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물류의 새로운 기준, 트레드링스입니다.
“교역 역풍에도 상반기 흑자 달성!” 이런 헤드라인만 보면 HMM이 꽤 잘 나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2분기 실적을 뜯어보니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숨어있었습니다. 영업이익이 무려 63.8%나 폭락한 것입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이런 위기 상황에서 HMM이 170억 달러(약 23조 원)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도대체 무슨 승부수를 던지려는 걸까요?
HMM의 충격적인 2분기: 1분기가 없었다면 위험했다
숫자가 말해주는 진실은 냉혹합니다. HMM의 상반기 실적을 보면:
- 매출: 5조 4,774억 원 (전년 대비 +9.7%)
- 영업이익: 8,471억 원 (전년 대비 19.4%)
- 순이익: 1조 2,100억 원 (전년 대비 +5.7%)
- 영업이익률: 15.5%
언뜻 보면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2분기만 따로 떼어보면 완전히 다른 그림이 나타납니다:
- 2분기 매출: 2조 6,227억 원 (전년 대비 -1.5%)
- 2분기 영업이익: 2,332억 원 (전년 대비 63.8%)
- 2분기 순이익: 4,710억 원 (전년 대비 -28.7%)
상반기 순이익 1조 2,100억 원 중에서 1분기가 7,390억 원, 2분기가 4,710억 원입니다. 1분기의 선전이 없었다면 상반기 실적은 훨씬 암울했을 겁니다.
운임 대폭락: 유럽 노선 -43%, 미주 노선 -34%
자 그렇다면 HMM의 실적은 왜이리 악화된 것일까요? 바로 해상 운임이 폭락했기 때문입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를 살펴보면 작년 상반기 홍해 사태 지속 등 지정학적 이슈로 2,319포인트까지 치솟았던 운임이 올해는 1,701포인트로 27%나 하락했습니다.
특히 주요 수익 노선들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 유럽 노선: 43% 폭락
- 미주 서안 노선: 34% 하락
HMM은 이를 “미국의 보호무역 관세 조치와 무역 긴장 지속”의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반기에는 “관세 유예기간 만료와 지속적인 재협상”으로 변동성이 더욱 확대되고, 지역별 수요 변화에 따른 공급망 혼잡이 지속될 것으로 경고했습니다.

그런데 왜 170억 달러를 쏟아붓나? SK해운 인수 대신 선택한 ‘독자 성장’
보통 기업이 실적이 나빠지면 투자를 줄이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HMM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컨테이너선대를 2배로 늘리겠다며 170억 달러 투자를 선언한 것입니다.
사실 HMM에겐 다른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바로 SK해운 인수입니다. 6개월간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국 가격 합의에 실패하며 인수 입찰을 철회했습니다. 대신 선택한 것이 바로 신조선 발주를 통한 선대 확충입니다.
HMM은 “2030 중장기 전략을 기반으로 선대 확장을 지속 추진하겠다”며 의지를 다졌습니다. 이 대규모 투자는 크게 두 가지 축으로 진행됩니다.
첫째, 친환경 선박 대전환입니다. 이미 9,000TEU급 메탄올 연료 친환경 컨테이너선 9척 중 2척이 인도됐고, 나머지 7척도 올해 하반기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들어옵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해운 전문 매체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HMM은 한동안 1만 3,000TEU급 신파나막스급 선박 최대 12척을 검토해왔으며, 연료로 LNG를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척당 가격은 약 2억 1,000만 달러(약 2,800억 원)로 추정됩니다. HD현대, 한화, 삼성 등 국내 ‘빅3’ 조선사들에 이미 제안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둘째, 포트폴리오 다변화입니다. HMM은 벌크선 사업을 대폭 강화해 컨테이너선 의존도를 낮춥니다:
- 자동차운반선(PCTC) 7척: 올해 9월부터 순차 투입
- 다목적선(MPV) 4척: 다양한 화물 운송 가능
- 화학제품선(MR탱커) 2척: 안정적 수익원
총 13척의 벌크선을 확보할 계획이며, 시장 상황에 맞춰 경쟁력 있는 중고선도 추가로 매입해 벌크선대 확장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동시에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HMM은 이와 함께 지역별 수급 변화에 대응한 탄력적 선대 운용, 벌크화물 장기운송계약 등 안정적 수익기반 확보, 선박 효율 개선을 통한 비용 절감 등으로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대응한다는 계획입니다.
위기 속에서도 미래에 투자하는 HMM
HMM의 2분기 실적은 분명 실망스럽습니다. 영업이익률이 15.5%로 하락하고, 2분기 영업이익이 63.8%나 급감한 것은 분명한 경고 신호입니다.
하지만 HMM은 현재의 어려움에만 매몰되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17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친환경 선대를 구축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지속되는 공급망 혼잡”과 무역 긴장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2030년을 바라보며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것입니다.
과연 HMM의 170억 달러 투자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2030년이 그 답을 알려줄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HMM의 선택이 현명하다고 보시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