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관세로 인해 유럽 항만 ‘과부하’ 상태에 빠져

2025년, 7월 4일
  • 미국의 관세 정책, 아시아발 화물을 유럽으로 밀어내며 주요 항만 기능 마비 초래
  • 로테르담, 앤트워프 등 핵심 허브 항만 ‘포화’, 팬데믹 이후 최악의 물류 대란 발생
  • 바지선 대기 최장 77시간, 선박 하역 3~5일 지연 등 공급망 전체가 연쇄적으로 마비

안녕하세요. 물류의 새로운 기준, 트레드링스 입니다.

최근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유럽의 주요 항만들이 전례 없는 ‘과부하’ 상태에 빠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 어떻게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유럽의 항구를 마비시키고, 나아가 전 세계 공급망을 뒤흔들고 있는 것일까요?

지금부터 알기 쉽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멈춰선 항만, 마비된 공급망

현재 유럽의 주요 무역항들은 사실상 포화 상태를 넘어 마비에 가까운 상태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로테르담, 벨기에의 앤트워프, 독일의 함부르크와 같은 대륙의 핵심 관문들은 넘쳐나는 화물을 감당하지 못하며 팬데믹 시절 이후 가장 심각한 공급망 정체를 겪고 있죠.

이러한 항만 마비는 시간과 돈의 손실로 직결되는 구체적인 피해를 낳고 있습니다. 내륙 운송을 책임지는 바지선들은 컨테이너를 싣기 위해 로테르담에서 평균 77시간, 앤트워프에서 66시간을 하염없이 대기하는 실정입니다.

바다 위의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계처럼 정확해야 할 물류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앤트워프에서는 대형 컨테이너선들이 예정보다 3일에서 길게는 5일까지 하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마찬가지로 최대 3일이면 충분했던 컨테이너 수거작업은 일주일이 꼬박 걸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물류의 연쇄 붕괴는 곧바로 기업들의 공급망에 막대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정기적인 부품 공급에 기반한 ‘적시생산(Just-in-Time)’ 시스템은 신뢰를 잃고 있으며 , 부품 부족으로 생산 라인이 멈출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옵니다. 특히 철강 산업은 급증한 수입 물량에 밀려 EU 내 가격이 폭락하는 직격탄을 맞았는데요, 독일의 거대 철강 기업 티센크루프는 수요 부진을 이기지 못하고 생산량을 줄이고 수천 명의 직원을 해고하는 아픈 결정을 내리기에 이르렀습니다.

복합적인 원인, 그 중심엔 관세 정책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물류 현장의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을 원인으로 꼽습니다. 미국의 높은 관세 장벽을 피하려는 아시아발 상품들이 대거 유럽으로 항로를 바꾸면서, 유럽 항만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화물을 맞게 된 것입니다. 독일 DHL의 캐스퍼 엘러백(Casper Ellerbaek)은 이로 인해 아시아발 유럽행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년 대비 약 7%나 급증했다며, “역사적으로 미국 시장을 향했을 물량이 유럽으로 흡수되었다”고 분석하기도 했죠.

이러한 무역 흐름의 변화는 최근 발표된 유럽연합(EU)의 ‘수입 감시 시스템’ 보고서에서 더욱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품목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의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스테인리스 강철 제품(규격 72221990)과 요소 비료(규격 31021090), 심지어 원자로 부품(규격 84014000)의 수입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00% 이상 폭증하며, 관련 제품의 가격은 최대 86%까지 폭락했습니다.

다른 제품들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전자 기타(규격 92079010)는 수입량이 487% 늘어나는 동안 가격은 78%나 떨어졌고, 산업용 로봇(규격 84287000)과 알루미늄 호일(규격 76071111) 수입량도 각각 315%, 194% 씩 크게 늘어났습니다.

여기에 다른 악재까지 겹치며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올봄의 가뭄으로 라인강의 수위가 이례적으로 낮아지면서, 바지선에 실을 수 있는 화물량이 크게 줄어 내륙 운송에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또한, 세계 1, 2위 선사인 스위스의 MSC와 덴마크의 머스크가 오랜 동맹 관계를 종료하고 각자의 운항 스케줄과 이용 터미널을 변경한 것 역시 항만의 혼잡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쉽게 끝나지 않을 위기, 장기전 대비해야

항만 운영사들은 사태 해결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터미널 운영사들은 급히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고 하역 장비를 구매하며 늘어난 화물량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앤트워프와 로테르담의 터미널 운영사인 두바이 DP 월드의 항만 및 터미널 최고상업책임자 마크 로젠버그(Mark Rosenberg)는 “혼란을 완화하기 위해 성실히 노력하고 있다”며 의지를 보였고, 앤트워프-브뤼헤 항만 당국 역시 “시스템이 계획된 완충 범위 내에서 작동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죠.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이러한 공식 발표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

네덜란드 해운사 WEC Lines의 시저 루이케나르(Caesar Luikenaar) 대표는 “과거 최대 3일이면 충분했던 로테르담 내 컨테이너 수거 작업이 지금은 일주일이나 걸린다”고 현장의 마비 상태를 구체적으로 전했습니다. 그는 또한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에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며, “이 문제는 쉽게 사라질 종류의 것이 아니다”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유럽 산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개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유럽 철강 산업 협회인 유로퍼(Eurofer)는 4년 연속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EU 집행위원회에 “EU 철강 시장의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비상 무역 조치”를 고려해 달라고 공식적으로 요구했습니다.

이처럼 현재 유럽 항만이 겪고 있는 위기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 이상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 기업의 운영과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가 되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새로운 표준(뉴노멀)이 된 지금, 과거의 효율성 중심의 공급망을 넘어, 어떠한 외부 충격에도 견딜 수 있는 안정성과 회복탄력성을 확보하는 것이 모든 기업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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