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가격 45% 상승…식품업계 “6개월 이상 버티기 어려워”

2022년, 3월 8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세계 곡물 시장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이에 국내 식료품 물가 역시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요,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주요 수출 작물인 원맥(빻지 않은 밀)의 경우 전쟁 이후 국제 거래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만약 이번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소비자들의 밥상물가 역시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7일(현지시간) 미국 CNBC은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밀 선물 가격이 지난주 내내 일일 제한폭까지 폭등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실제로 3월 7일, 5월 인도분 밀 가격은 부셸(약 27.2kg)당 12.94달러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지난달 23일 (8.89달러) 대비 45.5%나 상승한 수치입니다.

우리나라는 북미, 호주산 밀 사용…
두 나라의 전쟁 영향을 간접적으로 받는 중

사실 우리나라는 대부분 북미와 호주에서 밀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경우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경우 세게 밀 수출 시장의 29%를 차지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영향을 간접적으로 받는 셈입니다.

국내 제분업체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전쟁 발발 이후 전 세계 밀 수출 물량 29%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수출항에 묶여 있다”며, 약 30%가량의 화물이 해외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보니 나머지 국가에서 생산하는 밀의 가격 역시 올라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들어오는 물량은 5~6개월 전에 계약한 것
사태 장기화 시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듯

곡물 수입은 계약 후 도착일까지 많게는 수개월 걸리기 때문에 ‘선물 거래’를 통해 물량을 조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국내로 들어오는 물량 역시 대부분 5~6개월 전에 계약한 물량인 것이죠.

따라서 지금 곡물 수입을 계약하게 될 경우 사태 이전보다 약 40% 오른 가격으로 계약을 하게 되고 이 상승된 가격은 5~6개월 뒤 이 물량이 국내로 들어오게 될 때 반영이 되어, 결국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종합식품회사 관계자는 “제조사로서는 조달 차질 사태를 맞는 게 가장 치명적인 시나리오”라며 “이런 사태를 방지하려면 조달 비용이 오르게 되고 결국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식료품은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어 대체품을 찾아야 할 형편입니다. 한국은 명태 수입량의 97%를 러시아에서, 해바라기씨유 수입량의 58%를 우크라이나에서 각각 들여오고 있는데요, 경제 제재와 전쟁 격화에 따른 무역 중단이 광범위하게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해당 품목은 조달할 수 없을 수준에 치달을 수 있습니다.

다행이 아직은 대응할 여력이 있지만…

다행이도 국내 식품 업체들은 지금 당장은 대응할 여력이 있다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제조사마다 약 3~4개월치 사용 가능한 곡물을 비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전 세계 공급망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 국내 식품 및 유통업계는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식료품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체감할 정도로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려면 여러 공급선이 흔들려야 한다는 얘기인데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는 분명 좋지 않은 시그널인 것은 확실하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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