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물류대란 때문에 ‥’가구 잘 팔려도 남는 게 없다’

2022년, 2월 16일


코로나19 확산 속 기업의 어려움은 나날이 가중됐지만 그중 일부는 ‘코로나19 특수’를 누리기도 했는데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며 인테리어에 집중하는 소비자가 늘자 침체됐던 인테리어·가구업계는 최고의 실적을 얻었습니다. 코로나19가 터진 직후인 2020년 가구 소매 판매액이 사상 처음 10조 원을 돌파했을 정도로 승승장구였죠.

하지만 작년부터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주요 기업 매출 및 영업이익 현황 (2021년 기준)

1) 종합 인테리어 업체 현대리바트

: 매출 1조 4066억 원, 영업이익 202억
온라인 쇼핑몰과 주방가구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12.5%, 26.3% 증가하는 등 B2C 부문이 성장하면서 전체 매출 1.6% 증가, 하지만 영업이익 45.5% 감소해 수익성 악화


2) 인테리어 업계 1위 한샘

: 매출 3조 4720억 원, 영업이익 680억 원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무려 14.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26.9% 감소, 특히 4분기엔 75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손익이 적자로 전환, 분기 적자를 적자를 기록한 건 2002년 기업공개(IPO) 이후 처음

3) 종합 인테리어 업체 LX하우시스

: 매출 3조 4720억 원 영업이익 673억 원

전년 대비 매출 14.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 5.2% 감소, 특히 한샘과 마찬가지로 작년 4분기 실적이 매출 9292억 원, 영업이익 적자 20억 원을 기록해 실적에 크게 영향

4) 건자재 업체 KCC

: 매출 5조 8749억 원, 영업이익 3827억 원
다른 업체들 대비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 지표 (매출 15.6%, 영업이익 185.9% 확대)


인테리어매출

글로벌 물류대란 그리고 원자재 가격 상승

코로나19 터진 직후 대부분 업체들은 모두 영업이익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작년에 시작된 글로벌 물류대란이 발목을 잡게 됩니다. 주요 업체들이 매출 확대에도 수익성 확보에 실패한 것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물류대란이 장기화되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 및 물류비 인상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입니다. 지난해 수차례 걸친 가구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 방어에 나섰으나 원자재값 인상 여파와 물류비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을 버티지 못했습니다.

예를 들면 핵심 자재 중 하나인 파티클보드 1장(약 0.4㎥) 가격이 2020년 8000원대에서 작년 말 1만 5000원 선으로 급등했습니다. 창호 등의 원재료인 폴리염화비닐(PVC) 가격도 2020년 대비 60% 넘게 오르는 등 원자재 가격이 잇따라 급등했습니다. 가구에 주로 사용되는 러시아산 제재목(3.6m·3.0㎝·3.0㎝ 규격) 가격은 2020년 12월 39만 원에서 1년 사이 57만으로 올랐습니다. 가격 상승률만 따지면 46% 포인트에 달합니다.

물류비 상승세도 부담입니다. 이달 11일 해상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배 상승한 4980.93을 기록했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가구 회사들이 글로벌 공급망 문제의 최대 피해자로 부상했다고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중국 내 생산에 의존하던 기업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등한 물류비용으로 타격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팬데믹 이후 소파와 테이블, 가정용 식탁 의자의 선적 가격은 무려 1200%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오른 물류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직결됐습니다.


소비자 가격 인상 움직임과열 경쟁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줬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가구·건자재~설계·시공을 아우르는 인테리어 패키지 사업 강화를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앞다퉈 늘리면서 관리비 및 인건비 부담이 증가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샘은 지난해 대형 복합 매장인 한샘디자인파크 5개, 리모델링 전문 매장인 리하우스 대형 쇼룸 8개 등을 추가했고 현대리바트는 B2C 직영·대리점 매장 13개를 출점했습니다.

수익성 악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습니다. 글로벌 물류대란이 쉽게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에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당분간 급격한 수익성 개선은 힘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가구·인테리어 업계는 제품 가격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데요. 한샘은 작년 상반기 건자재 및 부엌 가구 등 대부분 품목의 가격을 평균 5%가량 올린 데 이어 이달 다시 창호 및 도어 제품 가격을 4% 정도 인상할 계획입니다. 현대리바트도 지난해 6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5%가량 제품 가격을 올렸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주기적인 가격 인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인상 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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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물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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