시아행의 복귀 속도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희망봉을 우회하던 선박이 다시 수에즈를 이용하게 되면 운송 시간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머스크와 하팍로이드 역시 이번 전환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운송 시간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화주 입장에서는 지연만 보는 것이 아니라 ETA가 기존 계획보다 앞당겨지는 경우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도착 시점이 달라지면 내륙 운송 배차와 창고 입고, 통관 등 이후 일정도 함께 조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 변수가 더 있습니다. 두 선사가 밝힌 것처럼 현재의 수에즈 복귀 계획은 홍해의 안정이 유지되고 역내 분쟁이 확대되지 않는다는 조건에 달려 있습니다. 상황이 달라지면 향후 서비스 계획 역시 다시 조정될 수 있습니다. 결국 화주에게 필요한 것은 수에즈 복귀 여부를 한 번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내 화물의 도착 예정 시점이 이후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계속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트레드링스 Ocean Visibility를 통해 운송 중인 화물의 이동 상황과 ETA 변화를 확인하면서 이후 일정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선사의 운항 계획이 바뀔 가능성이 있는 시기일수록 처음 전달받은 도착 예정일만 기준으로 업무를 진행하기보다, 운송 과정에서 달라지는 ETA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실제 일정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수에즈 복귀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는지도 중요하지만, 화주에게 더 직접적인 문제는 그 변화로 내 화물의 도착 일정이 어떻게 달라지느냐입니다. 이번 수에즈 복귀 역시 결국 ‘항로의 정상화’보다 ‘달라지는 ETA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라는 실무 과제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