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전력난 속 글로벌 공급망 쇼크, 현대차 아산공장 가동률 50% 미만

2021년, 10월 7일
중국전력난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근무하는 A(52) 씨의 지난달 기억은 악몽에 가까웠다고 전했습니다. 아산공장의 지난달 가동률이 사상 처음으로 50% 미만까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현대차 아산공장은 공급 차질 여파로 계속 공장을 가동-폐쇄 반복하면서 9월에만 5천여 대 생산 차질을 빚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차량용 반도체를 조달해온 말레이시아 공장이 폐쇄(셧다운)되면서 돌아온 후폭풍입니다. A씨는 “이번 달에도 얼마나 쉬게 될지 걱정이 앞선다”면서 “인기 판매차량의 출고 적체로 회사 수익은 물론이고 근로자들의 임금도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습니다.


물류난·전력난·그린플레이션에 전 세계 공급망 마비
중국 전력난에 현지 진출 기업들, 생산 차질 심화
공급 차질 여파로 현대차 포함 국내 다수 기업들 생산 차질 심화



중국 빛이 한점 없는 주택 모습
이미지=트위터



신성장 동력 중국-인도 모두 전력난…
GSC 쇼크 세계경제 ‘암울’

6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세계경제의 신성장 동력인 중국과 인도 모두 전력난을 겪고 있어 세계경제에 적신호가 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 번진 공급망 불안이 국내 주력 산업 현장에 초비상 사태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당장, 최근 빚어진 중국 내 대규모 전력난과 아세안 지역 중심의 코로나19 재확산은 공장 가동률 하락을 불러왔습니다. 여기에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파생된 수급 불안은 각 기업들의 생산 차질로 이어진 모양새로 보입니다. 산업현장의 이런 분위기는 결국 소비자물가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물가 불안, 더 나아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0년 현재 중국과 인도가 세계경제 성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8%와 15%입니다. 친디아가 세계경제 성장의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두 나라 모두 전력난을 겪고 있습니다. 중국은 전력난으로 일부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대규모 정전사태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인도도 전력난을 맞고 있습니다. 지난 3일 인도 전력부는 인도 135개 화력발전소의 석탄 재고는 4일분에 불과하다고 발표했습니다. 인도 총 전력 생산량의 약 66%가 석탄 화력 발전소에서 나옵니다. 이는 2019년의 62%에서 더욱 증가한 것으로 인도는 전력의 대부분을 석탄화력 발전을 통해 확보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전력난
지난 월요일 찍힌 난징 석탄화력발전소 냉각탑 모습
이미지=CNN



이에 따라 현지 국내 기업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습니다. 장쑤성에서 열연·냉연 공장을 운영 중인 포스코는 지난달 17일부터 30일까지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달 1일부터는 정상 가동 중이지만 중국의 전력 수급 상황에 따라 공장이 언제 멈출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연간 생산량을 채우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특히 중국에 생산공장이 밀집된 반도체 업계에선 공급망 마비 가능성에 초조한 분위기입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낸드플래시의 40%를 중국 시안(西安) 공장에서 생산한다. 수백 단계의 공정을 거치는 반도체 공장은 한번 가동을 멈추면 최적 상태로 되돌리는데 길게는 수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손실이 큽니다. 실제 애플 협력사인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 유니마이크로는 전력 부족 문제로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중국 공장 3곳의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현대아산공장


원자재 가격 급등에 수급 불안…
현대차ㆍ기아, 차량용 반도체 공급 끊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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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문제는 이들 국가의 전력난이 조기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점입니다. 컨테이너선 부족으로 인한 국제적 물류대란으로 석탄 운송이 원활하지 못하고, 세계 각국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석탄 화력 발전을 줄이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또한 기업들의 수급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자동차 업계는 이미 글로벌 공급망 쇼크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공급망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최근 말레이시아 반도체 후공정 업체인 유니셈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공장을 폐쇄했는데,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 주력 모델에 탑재되는 세타 엔진용 전자제어장치(ECU)의 반도체 공급이 끊긴 것입니다.

이 여파로 국내 울산 4공장은 지난달 11~14일 휴업했고,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의 조지아 공장도 지난달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했습니다. 쏘나타와 그랜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은 올해 들어 중단과 생산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협력사들과 차량용 반도체 재고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부품 수급이 원활하고 빠른 출고가 가능한 모델을 우선 생산하는 등 생산 조정을 통해 공급 지연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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