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물류의 새로운 기준, 트레드링스입니다.
화물을 ‘어디서, 어떻게’ 환적할 것인가는 수출입 물류 담당자들의 늘 변함없는 고민거리죠. 특히 홍해 사태 같은 굵직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길어지면서, 안전하고 효율적인 대체 경로를 찾는 일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그런데 최근 수십 년간 아시아 물류를 굳건히 책임지던 ‘초대형 환적 허브(Mega-hubs)’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 흐름 속에서 제다, 지부티, 하이퐁, 엔노르 같은 2선급 지역 항만들이 선사 네트워크 안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맡기 시작했습니다. 선사들이 왜 기존 대형 허브 의존도를 낮추고 지역 항만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는지, 그리고 우리 기업의 공급망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최신 해운 분석 데이터를 통해 핵심만 짚어보겠습니다.
임시 조치가 아니다, ‘네트워크 분산화’의 본격화
최근 해운 분석기관 씨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2분기 ‘항만 정기선 연결성 지수(PLSCI)’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선사들은 지금 단순한 ‘혼란 수습’을 넘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아예 새로운 노선 운영 방식을 도입해 글로벌 서비스 네트워크의 판을 새로 짜고 있거든요.
핵심은 이렇습니다. 기존 주요 환적 거점들이 수용할 수 있는 한계치(Connectivity ceilings)에 다다르자, 선사들이 메가 허브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던 서비스와 환적 네트워크 비중을 줄이고 있습니다. 대신 국경을 넘어선 공급망 다변화를 지원하기 좋은 2선급 지역 항만이나 특정 관문 항만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죠. 중동 지역의 기나긴 불안정과 글로벌 제조사들의 ‘차이나 플러스 원(China+1)’ 전략이 맞물리면서, 선사들이 본격적인 ‘네트워크 분산화’에 나선 것입니다.
홍해 위기 이후 다시 주목받는 중동·동아프리카 항만들
이런 변화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곳은 단연 중동입니다. 홍해 위기 이후 선사들은 조금이라도 더 ‘안전한’ 위치를 찾아 항로를 재구축했습니다. 그 결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Jeddah)항은 1분기 403.06에서 2분기 463.02로 전 분기 대비 14.9%나 연결성이 오르며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주었습니다.
걸프 지역의 변화도 흥미롭습니다. 코르파칸(Khor Fakkan)항은 무려 188.6% 급등하며 지수 167.51을 기록했고, 샤르자(Sharjah)항도 18.6% 올랐습니다. 그동안 벙커링(선박 연료 주입) 허브로 주로 활용되면서 컨테이너 연결성 지수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푸자이라(Fujairah)항이 111.01점으로 다시 등장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동아프리카 지역도 수혜를 입고 있습니다. 다만 항만별 흐름은 조금 엇갈립니다. 지부티(Djibouti)항의 연결성은 이번 분기에 8.6% 올라 210.34를 기록했고, 다르에스살람(Dar es Salaam)항은 전 분기 대비 8%, 그리고 2025년 말 이후 11.3% 상승했습니다. 반면 같은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몸바사(Mombasa)항은 지난해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연결성이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시아 메가 허브의 연결성 하락, 선사들의 네트워크 재조정
실무자들이 가장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바로 아시아 주요 관문 항만들의 하락세입니다. 데이터를 보면, 선사들은 혼잡한 대형 항만을 우회해 더 작은 규모의 대안 항만을 선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분기 인도 아대륙을 대표하는 문드라(Mundra)항의 연결성은 5.7% 떨어졌고, 나바셰바(Nhava Sheva)와 콜롬보(Colombo)항도 각각 1.8%, 0.1%씩 감소했습니다. 반면 그 주변의 피파바브, 엔노르(Ennore), 하지라, 비사카파트남 같은 2선급 항만들은 일제히 성장을 기록했죠. 이를 두고 씨인텔리전스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지역 릴레이 화물을 처리하기 위해, 혼잡한 대형 거점 대신 2선급 항만 네트워크를 활용하려는 의도적인 전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글로벌 물류의 심장부인 아시아 최대 허브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싱가포르항의 연결성은 2025년 4분기 최고점(1,876.95)을 찍은 뒤 올해 2분기 1,833.94로 내려왔습니다. 말레이시아의 포트클랑(-5%)과 탄중펠레파스(-7.1%)도 눈에 띄게 하락했고, 중국의 상하이(-2%)와 닝보(-2.2%)항마저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게 무역량이 줄었다는 우울한 신호는 아니라고 선을 긋습니다. 오히려 화물이 여러 항만으로 분산되면서, 선사들이 불필요하게 중복되는 환적 노선을 정리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차이나 플러스 원’이 가른 지역 항만의 명암
글로벌 제조 기업들이 중국을 벗어나 다변화를 시도하면서, 동남아시아 항만들 사이에도 뚜렷한 승자와 패자가 나뉘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하이퐁(Haiphong)항은 최근 분기 동안 5.1% 성장하며 연결성 기준으로 호찌민시를 앞질렀고, 태국의 램차방(Laem Chabang)항도 4% 성장하며 입지를 다졌습니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약진이 매섭습니다. 세마랑(Semarang)항은 장기적으로 46.6%나 연결성이 올랐고, 바탐(Batam)섬은 선사들이 지역 피더(Feeder) 네트워크에 본격적으로 편입시킨 2023년 초 이후 지수가 무려 320% 이상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실무 차원의 중요한 시사점이 하나 나옵니다. ‘투자가 곧 물류 연결성 증가’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말레이시아 페낭(Penang)항의 경우, 최근 전자 및 반도체 분야에서 상당한 투자를 끌어모았음에도 불구하고 2023년 이후 연결성이 오히려 18.2% 떨어졌습니다. 산업 투자가 늘어도 선사들이 직기항을 줄이고 피더선 서비스에 더 의존하게 되면, 항만 연결성은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공급망 설계 시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운 네트워크의 새 판 짜기, 이제는 대체 항만까지 함께 봐야 할 시대
지금까지 살펴본 지부티, 엔노르, 하이퐁 같은 지역 항만들의 성장은 결코 일시적인 유행이나 이상 현상이 아닙니다. 씨인텔리전스의 분석처럼, 이는 이미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 ‘고정된 운영 기준(Locked-in operational baselines)’에 가까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흐름은 현업에 계신 담당자분들께 아주 명확한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과거처럼 소수의 초대형 허브 항만에만 화물을 집중시키는 획일적인 경로는, 예기치 못한 항만 혼잡이나 지연 리스크 앞에서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새롭게 떠오르는 지역 2선급 항만들의 동향을 함께 살피고, 필요할 때 검토할 수 있는 대체 경로까지 고려하는 유연함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해운 네트워크 속에서 우리 회사 화물의 현재 위치와 리스크를 정확히 파악하는 일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트레드링스의 물류 데이터와 공급망 가시성 솔루션을 활용하면, 예기치 못한 변수 앞에서도 더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트레드링스는 앞으로도 물류 현장에서 땀 흘리시는 실무자 여러분을 위해, 가장 쓸모 있고 발 빠른 해운 인사이트를 전해드리겠습니다. 물류의 새로운 기준, 트레드링스와 함께 경쟁력 있는 공급망을 만들어가시길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