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는 정말 사라지고 있을까? 1년 내내 출렁이는 물동량의 시대

2026년, 6월 24일

안녕하세요. 물류의 새로운 기준, 트레드링스 입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경제적 충격이 잇따르면서 글로벌 컨테이너 공급망이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혼란은 물류 현장이 오랫동안 당연하게 여겨온 한 가지 전제마저 흔들고 있습니다. 바로 ‘성수기(Peak season)’입니다.

매년 이맘때면 물류 담당자들의 머릿속은 비슷한 고민으로 채워집니다. 올해 성수기는 언제 시작될지, 선복은 미리 잡아둬야 할지, 운임은 어디까지 오를지 가늠하느라 분주하죠.

그런데 요즘 업계에서는 이 익숙한 고민 자체를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성수기라는 개념이 이제 옛말이 된 것은 아닌지 묻는 것입니다.

오늘은 이 물음을 둘러싼 전문가의 진단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데이터를 차근차근 짚어보겠습니다.

성수기는 왜 ‘구시대적 개념’이 되었나

이런 시각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낸 인물은 글로벌 물류기업 레누스(Rhenus)의 해상 화물 부문 부사장 르네 토(Renee Toh)입니다. 토 부사장은 “‘성수기’라는 개념은 점점 구시대적인 것이 되어가고 있습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달라진 것은 수요가 움직이는 모양입니다. 예전에는 1년에 한 번,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시점에 물동량이 크게 치솟곤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뚜렷한 급증이 사라진 자리에, 1년 내내 크고 작은 파동이 여러 차례 이어집니다. 물동량은 예전만큼 일정하지 않고, 시장 상황에 그때그때 즉각적으로 반응합니다. 공급망 혼란부터 비용 전망, 소매 주기까지 다양한 외부 요인에 휘둘리는 폭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토 부사장은 지금의 상황을 단순히 ‘이른 성수기(Early peak season)’라고 부르는 것을 경계합니다. 이 표현은 예년과 똑같은 성수기가 시기만 조금 당겨졌다는 뜻으로 들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가 보기에 지금 벌어지는 일은 정점이 앞당겨진 단순한 수준이 아니라, 글로벌 무역의 흐름 자체가 바뀐 실질적인 구조적 변화입니다. ‘이른 성수기’라는 말로 뭉뚱그리는 순간, 그 본질을 지나치게 단순화하여 놓치게 된다는 것이죠.

현장에서 벌어지는 선복 쟁탈전

이런 구조적 변화는 이론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선복을 둘러싼 경쟁은 이미 현장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고, 그 뒤에는 선사와 화주의 서로 다른 계산이 맞물려 있습니다. 해운 전문 매체 더 로드스타(The Loadstar)에 따르면, 선사들은 성수기에 운임 수익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화주에게 내주는 선복 할당량을 바짝 조이고 있습니다.

화주들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7월 1일부터 새로운 유류할증료(BAF, Bunker Adjustment Factors)가 적용되는 만큼, 그 전에 화물을 미리 실어 보내려는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고 있습니다. 추가 비용이 붙기 전에 선적(Front load)을 앞당기려는 것이죠. 한쪽은 공간을 줄이고 다른 한쪽은 물량을 앞당기니, 아시아발 선복을 잡으려는 경쟁이 과열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쟁탈전이 얼마나 치열한지는 한 유럽 포워더의 이야기에서 잘 드러납니다. 그는 “선사들과 대규모 계약을 맺고 있는 주요 대형 화주(BCO) 네 곳이 최근 선사로부터 어떤 공간도 확보하지 못해, 우리에게 남는 여유 공간이 있는지 문의해 왔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평소라면 선사와 직접 계약해 선복을 넉넉히 배정받았을 거대 화주들마저, 포워더의 남은 자리를 수소문해야 할 만큼 사정이 급박해진 것입니다.

성수기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이 압박은 쉽게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앞선 유럽 포워더는 7월 상반기 예약이 이미 빼곡하게 찼다는 점과 선사들이 계속 쌓이는 이월 물량(Roll pools)을 처리해야 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배를 잡지 못하고 다음 차수로 밀린 화물이 쌓일수록, 선사는 그 밀린 물량부터 소화하느라 시간을 써야 합니다. 그만큼 새 화물이 들어설 공간은 더 빠듯해지죠.

그래서 그는 이런 숨 막히는 흐름이 8월 중순까지 내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그 뒤 잠시 숨을 돌릴 틈이 생기더라도, 곧 중국 국경절 연휴인 골든위크(Golden week)가 다가오면서 압박이 다시 거세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성수기는 5월 중순부터 8월 중순, 길게는 9월까지 길게 늘어지는 셈입니다.

이렇게 길어지고 지속적으로 변동하는 성수기의 모습은 앞서 토 부사장이 말한 ‘여러 차례의 파동’과 그대로 겹칩니다. BAF를 앞둔 밀어내기로 한 차례, 밀린 물량을 소화하는 동안 이어지는 압박, 그리고 골든위크를 앞두고 다시 한 차례. 추상적으로 들렸던 진단이 현장에서는 이런 식으로 뚜렷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데이터가 보여주는 ‘앞당겨지는 정점’

앞선 이야기가 전문가의 진단과 현장의 목소리였다면, 이제 객관적인 숫자를 들여다볼 차례입니다. 해운 분석 기관 씨인텔리전스 컨설팅(Sea-Intelligence Consulting)의 애널리스트들은 현물 운임(Spot rates)의 움직임에서 그 실마리를 찾습니다. 이들은 앞으로 2~3주 안에 운임이 정점을 찍는다면, 이는 이른 성수기가 찾아왔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이 전망의 바탕에는 최근 몇 년간 성수기 정점이 꾸준히 앞당겨져 온 흐름이 있습니다.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시기를 제외하면, 성수기는 해를 거듭할수록 일찍 찾아오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아시아-유럽 노선의 경우, 2025년에는 지금까지 중 가장 이른 27주 차(7월 초)에 성수기가 나타났습니다.

태평양 횡단 노선에서는 이 극단적인 흐름이 한층 또렷합니다. 현물 운임 정점은 2023년 32주 차에서 2024년 28주 차, 작년인 2025년에는 24주 차로 해마다 눈에 띄게 앞당겨졌습니다. 팬데믹 이전에는 보통 35~37주 차에 정점이 형성되곤 했으니, 그사이 변화의 폭이 상당합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요? 씨인텔리전스는 현재 우리가 2026년 24주 차의 끝자락에 와 있으며, 현물 운임이 여전히 오르는 중이기 때문에 2026년의 정점이 언제일지 확신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시장의 모멘텀은 추가적인 강세를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3년간의 전개 상황을 비추어 볼 때 우리가 2026년 성수기의 정점에 이미 꽤 근접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고정된 달력 대신, 실시간 신호에 대응하라

전문가의 진단과 데이터가 가리키는 방향은 결국 하나로 모입니다. ‘매년 몇 월이 성수기’라는 달력에 맞춰 고정된 계획을 한 번 세워두고 끝내는 기존의 방식은 더 이상 시장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토 부사장의 말대로, 공급망이 예전의 안정적인 리듬으로 돌아왔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기업은 유연성과 실시간 통찰력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계획을 다시 조정하는 상태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그렇다면 실무자는 무엇부터 챙겨야 할까요? 토 부사장이 변화하는 시장 신호에 적응하기 위해 짚은 방향은 정확히 네 가지입니다.

  • 선복을 조기에 확보하고,
  • 컨테이너 활용도를 최적화하며,
  • 운송 옵션을 다양하게 가져가고,
  • 무엇보다 가시성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고정된 계절 주기가 아니라 그때그때 바뀌는 수요 변화와 혼란에 한발 앞서 움직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네 가지는 결국 한 가지에서 출발합니다. ‘내 화물이 지금 어디에, 어떤 상태로 있는가’를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화물의 위치와 상태가 실시간으로 보여야 선복을 언제 잡을지, 어떤 대체 경로를 택할지 제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성수기가 한 번의 정점이 아니라 1년 내내 출렁이는 시대에는, 흐름을 먼저 읽고 다음 수를 준비하는 가시성이 곧 경쟁력입니다. 트레드링스의 강력한 물류 가시성 솔루션이, 이 복잡한 글로벌 물류 흐름 속에서 실무자 여러분이 더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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