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선박 통행료 면제’ vs ‘참을 수 없는 거짓말’ 파나마 운하 둘러싼 공방

2025년, 2월 7일
트럼프 파나마운하

물류 업무가 쉬워지는 곳, 트레드링스입니다.

세계 해상 무역의 대동맥 파나마 운하를 둘러싸고 미국과 파나마 정부의 공방이 폭발했습니다. 트럼프 정부가 X(트위터)를 통해 “파나마 정부와 통행료 면제 합의”를 공식 발표하자, 파나마 대통령이 “참을 수 없는 거짓말”이라며 강하게 반박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번 갈등을 단순한 해프닝으로만 넘길 수는 없습니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 우려, 국제 조약 위반 논란까지 겹치며 글로벌 무역의 새로운 쟁점으로 보는 시각도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주장: 통행료 면제 합의?

미국 국무부는 최근 파나마 정부가 미국 정부 선박에 대해 파나마 운하 통행료를 면제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파나마 정부 및 파나마 운하 당국과 회담을 가진 후 나온 주장입니다. 미국 측은 이를 통해 연간 수백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사실상 장악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해 왔습니다. 특히 미국은 파나마 운하 5개 항구 중 2곳을 위탁 관리하는 홍콩계 CK 허치슨 홀딩스의 자회사(Hutchison Ports PPC)의 존재를 문제 삼고 있습니다.

파나마의 강경 반발: “거짓에 기반한 외교”

그러나 파나마 정부는 이러한 미국의 주장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주간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부 선박의 통행과 관련한 미국 측 주장은 허위 사실”이라며 “우방국 간 양자 관계는 이런 식으로 다뤄지지 않으며, 거짓에 기반한 외교를 규탄한다”고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파나마 정부에 따르면, 파나마운하청(ACP) 설립과 운영에 관한 법률 76조에는 ‘정부나 ACP가 대양간 수로(파나마 운하) 사용에 대한 통행료 또는 수수료를 면제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는 파나마 대통령이나 정부가 임의로 통행료를 면제하거나 변경할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미국 파나마운하

미국 선박, 파나마 운하를 얼마나 통과하길래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은 연간 약 14,000척에 달하며, 이 중 절반 정도가 미국 항구를 오가는 선박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외국 국적 선박으로 운영됩니다.

미 해군 함정의 경우, 연간 약 40척이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며 이는 전체 통행량의 0.5%에 불과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이 이들 선박의 통행료를 면제받을 경우 연간 약 1,300만 달러(188억 원)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미 국방부 전체 예산(8,500억 달러)의 0.0015%에 불과한 금액입니다.

갈등의 핵심 쟁점 : 법률 해석과 중국 견제

파나마 운하청(ACP)은 1997년 설립 이후 독립적인 운영 기구로서 운하의 관리와 통행료 결정에 대한 배타적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파나마 정부에 따르면, ACP 설립과 운영에 관한 법률 제76조에는 ‘정부나 ACP가 대양간 수로(파나마 운하) 사용에 대한 통행료 또는 수수료를 면제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는 파나마 대통령이나 정부가 임의로 통행료를 면제하거나 변경할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리카우르테 바스케스 모랄레스 파나마운하청장은 “운하 관리의 영구적 중립성 준수 의무를 위반할 경우 큰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미국은 1977년 중립조약에 근거해 “군함 우선 통과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는 “미 해군이 조약에 따라 보호 의무가 있는 운하를 통과하면서 요금을 내야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미국이 파나마 운하에 대해 여전히 특별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믿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더불어 미국은 중국의 파나마 운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사실상 장악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해 왔습니다. 특히 미국은 파나마 운하 5개 항구 중 2곳을 위탁 관리하는 홍콩계 CK 허치슨 홀딩스의 자회사(Hutchison Ports PPC)의 존재를 문제 삼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파나마 운하의 법적 자치권과 미국의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지점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파나마는 자국 법률에 따라 운하의 독립적 운영을 고수하려 하지만, 미국은 역사적 관계와 안보 이익을 근거로 특별한 대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갈등은 단순한 통행료 문제를 넘어 국제법, 주권, 그리고 강대국의 영향력이 복잡하게 얽힌 현대 국제 관계의 축소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파나마운하

전문가들의 전망 : “물류비까지 영향”

전문가들은 파나마 운하를 둘러싼 미국과 파나마의 갈등이 단순한 통행료 문제를 넘어 더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먼저, 국제법적 측면에서 이 문제가 복잡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파나마 운하청(ACP) 전직 관계자는 “특정 국가에 대한 통행료 면제가 이루어질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는 파나마 운하의 중립성 원칙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해사기구(IMO) 관계자 역시 “운하의 중립성 원칙이 위반될 경우 파나마 운하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또한, 이번 갈등은 미국과 중국 간의 지정학적 경쟁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파나마의 운하에 대한 주권을 완전히 존중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미국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에 대한 통제권 다툼이 격화되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이 갈등의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4년 기준으로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화물은 전 세계 해상무역의 약 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40피트 컨테이너 기준으로 3,000달러에서 5,000달러 사이인 통행료가 변동될 경우, 글로벌 물류 비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한 이번 사태가 파나마의 대외 정책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파나마가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참여를 중단하기로 한 결정이 이미 그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전문가들은 파나마 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노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 해운 업계에 불확실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주요 해운사들이 파나마 운하를 우회하는 대체 경로를 모색하거나, 더 큰 선박을 이용해 통행 횟수를 줄이는 등의 전략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결론적으로, 전문가들은 이번 파나마 운하를 둘러싼 갈등이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으며, 국제 무역, 지정학적 관계, 그리고 글로벌 물류 체계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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