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물류의 새로운 기준, 트레드링스입니다.
대만 선사 완하이라인(Wan Hai Lines)이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컨테이너 시장 전망 기간을 3개월로 줄였습니다.
랜디 천(Randy Chen) 부회장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글로벌해양포럼(GMF) 연차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예전에는 대략 3~6개월 앞을 내다봤다”며 “하지만 이제는 앞을 보기가 무척 어려워졌다”라고 말했습니다. 길게는 반년 앞까지 보던 선사가 이제는 한 분기 앞까지만 믿고 볼 수 있다는 것이죠.
선사는 왜 3개월 너머를 보기 어렵다고 했을까요?
그리고 이 변화는 화주와 포워더의 운송 일정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3개월 너머가 보이지 않는 컨테이너 시장, 2027년 전망도 유보
천 부회장이 전망 기간을 줄인 이유로 꼽은 것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커진 지정학적 불확실성이고, 다른 하나는 갈수록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교역 여건입니다. 정치와 경제 상황이 계속 바뀌면서 몇 달 뒤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가늠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설명입니다.

시장 흐름도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운임은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고, 내년 선복 전망을 두고는 우려도 나옵니다.
그런데도 천 부회장은 2026년 말까지 컨테이너 수요는 비교적 견조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미 항로도 마찬가지인데요, 운임이 최근 내려가긴 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내년 선복 전망을 둘러싼 우려는 2027년 컨테이너 시장이 공급과잉, 즉 실어 나를 화물에 비해 배가 남아도는 상황에 빠질 수 있느냐는 질문으로 이어지는데요. 천 부회장은 이에 대해 예측을 내놓지 않고, 완하이가 수요와 공급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만 답했습니다. 연말까지의 수요는 비교적 자신 있게 전망하면서도, 그 너머는 판단을 미룬 셈이죠.
지정학 리스크는 이미 운항 일정을 바꿨다
천 부회장이 말한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이미 완하이의 운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호르무즈 사태입니다. 완하이 선박 3척이 4개월 넘게 페르시아만을 빠져나오지 못했는데요. 세 척은 7월 초에야 걸프를 벗어났고, 이후 다른 서비스로 재배치됐습니다. 어떤 배였는지, 재무적 피해가 얼마였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중동 사태는 연료를 사는 방식까지 다시 따져보게 만들었습니다. 완하이는 장기 벙커 구매 계약을 검토했는데요. 기존 연료 공급이 충분해 당장 장기 계약으로 묶어둘 필요는 크지 않다고 보고, 결국 스팟 시장 구매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홍해에서도 리스크는 현재진행형입니다. 완하이는 홍해 보안 문제 때문에 미 동안행 서비스를 희망봉으로 돌려 운항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가는 만큼 수에즈 운하를 지날 때보다 항로가 훨씬 길어지죠.
여기에 홍해 항로마저 다시 바뀌는 중입니다. 천 부회장은 일부 선사가 홍해와 수에즈 운하로 돌아오기 시작하면서 해운 네트워크가 또 한 번 바뀌고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같은 시기에 어떤 선사는 희망봉을 돌고, 어떤 선사는 수에즈를 지나는 셈이죠.
아시아 항만까지 번진 혼잡, 수요가 있어도 운영은 더 복잡해졌다
운항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항로 변화만이 아닙니다. 천 부회장은 항만 혼잡도 갈수록 넓게 번지고 있다고 함께 경고했는데요. 특히 과거에는 운영 차질이 생겨도 비교적 빨리 회복하던 아시아 항만까지 혼잡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이 영향은 아시아 역내 항로도 비켜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천 부회장은 공급망 변화와 동남아시아 소비 증가, 동남아에서 최종 조립을 거치는 반제품 물량 덕분에 역내 수요는 비교적 견조하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항만 혼잡이 실제로 쓸 수 있는 선박 용량을 줄이면서, 수요 전망이 비교적 좋은데도 운영은 오히려 복잡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선박이 항만 앞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같은 배로 소화할 수 있는 항차는 줄어듭니다. 실어 나를 화물이 있어도 배를 제때 돌리기 어렵고, 그만큼 도착 일정도 가늠하기 어려워지는 거죠.
앞이 보이지 않을수록 ‘유연성’, 완하이의 신조와 연료 전략
그렇다면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완하이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요? 우선 신조 투자는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역내 서비스용 2,500TEU급, 중거리 항로 노후선을 대체할 7,000~8,000TEU급, 장거리 서비스의 경제성을 높일 13,000TEU급까지 선형별로 역할을 나눠 새 배를 짓고 있죠.
연료 선택에도 같은 불확실성이 반영돼 있습니다. 완하이는 규제가 계속 바뀌고 기술도 아직 성숙하지 않아 오래 유효할 대체연료 하나를 고르기 어렵다고 보고, 신조선을 한 가지 연료에 묶지 않았습니다. 일부는 나중에 대체연료 설비를 달 수 있게 준비하고, 일부는 메탄올을 쓸 수 있게 만드는 식으로 선택지를 남겨둔 건데요. 다만 LNG와 메탄올 가격이 아직 높고 추가 비용을 낼 화주도 많지 않아, 운항의 중심은 여전히 기존 선박유입니다.
그래서 천 부회장은 규제부터 분명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제해사기구(IMO)에 연료 기준과 이행 일정을 더 명확하게 정해달라고 요구한 건데요. 그는 “공정한 경쟁 조건이 가장 중요하다”며, 국제 합의가 앞당겨지면 선사들이 투자 결정을 내리기 한결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선사도 3개월 단위로 보는 시장, 실무자가 확인해야 할 것
선사조차 이렇게 앞을 내다보며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시장을 한 분기 단위로 볼 수밖에 없다면, 화주와 포워더 입장에서도 반기나 연간 운송 계획을 선사의 장기 전망에만 기대기는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죠.
선사마다 택한 항로가 달라 운송 기간이 달라질 수 있고, 아시아 항만 혼잡까지 겹치면 입출항 일정은 언제든 밀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운송 중인 화물의 실제 상황을 제때 아는 일입니다. 선박이 어디쯤 있는지, ETA가 바뀌지는 않았는지, 환적항에서 지연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선사마다 따로 확인하다 보면 놓치는 건이 생기기 쉽거든요.
트레드링스 Ocean Visibility를 쓰면 여러 선사의 운송 건을 한곳에서 보면서 선박 위치와 ETA 변화, 지연 같은 운송 이벤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선사의 예측 기간이 짧아진 만큼, 화주와 포워더에게는 운송 건별 일정 변화를 더 짧은 주기로 확인하는 일이 한층 중요해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