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MSC, HMM 인력 빼가기 본격화…현 급여 2배 수준 제안

2021년, 8월 18일
스위스 MSC, HMM 인력 빼가기 본격화…현 급여 2배 수준 제안

국내 유일 국제 원양선사 HMM이 처우 갈등으로 파업위기에 놓인 가운데 최대 경쟁 선사인 스위스 선사 MSC가 HMM의 컨테이너선 한 척의 한국인 선원을 한꺼번에 스카우트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현재 HMM은 임금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MSC의 이런 움직임이 나오면서 처우에 불만을 갖는 HMM 직원들의 대거 이탈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17일 HMM해상노조에 따르면 최근 MSC는 컨테이너선 ‘현대글로벌’호에 탑승해 있던 한국인 선원 10명에게 입사지원서를 전달하며 이직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MSC는 300척대 규모의 선단을 500척대로 늘리면서 최근 한국인 선원을 처음으로 채용한다는 공고를 내놓은 바 있는데요, MSC가 제안한 급여는 월 1만2000~1만3000달러 수준으로, 현재 HMM의 평균 급여의 배가량 높은 수준입니다. 이에 이번에 현대글로벌호 선원들이 제안받은 급여도 유사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전정근 HMM 해상노조위원장은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MSC가 현대글로벌호뿐 아니라 비슷한 규모의 ‘현대스플렌더’호에 승선한 선원들에게도 조만간 스카우트 제안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하며, “이전에는 선복량 경쟁으로 치킨게임을 벌였다면 이번에는 선원 빼가기로 HMM을 고사시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사상 최대 실적에도 업계 최저 수준의 처우를 받는 HMM 선원들이 경쟁 선사로부터 높은 수준의 급여를 제안받을 경우 대규모 이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HMM의 평균 직원 급여는 6246만원으로, 팬오션(8700만원)은 물론 KSS해운(7830만원)이나 대한해운(7100만원) 등 중소형 선사보다도 낮은 상황으로 알려졌으며, 글로벌 해운업계의 평균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매출액 대비 인건비(급여+퇴직급여+복리후생비) 비중은 4% 수준으로, 팬오션(7.8%)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운 물동량 증가와 운임 급등으로 HMM이 2분기 매출액 2조9067억원, 영업이익 1조3889억원 등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반면 지난해 임금협상에서 인상폭이 2.8%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다 이것 역시 HMM 해상 직원은 6년간, 육상 직원은 8년간 임금이 동결되자 노조가 파업을 불사하며 협상한 결과이죠.

열악한 처우가 장기간 지속되다 보니 인력 이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2015년 현대LNG해운 매각으로 1655명이던 인력이 이듬해 1153명으로 줄어든 이후 꾸준히 전체 인력은 늘었지만 베테랑 선원의 유출은 이어졌고, 그 결과, 2015년 10년이던 평균 근속연수는 지난 상반기 8.39년으로 줄어든 상황입니다.

올해 임금협상 역시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노조는 임금 25% 인상과 기본급의 1200%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임금 5.5% 인상과 격려금 100%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 위원장은 “해운업의 안정성이 중요해 선원법으로 쟁의행위를 금지시켰다면 그만큼의 대우를 해줘야 선원들이 HMM 남아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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