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워더, 이제 운임 마진만으로는 버티기 어렵습니다

2026년, 9월 15일

물류 업무가 쉬워지는 곳, 트레드링스입니다.

포워딩 시장의 지형이 바뀌고 있습니다. 대형 물류기업이 중소 포워더를 인수했다는 소식은 이제 새롭지도 않죠. 선사와 대형 물류기업은 운송을 넘어 종합물류로 영역을 넓히는 중이고요. 여기에 관세와 국제 분쟁까지 겹치면서, 화주는 중장기 계획을 세우는 것조차 어려워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규모가 작다는 건 아무래도 불리한 조건처럼 보입니다. 선사와의 협상력도, 기술을 하나하나 검토할 조직도 대형 기업을 따라가기 쉽지 않으니까요.

그렇다면 중소 포워더는 정말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을까요? 그리고 포워더의 수익구조는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까요?

인수는 이어지지만 포워더 수가 줄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질문에 답한 사람은 전 세계 1만 3,000곳이 넘는 회원 사무소를 둔 독립 포워더 네트워크 WCA 월드(WCA World)의 CEO 댄 마치(Dan March)입니다. 중소 포워더의 상황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있는 인물이죠. 댄 마치는 물류 전문 매체 로드스타(The Loadstar)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최근 중소 포워더가 처한 상황을 짚었습니다.

먼저 시장의 대형화입니다. 대형 기업이 중소 포워더를 사들이는 사례는 실제로 계속되고 있고, 코로나19 이후 일부 지역에서는 그 속도가 잠시 빨라지기도 했는데요. 시장 전체가 동시에 움직인 건 아니지만, 이 정도면 포워딩 시장이 몇몇 대형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올 만합니다.

그런데 정작 현장의 반응은 다릅니다. WCA 월드 회원사들은 이 문제를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조금 의외죠.

인수야 예전부터 늘 있어 왔고, 지금 벌어지는 일도 시장이 몇 곳으로 뭉치는 과정이라기보다 개별 기업의 손바뀜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대형화’라고 부르는 순간 회사 수가 줄고 물량이 대형 기업으로 빨려 들어간다는 뜻이 되는데, 현장에서 보이는 모습은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로 WCA 월드에서도 다국적 기업에 인수돼 회원 자격을 잃는 회사가 나옵니다. 그런데 새로 문을 열고 들어오는 포워더 수는 예년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흐름이 반복되는 데는 포워딩이라는 사업의 구조가 깔려 있습니다. 자산을 크게 두지 않고도 굴러가는 사업이다 보니, 회사를 사더라도 실제로 사들이는 건 그 안에서 일하던 사람들의 경험과 인맥이거든요. 문제는 인수 계약에 1~2년 묶이는 쪽이 대개 창업자나 최고 경영진이라는 점입니다. 정작 고객을 직접 상대해 온 중간 관리자나 영업 담당자 중에는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이 적지 않고요. 인수한 쪽에서 이들을 전부 붙잡아 두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그럼 회사를 나온 사람들은 어디로 갈까요. 직접 새 회사를 차리거나, 다른 소규모 포워더로 옮겨갑니다. 그래서 이 흐름은 중소 포워더의 생존을 위협하는 현상이라기보다 자연스러운 순환에 가깝습니다. 맨손으로 회사를 키운 사람이 은퇴를 앞두고 회사를 팔아 수십 년의 대가를 받는 건 그 자체로 좋은 일이죠. 아직 젊고 의욕이 있으면 다시 창업하는 경우도 여러 번 나왔고요. 성장해서 매력적인 매물이 된 회사가 팔려 나가도, 그 아래에서 자리를 채우며 올라오는 포워더는 계속 등장합니다.

선사가 포워더 물량을 노린 시도는 매번 실패했습니다

중소 포워더를 더 직접 압박하는 변화는 따로 있습니다. 대형 선사와 대형 물류기업이 단순 운송사업자에 머물지 않고 종합물류 사업자로 방향을 틀고 있다는 점이죠. 일부 선사는 항공 자산을 사들이거나 자체 항공사를 세우는 단계까지 갔습니다. 움직이는 쪽이 선사만도 아닙니다. 항만 사업자도 사업 영역을 넓히는 중이고, 중동의 한 항만은 특히 공격적으로 인수를 이어왔습니다.

그런데 선사가 포워더의 자리를 넘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두 업계의 관계는 원래부터 순탄하지 않았고, 특히 해상운송에서 그랬거든요. 선사들이 그동안 포워더 시장을 세심하게 대해 왔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중소 포워더는 물론 대형 다국적 포워더가 관리하는 물량까지 직접 가져가려는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으니까요.

결과는 매번 비슷했습니다. 댄 마치는 이런 시도가 제대로 성공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유는 화주 쪽에 있습니다. 몇몇 큰 기업이 시장을 좌우하는 구조는 화주에게도, 운임에도, 경쟁에도 좋을 게 없으니까요. 아주 큰 화주라면 그런 시장에서도 좋은 조건을 받아내겠지만, 중견이나 중소 화주라면 여러 기업이 경쟁하는 쪽을 훨씬 반깁니다.

이 조건은 지금도 그대로입니다. 선사가 전통적인 포워더 영역까지 계속 밀고 들어온다면 충돌은 피하기 어렵죠. 그래서 댄 마치는 선사들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봤습니다. 포워더가 붙여주는 물량을 계속 받으려면, 화주와 직접 거래하는 선을 어디에 그을지 스스로 정해야 하니까요.

선택지는 줄었어도 포워더가 손해 보는 구조는 아닙니다

물론 중소 포워더 쪽 사정이 편한 건 아닙니다. 선사도 대형화가 진행되면서 고를 수 있는 폭이 줄었거든요. 마음에 안 든다고 특정 선사를 보이콧하기도 어렵습니다. 이건 중소만의 문제도 아니어서, 대형 포워더든 중소 포워더든 어느 정도는 시장 스팟 운임을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게 곧바로 손해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댄 마치는 운임이 올랐을 때 부담을 지는 쪽이 결국 시장 가격을 지불하는 화주라고 설명했습니다. 포워더는 화주를 대신해 더 나은 서비스와 가격을 받아내는 쪽이고요. 그래서 화주가 선사에 선복과 서비스를 제대로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건 반가운 일입니다. 중소 포워더도 화주 편에 서서 똑같이 선사를 압박하게 되니까요.

불확실할수록 중소 포워더의 빠른 대응이 강점이 됩니다

여기까지가 시장 구조의 문제라면, 지금 중소 포워더가 가장 크게 체감하는 과제는 따로 있습니다. ‘지정학적 혼란’입니다. 예고 없이 나오는 관세, 국제 분쟁, 주요 교역 기업 간 관계 악화가 물류와 교역 항로 전반을 흔들고 있죠.

물류업계 전체로 보면 반가운 상황이 아닙니다. 화주 입장에서는 시장이 워낙 빠르게 바뀌니 중장기 계획을 세우기 어렵고요. 중동은 이미 큰 혼란을 겪었고, 아시아 일부 지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미국과 각국의 관계 역시 지금도 수시로 달라집니다.

그런데 이 상황이 중소 포워더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면도 있습니다. 회사가 작으면 의사결정이 빠르고 고객과의 거리도 가까우니까요. 댄 마치는 그래서 중소 포워더가 화주의 상의 상대가 되고 있다고 봤습니다. 새로운 관세가 우리 화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언제부터 적용되고 얼마나 갈지, 이를 피하려면 거래 방식이나 교역 항로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를 함께 따져보는 식이죠.

물론 대형 포워더가 이 역할을 못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통상 규제나 관세 해석의 깊이만 놓고 보면 전담 조직을 둔 쪽이 앞설 수도 있습니다. 중소 포워더의 강점은 다른 데 있죠. 담당자와 바로 통화가 되고, 우리 화물 사정을 이미 알고 있는 상대라는 점입니다. 중견이나 중소 화주라면 이쪽이 더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고요.

어느 쪽이든 분명한 건 포워더의 역할이 달라졌다는 점입니다. 운임을 확보해 주는 데서 화주의 판단을 돕는 쪽으로 넓어졌으니까요. 그리고 이 변화는 곧바로 수익 구조 문제로 이어집니다.

포워더 수익구조, 운임 마진에서 서비스와 전문화로

이미 포워더의 수익은 운임에서만 나오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나는 포워더이고, 운임에서 남기는 마진으로 먹고산다”는 자리에 머무는 회사라면 어려워집니다. 규모와 상관없이 그렇습니다.

그럼 무엇이 필요할까요. 고객에게 운임 말고도 내놓을 것이 있어야 합니다. 정보와 서비스, 보험, 다양한 옵션은 물론 비중이 큰 리스크 관리까지 챙기면서 종합 서비스 사업자로 올라서야 합니다. 물론 가장 좋은 운임을 확보할 수 있느냐는 여전히 중요한 질문입니다. 다만 고객과의 관계가 그 질문 하나로 끝나면 곤란하죠.

여기서 중소 포워더가 파고들 지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전문화입니다. 두세 개 틈새 영역에서 확실한 전문가가 되면 마진이 좋아지고, 다국적 기업이 하기 어려운 서비스를 화주에게 줄 수 있거든요. 의약품일 수도 있고 신선화물일 수도 있습니다. 라이브 이벤트나 프로젝트 화물도 가능하고요. 분야가 무엇이든 그 지역에서 해당 분야 전문가로 이름을 알린다면,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긴 시간을 두고 보면, 중소 포워더에게 가장 확실한 과제로 디지털화가 남습니다.

중소 포워더의 디지털화,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 어렵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려고 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쓸 수 있는 기술이 부족한 게 아니라 너무 많다는 점입니다. 그 많은 제안 중에서 우리 회사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 가려내는 일부터가 작은 회사에는 부담이죠.

그러니 솔루션 하나를 고르는 것보다 회사에 맞는 디지털 전략을 먼저 세우는 편이 낫습니다. 기술이 워낙 빠르게 바뀌니 하나의 시스템에 100% 못 박아 둘 필요도 없고요. 대신 우리 회사에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시장에 어떤 기술이 나와 있는지, 새로운 기술과 AI로 어떤 업무를 개선할 수 있는지를 계속 살펴야 합니다. 앞으로 5년 안에 이 준비를 해두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기술이 바뀌는 속도는 빠릅니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포워딩 업계에서 AI가 지금처럼 자주 언급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업무 효율과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수단으로 전면에 나와 있으니까요.

흥미로운 건 이 변화가 중소 포워더에게 반드시 불리하지만은 않다는 점입니다. 대규모 IT 조직을 두고 직접 시스템을 개발하거나 기술을 검토하기는 어렵죠. 대신 조직이 작으니 움직임이 빠르고, 자기 사업에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압니다. 그러다 보니 맞는 기술을 발견했을 때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속도도 빠릅니다. 대기업에서는 프로세스나 시스템 하나 바꾸는 데 몇 달에서 길게는 몇 년이 걸리지만, 작은 회사는 몇 주에서 몇 달이면 끝나거든요. 바로 도입해 쓸 수 있는 솔루션도 많아져서, 상황에 따라 필요한 기술로 빠르게 갈아탈 수도 있습니다. 물론 디지털 전략을 제대로 세워뒀다는 전제에서요.

기술 도입을 인력 감축과 연결해 볼 필요도 없습니다. 기술의 역할은 사람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행정 업무에서 사람을 풀어주는 데 있으니까요. 그렇게 확보한 시간과 인력은 신규 고객을 찾고 새 매출을 만드는 일에 쓸 수 있습니다. 같은 업무를 오래 해온 직원에게는 새 기술이 위협처럼 느껴질 수도 있죠. 다만 기술은 사람을 대신하는 도구가 아니라, 더 생산적인 일을 하도록 돕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운임 다음에 팔 것은 정보와 판단입니다

기술이 시간을 만들어준다면, 다음 질문은 그 시간을 어디에 쓰느냐입니다. 답은 앞에서 이미 나왔습니다. 운임을 확보해 마진을 남기는 데서, 화주가 필요로 하는 정보와 판단을 함께 제공하는 쪽으로 옮겨가는 겁니다. 대형화가 진행돼도 중소 포워더는 계속 생겨나고, 선사가 영역을 넓혀도 화주가 경쟁 없는 시장을 원할 이유는 크지 않습니다. 그러니 남은 질문은 살아남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벌 것이냐입니다.

그런데 화주에게 정보를 주려면 그 정보부터 모아야 합니다. 이게 만만치 않죠. 항로와 선사가 수시로 바뀌는 상황에서 화물이 지금 어디 있는지, 도착 예정일이 언제로 밀렸는지를 건별로 확인해야 하니까요. 앞서 말한 반복 업무가 바로 이런 일입니다.

Tradlinx Ocean Visibility는 선사별로 흩어진 운송 건의 현재 위치와 일정 변동을 한 화면에서 확인하도록 지원합니다. 확인에 쓰던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을 화주에게 필요한 정보를 먼저 전달하는 데 쓸 수 있죠.

앞으로 5년을 가르는 기준은 회사 규모가 아닐 겁니다. 어떤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것인지, 운임 외에 고객에게 무엇을 줄 것인지, 그 일을 어떤 도구로 감당할 것인지. 오히려 작다는 건 이 답을 먼저 찾는 데 유리한 조건입니다. 결정이 빠르고, 고객이 가까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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