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오른 해상 운임 원인 : 관세 낮아지자 너도나도 ‘프론트로딩’

2025년, 6월 12일
해상 운임 상승 원인

물류 업무가 쉬워지는 곳, 트레드링스입니다.

해상 운임이 최근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갈등의 일시적 완화로 인한 물동량 급증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면서, 태평양 횡단 노선을 중심으로 운임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해상 운임 급등 현황: 일주일 만에 57% 폭등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해상 운임의 상승세는 매우 이례적인 수준입니다. 드류리의 세계 컨테이너 운임지수(WCI)는 6월 5일 기준으로 40피트 컨테이너당 3,527달러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41% 급등했습니다. 이는 최근 4주간 평균 70%의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매우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냅니다.

특히 주요 노선별 운임 상승률은 충격적입니다:

  • 상하이-로스앤젤레스 노선: 일주일 만에 57% 상승한 5,876달러 기록
  • 상하이-뉴욕 노선: 지난 한 주간 39% 상승, 최근 4주 동안 96% 급등
  • 상하이-로테르담 노선: 32% 상승
  • 상하이-제노바 노선: 38% 급등으로 수개월 만에 최고 주간 상승률 기록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 역시 6월 첫째 주 8.1% 상승했으며, 이는 전주의 30.7% 상승에 이어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운임 급등의 핵심 원인: 프론트로딩 현상

이번 운임 급등의 가장 큰 원인은 미중 무역갈등과 관련된 프론트로딩(Front-loading) 현상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45%에서 30%로 일시적으로 인하하는 90일간의 유예 조치를 발표하자, 화주들이 향후 관세가 다시 부과되기 전에 서둘러 물량을 밀어내고 있습니다.

프론트로딩(Front-loading) 현상은 미래에 예상되는 불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미리 앞당겨서 행동하는 전략을 의미합니다.

플렉스포트의 CEO 라이언 피터슨은 “중국에서 미국으로의 해상 화물 예약이 지난주 대비 275% 증가했다”며 “모든 화물을 실을 충분한 선박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물류업체 헤르메스 로지스틱스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컨테이너 운임이 5월 말 이후 두 배로 급등했으며, 선박 공간 확보도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공급 증가에도 불구한 운임 상승의 역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운임 상승이 선박 공급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글로벌 해운 분석기관 Sea-Intelligence에 따르면, 올해 6~7월 아시아-북미 서안 노선의 총 선박 공급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수요 증가가 공급 증가를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강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작년 6~7월 해당 노선의 선박 용량이 1,063,015 TEU였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공급 증가에도 불구하고 운임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발틱 운임지수도 7개월 만에 최고치 경신

컨테이너선뿐만 아니라 원자재를 운송하는 벌크선의 운임도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발틱 건화물 운임지수(BDI)는 6월 초 기준으로 1,691포인트를 기록하며 3.6% 상승했습니다. 이는 지난 11월 18일 이후 약 7개월 만의 최고치입니다.

선종별 운임 상승 현황

  • 케이프사이즈 지수: 5.9% 급등한 3,010포인트 기록
  • 파나막스 지수: 1.5% 상승한 1,264포인트로 2주 만에 최고치 경신
  • 케이프사이즈 선박 일평균 수익: 1,389달러 상승한 24,961달러
  • 파나막스 선박 일평균 수익: 168달러 상승한 11,378달러

2025년 해운업계 수익성 전망: 급격한 하락 예상

단기적인 운임 급등에도 불구하고, 2025년 전체 해운업계의 전망은 어둡습니다. Capital IQ Estimates에 따르면, 9개 주요 상장 해운사의 2025년 매출은 1,382억 달러로 예상되며, 이는 2024년의 1,555억 달러보다 감소한 수치입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순이익 전망입니다:

  • 2024년 순이익: 286억 달러
  • 2025년 예상 순이익: 116억 달러 (59% 이상 급감)
  • 2025년 1분기 실적: 99억 달러 (전분기 대비 36.4% 감소)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

해운사들의 수익성 악화는 운영비용 증가가 주된 요인입니다:

  • 선박 지연으로 인한 비용 증가
  • 빈 컨테이너 재배치 비용 상승
  • 하파그로이드의 경우 1분기 하역 및 운송 비용이 9% 증가
  • 빈 컨테이너 보관을 위한 창고 확보 비용 증가
  • 문전 배송을 위한 높은 드레이지 비용

해운사 CEO들의 신중한 전망

세계 최대 해운사들의 CEO들은 현재의 운임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머스크 CEO 빈센트 클레르크는 글로벌 컨테이너 수요가 1% 감소에서 최대 4% 성장까지 넓은 범위에서 변동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이는 2월 전망치인 4% 성장에서 하향 조정된 것입니다.

하파그로이드 CEO 롤프 하벤 얀센도 “앞으로 2~3개월간 약간의 급증”만 예상된다며, “지난 몇 달간 시장 트렌드를 바탕으로 운임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2025년 하반기 전망: 조정 불가피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현재의 운임 급등세가 하반기에는 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드류리는 “현재의 갑작스럽고 단기적인 공급-수요 균형 강화가 1월부터 시작된 운임 하락 트렌드를 역전시켰지만, 하반기에는 수요가 감소하면서 현물 운임이 다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불확실성 요인들

운임 변동성과 타이밍은 다음 요인들에 달려 있어 높은 불확실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 트럼프 관세에 대한 법적 도전의 결과
  • 중국 선박에 대한 미국 제재와 관련된 선박 공급 변화
  • 90일 관세 유예 기간 종료 후 물량 급증 지속 여부
  • 새로운 선박 공급이 운임 상승 모멘텀에 미치는 영향

소비자 가격에 미치는 파급효과

해상 운임 급등은 결국 소비자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캠벨 대학교의 해운 전문가 살 메르코글리아노 교수는 “해운에 불확실성이 있으면 비용이 높아지고, 높은 비용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된다”고 경고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항만의 진 세로카 이사는 “5월 첫째 주 LA항의 수입 물동량이 30% 이상 감소했다”며 “이로 인해 전반적으로 재고 수준이 낮아지고,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줄어들며, 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단기 급등, 장기 불확실성의 시대

현재의 해상 운임 급등은 미중 무역갈등의 일시적 완화에 따른 프론트로딩 현상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해운업계는 전체적으로 2024년보다 어려운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되며,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운영비용 증가가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화주들과 소비자들은 당분간 높은 물류비용과 그에 따른 가격 상승을 감내해야 할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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