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컨테이너선이 꽉 막힌 LA항과 롱비치 항구를 고집하는 이유

2021년, 9월 30일

미국의 LA, 롱비치 포트에는 아시아에서 화물을 싣고 온 컨테이너 선박들이 화물을 하역하고, 새로운 화물 선적을 위해 대기를 하는 선박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미국은 땅도 넓고, 해상 포트도 많을텐데, 왜 구지 복잡한 이 포트들로 가서 이렇게 하염없이 대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요?

물류 인프라가 갖춰진 마땅한 대체 포트가 없다.

최근 미국의 LA와 롱비치 항구에는 50척 이상의 선박들이 부두에서 작업을 대기하고 있으며 최대 3주 가까이 대기를 하는 등 북미 서안 항만을 둘러썬 물류대란이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영국의 해운전문지인 로이즈리스트는 현지 시간으로 9월 10일, LA와 롱비치 인근에는 55척의 컨테이너선이 대기하고 있으며, 벌크런, 탱크선 등 전 선종을 포함하면 약 100척이 넘는 선박이 대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LA와 롱비치 항구에 대기를 하고 있는 컨테이너선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10척에서 7월 40척, 그리고 이달 50척을 넘어선 것인데요,

이처럼 미국으로 향하는 수많은 선박들이 구지 복잡한 LA와 롱비치 항구로 들어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해운회사와 화물 고객이 이들 포트를 제외하고는 새롭게 개척할 수 있는 옵션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해양 포트에서 화물을 트럭 혹은 기차 등을 이용해 내륙으로 운반하는 공급망을 재설정할 수 있는 마땅한 옵션이 없다는 것이죠.

일부 선박 회사들은 이러한 혼잡한 포트 상황을 피해 동부 해안 항구 등 다른 포트로 이동하기도 했지만, LA와 롱비치 앞바다에서 하염없이 대기를 하고 있는 수십만 개의 컨테이너에 비하면 무척 미미한 수준이며, 막상 이동한다 하더라도 운송 시간 및 경로가 늘어나 운송 비용 역시 늘어나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덴마크 해양 데이터 기업인 Sea Intelligence ApS의 Bjorn Vang Jensen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동부 해안 포트를 이용하는 것은 물류 대란 초기에는 우리의 큰 비밀이었지만, 지금은 그 비밀이 들어났고, 이제 그 항구에도 수많은 선박들이 몰리면서 다른 항구와 마찬가지로 엉망이 되었습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몇주간 미국 동부의 사바나 항구에는 20척 이상의 배가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많은 선사들이 LA, 롱비치 항구를 이용하는 이유

LA와 롱비치 항구는 지난 60년간 아시아 화물이 미국으로 가는 주요 해상 관문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2020년 이 두 항구에서만 880만 개의 수입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했죠.

이처럼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화물들이 LA와 롱비치 항구로 모이는 이유는 아시아에서 접근하기 좋은 위치적 이점, 그리고 수많은 양의 전자제품과 의류, 기타 소비재들을 모두 보관할 수 있는 층분한 대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내륙까지 손쉽게 운반할 수 있도록 철도도 연결되어있으며, 트럭운송장비, 창고 공간 및 노동력 가용성도 다른 항구보다 훨씬 높은 등 물류 인프라가 잘 갖춰진 것도 수많은 화물이 이 곳으로 오는 이유입니다.

이에 반해 오클랜드, 시애틀 등 미국 내 다른 서부 해안 항구는 이 두 항구에 비해 수많은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할 만큼 인프라가 갖춰져있지 않죠.

화물 적체 현상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어려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10월 중국 국경절, 11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추수감사절, 12월 크리스마스 등 계절적 성수기가 겹쳤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바이든 정부는 최근의 해운 물류의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로써는 뾰족한 해법이 나오지 않아 단기간에 해결되는 건 힘들어 보입니다.

조지아 항만청의 Griff Lynch 이사는 “지금과 같은 혼잡이 최소 2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으며, 국내 선사 관계자 역시 “이달에만 20척에 가까운 선박이 서안 항만에 입항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물류 혼잡이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국내 선사들은 이와 같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임시선박을 잇달아 투입하고 있습니다. SM상선은 지난 9월 15일 17번째 임시선박을 부산항만 → 캐나다 항로에 투입했으며, 이후 미주 서안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HMM역시 최근 42번째 임시선박을 미주 서안 노선에 투입했으며, 지난 3일에는 5000TEU급 컨테이너선 호가 임시 선박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양민해운 역시 최근 인도 받은 1만1000TEU급 신조선인 ‘톱모스트’호를 부산-북미항로에 투입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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