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와 아디다스가 트럼프에게 편지를 보낸 사연

2025년, 7월 7일

물류 업무가 쉬워지는 곳, 트레드링스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글로벌 패션 및 스포츠웨어 시장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생산 기지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나이키와 아디다스 같은 신발, 의류 기업들은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가 현실화되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급기야 한마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편지까지 보냈는데요.

단순히 기업의 손익 문제를 넘어, 최종적으로 소비자가 지불해야 할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수출입 현업에 종사하는 모두가 주목해야 할 사안입니다. 트럼프 관세 정책이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글로벌 공급망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기업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아시아에 기댄 생산 구조, 관세 직격탄을 맞다

나이키와 아디다스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의 공급망 구조를 살펴보면 이번 관세 정책의 파급력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비용 효율성을 위해 생산 시설 대부분을 아시아 국가에 두고 있습니다. 실제로 작년 기준 나이키 신발의 95%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에서 생산되었으며, 의류 역시 약 60%가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에서 제조되었습니다.

아디다스 역시 상황은 비슷합니다. 비요른 굴덴 아디다스 CEO는 “현재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제품이 거의 없기 때문에, 높은 관세는 결국 미국 시장에 판매될 모든 제품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해외 생산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공급망 구조는 예기치 못한 관세 장벽 앞에서 취약점을 고스란히 드러낼 수밖에 없습니다.

1조 원대 비용 증가와 실적 악화, 현실이 된 위기

관세 부과는 기업들에게 즉각적이고 막대한 재정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나이키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약 10억 달러(약 1조 3천억 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비용 증가를 넘어, 지난 1년간 시장 가치가 3분의 1이나 하락하고 3년 만에 최악의 분기 실적을 기록한 나이키의 경영 상황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매튜 프렌드 나이키 CFO는 “이번 관세는 새롭고 의미 있는 비용 역풍”이라며 위기감을 표했습니다.

아디다스 역시 불확실성에 직면했습니다. 올해 1분기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관세 문제로 인해 연간 매출 및 이익 전망을 상향 조정하지 못했습니다. 이미 중국산 제품의 대미 수출을 줄이는 등 공급망 다변화를 꾀했지만, 다른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에까지 관세가 부과되면서 여전히 높은 관세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생존의 위협” 업계 공동 대응과 전략적 딜레마

이러한 위협은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 산업 전체의 위기로 번지고 있습니다. 미국 신발유통소매협회(FDRA)는 나이키, 아디다스를 포함한 76개 신발 회사의 서명을 받아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 면제를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했습니다.

이들은 서한에서 “미국 신발 기업과 가정은 막대한 비용 증가로 인해 실존적 위협에 직면했다”고 호소하며, 기존의 높은 관세에 새로운 관세가 더해져 일부 기업은 150%에서 최대 220%에 달하는 관세를 부담해야 하는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조치가 미국 내 제조업 부활로 이어지기보다는 수많은 기업의 폐업과 일자리 감소를 초래할 뿐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기업들은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나이키는 올가을부터 미국 시장에서 가격 인상을 단행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반면, 애널리스트들은 아디다스가 가격 인상에 있어 나이키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나이키나 호카(Hoka)의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가격대에 익숙한 반면, 아디다스의 주력 제품인 ‘슈퍼스타’나 ‘가젤’ 라인은 가격에 더 민감한 소비층을 타겟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관세 압박 속에서 아디다스가 경쟁사보다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에게 안정적인 저비용 생산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더 이상 특정 기업만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 공급망에 연결된 모든 주체에게 닥친 현실입니다. 관세 장벽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언제든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는 지금, 기업들은 생산 기지를 다변화하고 비용 구조를 최적화하는 등 복잡한 전략적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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