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상법 개정: 선사·포워더가 알아야 할 4가지 변화와 대응 과제

2026년, 7월 28일

안녕하세요. 물류의 새로운 기준, 트레드링스입니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을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국제 해상운송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특히 주목해야 할 중대한 변화가 있는데요. 바로 지난 5월 1일부터 시행된 중국 해상법(Maritime Code) 개정입니다. 중국 해상법이 전면적으로 개정된 것은 30여 년 만입니다.

개정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그 영향은 즉각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글로벌 선사와 포워더들은 계약과 운영 전반에 미칠 파급력을 본격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국제물류협회연합회(FIATA)도 회원사들에게 계약서와 운영 프로세스, 법적 책임에 노출될 수 있는 범위를 재검토하라고 경고했습니다.

대체 어떤 내용이 바뀌었기에 해운·물류업계가 긴장하고 있는 것일까요? 원문 자료를 바탕으로 이번 중국 해상법 개정의 4가지 핵심 쟁점과 실무에 미칠 영향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외국 준거법을 지정해도 적용된다? 강행 규정이 된 중국 해상법

가장 먼저 살펴볼 쟁점은 이번 개정법에 포함된 강행 규정입니다. 개정된 중국 해상법은 중국 항만이 선적항(Load port) 또는 양하항(Discharge port)으로 포함된 국제 해상화물운송계약에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법적 조항을 도입했습니다.

국제 운송계약을 체결할 때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에 대비해 특정 국가의 법률을 준거법(Foreign governing law)으로 지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제 중국 항만이 선적항이나 양하항으로 포함된 계약은 외국법을 준거법으로 지정했더라도, 개정 중국 해상법의 강행 규정 적용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단순히 중국 항만을 경유하거나 환적하는 모든 화물에 중국 해상법이 일률적으로 적용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계약상 선적항이나 양하항이 중국에 있는 경우, 기존에 사용하던 해외 준거법 기준의 표준 계약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대형 선사와 무선박운송인(NVOCC) 본사의 법무팀이 기존 계약서와 준거법 조항을 재검토하느라 바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 기업들은 기존 계약조건이 개정법의 강행 규정과 충돌하지 않는지 사전에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박 밖에서 발생한 화재는 면책 제외? 좁아진 화재 면책 범위

두 번째 쟁점은 화재와 관련된 운송인의 면책 범위입니다. 해상운송에서는 전통적으로 일정한 조건 아래 운송인이 화재 면책(Fire defence)을 주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개정으로 운송인이 화재 면책을 주장할 수 있는 범위가 ‘선박에서 발생한 화재’로 좁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터미널이나 컨테이너 야드(CY), 내륙 운송 시설 등 선박 밖에서 발생한 화재에는 기존 화재 면책이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는 선박 밖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운송인이 모든 손해에 대해 자동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실제 책임 여부는 사고 원인과 계약조건, 운송인의 주의의무 이행 여부 등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운송인이 기존의 화재 면책 조항을 근거로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있는 범위가 이전보다 축소됐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변화가 중국산 전기차(EV)와 리튬 배터리 수출 증가로 해운업계의 화재 위험 우려가 커진 상황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터미널 보관과 내륙운송 구간까지 포함한 화재 위험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 것입니다.

선하증권(B/L)에 ‘갑판 적재’를 표시하지 않으면 보호 상실?

서류 발행 프로세스에도 상당한 변화가 요구됩니다. 개정법에 따르면 화물이 갑판 위에 적재되는 경우, 운송인은 선하증권(B/L)에 해당 화물이 갑판 아래가 아닌 갑판 위(On deck)에 적재됐다는 사실을 명시해야 합니다.

이를 제대로 기재하지 않으면 운송인은 갑판 적재 화물과 관련된 중요한 법적 보호를 잃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실제 해운 현장에서 이 요건을 정확하게 준수하는 일이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선사나 NVOCC가 B/L을 발행하는 시점에 수많은 컨테이너가 갑판 위와 아래 중 어디에 적재될지를 일일이 구별해 서류에 반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항만 대리점과 하역업체 사이의 데이터 처리 방식이 개별 컨테이너의 세부 적재 위치를 B/L 발행 단계에서 제공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B/L에 짧은 문구 하나를 추가하는 문제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를 준수하려면 선사의 내부 데이터 처리 방식과 적재 정보 전달 체계, 문서 발행 프로세스에 상당한 변화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결국 선사와 NVOCC는 항만 대리점, 터미널, 하역업체로부터 적재 위치 정보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전달받을지 다시 검토해야 합니다. B/L 발행 시점과 실제 본선 적재계획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중요한 실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NVOCC의 추가 책임과 화물 소유자에게 유리할 수 있는 60일 규정

마지막으로 눈여겨볼 부분은 이번 변화가 일반 선사(Common carrier)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자체 FIATA 복합운송 선하증권(FIATA Multimodal B/L)을 발행하는 NVOCC와 관련 포워더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NVOCC는 선박을 직접 운항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명의로 화주와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B/L을 발행하는 운송인입니다. 일반적인 포워더와 업무 영역이 겹치기도 하지만, 모든 포워더가 NVOCC에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개정된 해상법 아래에서 포워더는 자신이 계약상 맡은 역할에 따라 화주(Shipper) 또는 복합운송인(Multimodal Transport Operator)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특히 NVOCC가 계약상 화주 역할을 맡는 경우가 실무에서 흔하기 때문에, 미수령 화물이나 유치권(Liens), 각종 손해배상 청구와 관련해 추가적인 법적 책임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FIATA는 포워더들에게 계약상 역할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기존 표준 약관을 재검토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또한 복합운송 과정에서 화물의 손실이나 파손이 발생했을 경우, 정확히 어느 구간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관련 증거와 운송기록을 철저히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미수령 화물에 대한 법원 매각 규정은 화물 소유자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변화입니다. 개정법에 따르면 화물이 선박 도착 후 60일 동안 수령되지 않을 경우, 운송인은 법원에 해당 화물의 매각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60일은 일부 비중국계 화주들이 익숙하게 여기는 약 3개월의 기준보다는 짧습니다. 그러나 다른 지역에서 실제로 적용되는 훨씬 짧은 상업적 처리 기간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 이 때문에 일부 비중국계 화주에게는 해당 규정이 긍정적인 조건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종합하면 개정법으로 인해 운송인과 NVOCC의 책임 및 운영 부담은 커질 수 있지만, 미수령 화물의 처리기한과 같이 화물 소유자 관점에서 유리하게 평가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번 개정은 운송인에게 불리한 내용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계약 당사자의 지위와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화로 봐야 합니다.

중국 해상법 개정의 파장, 우리 기업이 지금 점검해야 할 과제

지난 5월 시행된 중국 해상법 개정의 영향은 시간이 지나면서 국제 해상운송 현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외국 준거법 조항이 있어도 적용될 수 있는 강행 규정, 선박 밖 화재에 대한 축소된 면책 범위, 갑판 적재 화물의 B/L 표기 의무, NVOCC와 포워더의 추가적인 법적 책임까지 어느 하나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실무 쟁점입니다.

특히 중국 항만을 선적항이나 양하항으로 이용하는 기업은 자사의 운송계약서와 B/L 발행 절차를 다시 점검해야 합니다. 외국법을 준거법으로 지정했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계약조건이 그대로 인정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선사와 NVOCC는 갑판 적재 여부를 B/L에 정확히 반영할 수 있도록 터미널 및 하역업체와의 데이터 전달 체계를 검토해야 합니다. 포워더 역시 계약상 자신이 화주인지, 운송주선인인지, 복합운송인인지 명확히 정의하고 각 지위에 따라 부담할 수 있는 책임을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화재나 화물 파손, 미수령 화물과 관련된 분쟁에 대비해 사고가 발생한 장소와 운송 구간을 입증할 수 있는 기록을 체계적으로 보존해야 합니다. 파트너사와의 계약조건과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고, 보험 보장 범위가 개정법에 따른 새로운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법률과 규정의 변화는 실제 분쟁이 발생하기 전까지 그 영향을 체감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한 뒤 기존 계약이나 운영 프로세스의 문제를 발견하면 이미 대응이 늦을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계약서와 B/L 발행 절차, 데이터 관리 방식, 책임 범위를 선제적으로 정비하는 것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혼란과 법적 위험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대응책입니다.

변화하는 글로벌 물류 환경 속에서도 안전하고 효율적인 업무를 이어나가실 수 있도록, 트레드링스는 앞으로도 실무에 필요한 최신 물류 인사이트를 빠르게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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