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톡 사태로 보는 기존 사업자 vs. 신규 플랫폼 갈등

2023년, 3월 8일
로톡 변협

디지털 플랫폼을 매개로 하는 서비스들은 우리의 일상 풍경을 바꿔 놓았습니다. 우리 집 장보기, 인테리어 업체 찾기, 처방전 받기, 택시 호출하기, 배달 시키기 등… 이전엔 집 밖을 나가서 직접 일일이 상품을 어렵게 찾아 구매를 결정했다면 이제 이 모든 것들이 손안에 있는 스마트폰에서 해결할 수 있어요. 모바일 기기와 LTE만 있으면 못할 게 없죠. 은행을 가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대출을 받는다?! 불과 몇 년 전이라면 상상도 못했을 거예요. 반대로 지금은 토스 같은 앱이 없어 매번 은행을 방문해 업무를 보는 삶을 더 그릴 수가 없어요. 플랫폼 비즈니스는 이제 많은 분야에서 활성화되고 있고 시장을 좌우하는 영향력을 갖추기도 합니다 (예: 배달의민족).

하지만 플랫폼 비즈니스에는 분명 명과 암이 존재합니다. 소비자의 삶을 이전보다 훨씬 편하게 만들어준 것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지만 네이버, 카카오 같은 지배적 사업자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은 비판받기도 합니다. 또한 시장 초기 진입 단계에서 신규 플랫폼 사업자들은 전통적 비즈니스 집단의 엄청난 규제와 반발 움직임을 경험하는데요. 대표적으로 택시 업계와 첨예하게 대립하고 사업을 접었던 ‘타다’가 있습니다. 타다 사태는 많은 스타트업들에게 ‘제2의 타다’가 되지 않을까 하는 트라우마를 심어줬어요. 특히 최근 의료나 세무, 법률 같은 분야에서 기존의 전문가 단체와 신규 플랫폼 업체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온라인 법률 플랫폼 ‘로톡’을 중심으로 플랫폼 스타트업과 전문가 단체 간 갈등을 살펴볼게요.

로톡 사태 쟁점

로톡은 변호사 정보를 제공하며 변호사와 의뢰자를 연결해 주는 리걸테크 (Legal-Tech) 플랫폼이에요. 법률 정보가 필요한 소비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변호사를 직접 찾아 법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온라인 플랫폼입니다. 중개 수수료를 받는 대신에 검색 상단에 변호사를 노출시켜주며 광고비를 받고 있습니다. 이것이 로톡의 주 수입원이고 가입 회원의 70%가 젊은 변호사였어요. 로톡은 한때 약 4천여 명에 달했던 회원 변호사가 있었지만 현재는 2천여 명 수준으로 줄었어요. 서비스를 출시한 다음 해인 2015년부터 대한변호사협회를 포함해 변호사 단체들이 꾸준히 문제를 삼았고 수차례 고소·고발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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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그렇게 문제래 🤔

⚖️ 변협 입장: 로톡이 변호사법에서 금지하는 특정 변호사를 소개하거나 알선·유인하는 ‘법률 브로커’ 역할
결국 시장을 망치고 있기에 변호사들 로톡 가입 금지시키고 위반 시 징계
→ ‘공공성을 가져야 하는 변호사들이 플랫폼과 자본에 종속되는 걸 막아야 한다’

🖥️ 로톡 입장: 변호사들에게 일종의 ‘월정액 광고료’를 받는 광고 플랫폼, 중개료 받지 않음, 합법적으로 운영
법률 서비스의 높은 문턱을 낮추고 소비자의 접근성과 선택권을 제공해야
→ ‘변협은 법률 정보의 비대칭이 해소되는 걸 두려워한다’

로톡 변협


🏛 정부 입장: ‘로톡’ 보이콧 행위에 20억 원의 과징금 부과, 기존 사업 시장과 신규 플랫폼 간 갈등 직접 조정
→ ‘플랫폼 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했다’


지난 8년간 변협 등 변호사 단체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당한 고소·고발을 당했어요. 결과는 단 한 건의 예외도 없이 전부 ‘무혐의’였습니다. 가장 최근인 2월 23일에는 공정위가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시정명령과 각각 10억 원의 과징금 처분을 내렸습니다. 소속 변호사 광고 활동을 제한해 이들의 사업 활동을 과도하게 재한했다는 이유로요. 모두가 로톡의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대한변협은 행정 소송을 이어갈 것임을 밝혀 로톡과의 분쟁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관련 내용을 다루는 기사들이 많기 때문에 더 자세히 다루지는 않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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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문제는?

혁신 플랫폼 vs. 기득권 집단 갈등


기존 사업자 VS. 신규 플랫폼 갈등 대표 사례

변호사협회(변협) – 로톡
한국세무사회 – 삼쩜삼
공인중개사협회 – 직방
대한약사회 – 닥터나우

로톡 변협
이미지=로우앤컴퍼니


이 과정에서 로톡은 가입 변호사(약 4천 명) 절반을 잃었고 현재 존폐 위기에 내몰렸습니다. 경영난으로 직원 50% 감원을 진행하고 있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신사옥을 내놓고 직원들의 100% 재택근무 전환도 했습니다. 로톡 대표에 따르면 “사법 시스템과 국가기관의 결정을 무시하는 직역단체로 인해 지금까지 100억 원이 넘는 매출 손해”를 입었습니다.

문제는 기존 사업자와 신규 플랫폼 간의 갈등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란 점입니다. 로톡처럼 기존 사업자(또는 기득권 집단)의 저항에 막혀 애로를 겪는 혁신 스타트업 플랫폼은 한둘이 아닙니다. 비대면 의료 플랫폼 닥터나우는 대한약사협회, 프롭테크 직방은 공인중개사협회, 세금 환급 서비스 삼쩜삼(자비스앤빌런즈)은 한국세무사회, 성형정보 플랫폼 강남언니(힐링페이퍼)는 대한의사협회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택시 업계 반발로 무산된 ‘타다 서비스’의 제2, 제3의 복사판이 될까봐 이들은 걱정입니다.

플랫폼과 기존 사업자 양쪽 주장은 팽팽해요. 플랫폼은 고객을 빼앗아오는 것이 아니라 빅데이터, AI 같은 기술을 통해 소비자들이 값싸게 질 좋은 전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를 통해 기존 사업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하고 시장 전체 규모를 키움으로써 상생할 수 있다고 말하죠. 하지만 기존 사업자들은 자신들의 사업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어요. 또한 법률 및 의료 서비스 같은 전문 서비스는 전문자격인의 통제가 없으면 서비스의 질이 떨어져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위협을 받게 된다고 맞섭니다.

의료 플랫폼들


사실 두 입장 모두 이해가 어려운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플랫폼과 전문가 단체는 모두 소비자의 편익과 보호를 위한다고 말하는데 과연 이들의 논의에 진정으로 ‘소비자 권리’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싸움이 길어지고 진흙탕이 될수록 소비자 눈에는 그저 ‘제 밥그릇 지키기’로밖에 보이지 않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로톡 사례처럼 10년 가까이 분쟁하는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스타트업 플랫폼은 혁신의 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기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기득권층에 의해 매번 신규 플랫폼 사업자들이 이유 없이 비즈니스 진입조차 못한다면 누가 창업을 하고 싶어 할까요? 물론 플랫폼 비즈니스의 무분별한 침투와 확장, 독과점은 당연히 제재하는 것이 맞습니다.

과도한 규제와 기득권 때문에 혁신이 꺾인다면 그 어떠한 것도 성장할 수 없습니다. 소비자는 정보 비대칭성이 높은 서비스를 영원히 불편하게 사용하거나 결국 외국 기업의 서비스를 더 비싼 가격으로 사용하게 될 거예요. 예를 들면 외국에는 이미 리걸테크 분야에서 유니콘 기업이 20여 개나 나왔다고 합니다. 로톡과 변협이 이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이대로라면 국내 리걸테크 시장은 외국 기업들이 독식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게 된다면 전문가 집단, 플랫폼과 정부 등 어느 누구도 이 책임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처럼 밥그릇 싸움을 하기보다는 공급자들도 플랫폼과 상생하여 그 안에서 이익을 내고 그 효용을 소비자들도 누릴 수 있고, 플랫폼도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상호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부 역시 적극적으로 제도와 법규를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건강한 혁신이 이뤄지고 노동자들을 보호해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로톡이 벤치마킹한 일본의 ‘벤고시닷컴'(변호사닷컴)은 지난 14일 챗GPT 기술을 활용한 무료 온라인 법률상담을 상반기 중에 내놓겠다고 선언했어요. 미국의 리걸테크 기업들도 AI를 활용해 법률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하고 있어요. 우리 그 누구도 챗GPT, AI 심지어 키오스크가 우리 밥줄을 위협하는 걸 막을 수는 없어요. 모든 신규 플랫폼 진입을 다 막을 순 없어요. 로톡이 주장했듯 챗GPT에도 소송 걸 수 없잖아요. 이러한 플랫폼의 도전 속 직역(職域) 수호에 급급하기 대신 근본적인 대응책을 고민해야 합니다.



물류 업계 역시 법률 못지않게 폐쇄적이고 정보의 비대칭이 심한 분야입니다. 대부분의 사용자와 공급자들이 불편하게 물류 서비스를 소비 및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물류 서비스 공급자와 신규 플랫폼의 대립도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우리는 많은 변화를 겪었어요. 원자재 소싱부터 완제품이 소비자의 집에 도착하기까지, 모든 것이 예측 불가능하고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습니다. 고난의 시간 덕분인지 다행스럽게도 이제 우리는 공급망 관리와 물류를 신속하게 최적화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그 해답이 디지털화라는 것을 공급자와 사용자 모두 동의하게 됐습니다. 디지털화는 폐쇄적이고 불편했던 기존의 물류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어요. 물류 프로세스의 생산성, 정확성, 효율성, 가시성 및 안정성을 향상시킬 것입니다.​

매해 더 많은 물류 업체들이 트레드링스와 함께 상생하며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플랫폼에서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물류 서비스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더 큰 업무 효율성, 더 많은 가시성을 경험하고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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