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감소에 대응 못한 페덱스(Fedex) – 결국 역사상 최대 운임 인상 발표.

2022년, 9월 23일
소비 감소에 대응 못한 페덱스(Fedex) - 결국 역사상 최대 운임 인상 발표.

안녕하세요. 35만 수출입 담당자가 사용하는 국내 최대 수출입 물류 플랫폼, 트레드링스 입니다.

글로벌 배송업체 페덱스가 비용 절감 계획을 발표하고, 인플레이션 등에 대응에 역사상 최대 규모의 운임 인상안(GRI)을 발표했습니다.

2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페덱스는 이번 회계연도에 22억 달러에서 최대 27억 달러까지 비용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내년 1월부터 익스프레스와 그라운드, 홈 딜리버리 요금을 평균 6.9% 인상하고, 페덱스 화물 운임을 평균 6.9%~7.9%로 인상안을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페덱스는 연간 관세율을 4.9%~5.9%가량 인상해왔는데요, 이번 운임 인상은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페덱스는 요금 인상을 밝히면서 2023년 회계연도에 22억~27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죠.

또한 페덱스는 항공편 축소를 통해 15억~17억달러 규모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했는데요, 여기에 특정 지점 폐쇄, 일부 지점의 일요일 운영 중단 등 기타 조치를 통해 3억5000만~5억달러 비용을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페덱스는 2025년까지 40억달러를 절감하는 ‘엑셀레이트 프로그레스(accelerate progress)’ 프로그램도 발표했습니다.

페덱스는 운임 인상을 발표하면서 “1분기 연결 영업 실적은 경제 상황 악화와 가속화된 글로벌 물량 부진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며 “또한 가장 큰 이유는 페덱스 익스프레스의 서비스 문제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습니다.

글로벌 경기를 암울하게 한 페덱스

수브라마니안 페덱스 CEO,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리세션(Global recession) 언급
글로벌 리세션 – 1929년 이후 4번 발생…지금 상황도 이전과 비슷

페덱스의 이번 운임 인상 발표는 지난주 회사가 예상보다 부진한 회계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암울한 연간 전망치를 내놓아 시장을 놀라게 한 후 나왔습니다.

페덱스가 발표한 실적을 살펴보면 FedEx Express는 5억 달러의 매출 부족을 겪었고,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 택배를 배달하는 FedEx Ground의 실적 역시 예상보다 3억 달러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비해 FedEx Freight는 산업 경제의 상대적 회복력 덕분에 좋은 성과를 냈죠.

이처럼 실적이 예상보다 더 안좋게 나오면서 페덱스의 CEO인 수브라마니안은 지난 주 금요일 장이 열리기 전1분기 실적에 대한 경고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주당순이익(EPS)이 월가 예상치인 5.14달러보다 35%나 낮은 3.33달러에 불과할 것이라 경고한 것입니다.

이로 인해 페덱스 주가는 금요일 하루에만 23%가 가량 하락했는데요, 이는 1978년 페덱스가 증시에 상장된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었습니다. 전체 시장이 20% 넘게 폭락했던 1987년 10월의 블랙 먼데이에도 이렇게 큰 폭으로 하락하지는 않았었습니다.

수브라마니안 페덱스(FedEx) CEO (출처 : FedEx)

문제는 페덱스의 이런 발표가 나오면서 별다른 뉴스가 없던 다른 시장도 영향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페덱스의 실적 발표가 나온 뒤 미국의 주식 시장은 2%에 가까운 급락세를 보여줬죠.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페덱스가 세계 경제를 보는 전망이 180도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 동안 페덱스는 코로나19 이후 세계 경제가 다소 둔화를 겪겠지만 회사 순익에는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전망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6월, 새로 취임한 수브라마니안 CEO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아닌 세계 경제가 침체(리세션)에 들어갈 것, 즉 글로벌 리세션(Global recession)을 언급하면서 시장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1929년 대공황(the great depression) 이후 전 세계 경기가 심각하게 위축되는 글로벌 리세션이 온 것은 단 네차례뿐이었습니다.

첫번째 글로벌 리세션은 1970년대 중반 욤 키푸르 전쟁과 더불어 발생한 제 1차 오일쇼크로 촉발됐으며

두번째 글로벌 리세션은 1980년대 초반 이란 혁명과 이란-이라크 전쟁, 그리고 제 2차 오일 쇼크에 의해 발생했습니다. 당시 국제유가는 전년 동기 대비 150% 가까이 급등했고, 미국 인플레이션은 최고 15%를 보여줬습니다.

세번째 글로벌 리세션은 1990년대 초 걸프전쟁으로 인해 발생했으며, 당시 국제 유가는 전년 대비 80% 가까이 상승했고, 미국의 인플레이션도 위험 수준인 6% 중반대까지 상승했습니다.

네번째 글로벌 리세션은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더불어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발생했는데요, 이 당시에도 국제유가는 전년 대비 100% 가까이 급등했고, 미국 인플레이션도 경계 수준인 5% 중반까지 상승했습니다.

이처럼 국제 유가, 금리 인상 등이 발생했던 이전 상황을 두고 전문가들은 지금의 상황 역시 비슷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작년 가을 국제 유가는 전년 대비 100% 올랐으며, 미 연준 역시 전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기준 금리를 인상하고 있죠.

소비 감소에 대비하지 않은 페덱스

문제는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입니다.

페덱스는 지난 2020, 2021년 항공 화물 용량을 확장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항공 운송은 비행기가 꽉 찰정도로 화물을 적재하지 않으면 수익을 내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때문에 많은 물류 업체들은 화물을 운송하고, 적재하는 공간을 늘리리는데 매우 신중하게 접근을 하고 있죠.

물론 페덱스가 이렇게 항공 화물의 운반 용량을 확장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가속화된 전자상거래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페덱스는 지난해 수요 강세를 보이는 아시아 태평양과 미국 및 유럽을 연결하는 노선에 6개의 신규 항공편을 추가하고, 필리핀 클락에 신규 게이트웨이 시설을 오픈하는 등 항공화물의 적재량 및 설비를 확장하는데 힘을 쏟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 예측과는 반대로 소비자들의 온라인 전자 상거래 이용은 줄어들고 있고, 이에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페덱스는 화물 운송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비단 페덱스 뿐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마존의 경우 코로나 기간 크게 늘렸던 물류창고를 축소중인데요, 이미 미 볼티모어에 있는 2개 시설을 폐쇄했고, 직원 300명을 다른 작업장으로 전환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추진 중이던 미국 내 42개 물류시설 오픈 계획을 폐지하고, 향후 21개를 추가로 추진하기로 한 것 역시 연기한 상황입니다.

미국의 월마트 역시 넘처나는 재고로 인해 몸살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과잉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급업체로부터 수십억달러의 주문을 취소하는 이례적인 모습도 보여줬는데요, 전문가들은 월마드의 이번 조치가 유통업체로는 전례가 없는 것이라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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