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상법 개정, 5월부터 달라지는 것들 — 수출입 계약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2026년, 5월 6일

안녕하세요. 물류의 새로운 기준, 트레드링스 입니다.

중국을 통해 화물을 운송하고 있는 수출입 담당자라면, 올해 5월부터 주의 깊게 챙겨야 할 법적 변화가 하나 있습니다. 중국이 해상법(Maritime Code) 제295조를 개정하여 5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것인데요. 아직 업계 전반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사안이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이 선하증권(Bill of Lading) 및 화물운송 계약 전반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개정의 핵심 내용을 짚어보고, 수출입 실무 담당자 입장에서 어떤 부분을 점검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무엇이 바뀌는가 — 제295조의 핵심

이번 개정의 핵심은 ‘관할권’입니다. 기존에는 화물운송 계약에 명시적인 준거법 조항이 없어도 당사자 간 협의로 적용 법률을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개정된 제295조 하에서는, 화물이 중국 항구를 경유하는 운송 계약에 별도의 관할권 조항이 없을 경우 자동으로 중국법이 적용됩니다. 물론 당사자 간 준거법과 관할권을 협의하는 것 자체는 여전히 가능합니다. 문제는 그 합의가 명시적으로 존재하지 않을 때입니다.

Upply의 선임 해운 전문가 Jérôme de Ricqlès는 이에 대해 “중국 법원이 자국 항구를 경유하는 화물 분쟁에 관할권을 주장하고, 외부 제3자의 접근을 제한한 채 사건을 독자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합니다. 그는 특히 중국 법원이 모든 사건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사건을 선택적으로 골라 관할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법무법인 HFW 상하이의 Lucy Chen 변호사와 Thilo Jahn 변호사 역시 이번 개정을 “실질적 변화(substantive change)”로 규정했습니다.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중국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 해상법 제4장이 당사자가 별도의 법률을 선택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운송 계약에 적용될 것이라는 해석이 일반적입니다.

기존 관행의 법제화 — 부정기선 분야의 경우

물론 이번 개정의 실질적 영향이 제한적인 영역도 있습니다. 부정기선(tramp shipping) 분야에서 중국 법원은 이미 오랫동안 용선계약 조항을 선하증권에 편입하는 것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계약 내용이 불명확하거나 선하증권 소지인이 해당 조항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 직접 중국 해상법을 적용해온 관행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HFW 측은 “제295조는 사실상 이러한 기존 관행을 법제화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운송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상황은 달라집니다.

화물 포워더 구조에서의 리스크

실무적으로 더 주목해야 할 것은 화물 포워더(freight forwarder)가 개입된 계약 구조입니다. 이 경우에는 운송사가 화주 또는 포워더에게 발행하는 선하증권 외에, 운송사와 화주 사이에 별도로 체결된 맞춤형 해상 운임 계약(bespoke sea freight agreement)이 존재합니다. 이 맞춤형 계약은 대개 영국법을 준거법으로 하고 런던 중재를 분쟁 해결 수단으로 명시하며, 선하증권 조건보다 이 계약이 우선한다는 문구도 포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새롭게 추가된 제295조 조항이 선하증권을 경로로 삼아 이 맞춤형 계약에까지 중국 해상법을 적용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든다는 점입니다. HFW는 “운송사와 화주 또는 포워더가 명시적으로 영국법 적용에 합의했음에도, 중국 해상법이 선하증권을 통해 맞춤형 계약에 우선 적용될 수 있는가”라는 법적 질문이 새롭게 제기된다고 설명합니다. 이에 대한 답은 앞으로의 사법 실무를 지켜봐야 합니다.

다행히 영국법과 런던 중재 자체의 효력은 여전히 견고합니다. 이번 개정은 화물 운송 계약 및 화물 클레임에만 적용되며, 용선계약 등 다른 해사 계약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영국 법원 역시 중재 합의를 지지하는 소송금지 명령(anti-suit injunction)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명령이 중국 내에서는 집행되지 않는다는 점은 한계로 남아 있습니다.

HFW는 이에 더해 중요한 법리 유추를 제시합니다. 선하증권 소지인이 동시에 용선계약의 당사자이기도 한 경우, 법원은 선하증권을 운송계약의 증거가 아닌 단순 영수증으로 보고 용선계약의 조건 — 준거법과 분쟁해결 방식 포함 — 에 구속된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HFW는 이 논리가 맞춤형 해상 운임 계약에도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봅니다. 즉, 계약이 표준 양식이 아닌 맞춤형으로 작성될수록 법원이 당사자 간 합의 조건에 더 많은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고, 제295조에 의한 도전을 방어할 여지도 커진다는 설명입니다.

개정 뒤에 있는 중국의 전략

이번 해상법 개정을 단순한 법률 정비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de Ricqlès는 이번 개정이 중국이 자국 무역 흐름과 법적 리스크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보다 큰 전략적 움직임의 일환이라고 분석합니다. 그는 중국이 소매 수출 계약에서의 거래 조건을 FOB(본선인도조건)에서 CIF(운임보험료포함인도조건)로 전환하는 흐름을 촉진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오랫동안 인코텀즈를 자국에 유리하게 활용하는 데 소극적이었던 중국이, 이제는 그 방향을 바꾸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 배경에는 서구 고객들이 니어쇼어링이나 프렌드쇼어링으로 전환할 대안이 제한적이라는 중국 측의 판단도 깔려 있습니다. de Ricqlès는 이번 개정이 미국의 관세 압박, EU의 전기차 규제, 이란 전쟁의 경제적 여파, 파나마 터미널 분쟁 등 일련의 외부 압력에 대한 보복(retaliation)적 성격도 지닌다고 분석했습니다. 오랫동안 국제 해사 분쟁의 표준 언어로 자리 잡아 온 영미법 체계에 대해 중국이 “독점적이고 불공평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이제는 그것을 바꿀 만큼 충분히 강해졌다고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번 움직임이 “중국 수출자(Chinese exporter)”의 지위를 “중국 선적인(Chinese Shipper)”의 지위로 전환하는 일종의 혁명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실무 담당자를 위한 체크리스트

법무법인 Ashurst는 중국과 연관된 운송 계약을 보유한 기업들에게 다음 세 가지 조치를 권고합니다.

첫째, 선하증권 계약 서식에 포함된 준거법 및 관할권 조항을 검토하고, 새로운 법적 프레임워크 하에서 해당 조항의 유효성을 점검할 것. 둘째, P&I 클럽(선주상호보험조합)과 협의하여 개정된 해사 규정이 운송사 책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고, 기존 보험이 새 요건을 충족하는지 확인할 것. 셋째, 선박 금융 및 무역 금융 계약 문서에 새로운 해상법 준수 조항을 추가하고, 이를 실사(due diligence) 프로세스의 일환으로 포함시킬 것.

HFW는 이에 더해, 계약 검토와 맞춤형 해상 운임 계약의 별도 체결이 제295조에 따른 도전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어 수단이 된다고 조언합니다.

중국 해상법 제295조 개정은 아직 업계 전반에서 충분히 인식되지 않은 변화입니다. 그러나 중국 항구를 경유하는 화물을 취급하는 모든 물류 및 SCM 담당자라면, 지금 당장 계약서를 꺼내 검토해볼 이유가 충분합니다. 준거법과 관할권 조항 하나가 분쟁 발생 시 사건의 방향을 완전히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트레드링스는 앞으로도 글로벌 물류 규제 변화를 빠르게 포착하여, 현장 실무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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