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물류의 새로운 기준, 트레드링스 입니다.
물류 담당자라면 요즘 뉴스를 볼 때마다 한숨부터 나오실 것 같습니다. 중동 분쟁으로 묶여 있던 호르무즈 해협이 드디어 재개방된다는 소식, 반가운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제 괜찮아지겠지”라고 안심하기엔 아직 이른 상황입니다.
글로벌 주요 선박 중개사 분석가들은 이번 휴전을 두고 “혼조세(mixed at best)”라는 단어를 꺼내 들었습니다.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요?
시장은 환호했지만, 실제 회복은 ‘천천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휴전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습니다. 유가는 하락했고, 건화물 선물 운임(FFA)도 개선된 시장 심리를 타고 올랐습니다. 케이프사이즈 4월·5월·6월 FFA 계약이 각각 약 500달러씩 상승 마감했으며, 여타 계약들도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선박 중개사 Arrow의 수석 리서치 책임자 부락 체티녹(Burak Cetinok) 팀은 “14일간의 휴전 기간은 화물 흐름을 의미 있게 전환시키기엔 너무 짧다”고 못 박았습니다. 호르무즈 서쪽에 묶여 있던 약 200척의 벌크선이 빠져나오기 시작하면, 오히려 유효 선복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나 운임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게다가 항로가 열리더라도 탱커가 먼저 통과하기 때문에 벌크선의 실질적인 이동은 더 늦춰질 수밖에 없습니다. 의미 있는 수준의 내향 물동량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Arrow의 판단입니다.

‘재개방’은 맞지만, 조건이 붙었습니다
SSY 글로벌 리서치 헤드 로아르 아들란(Roar Adland)은 한층 구체적인 경고를 내놨습니다. 이란 측이 언급한 ‘제한적 일일 통항’은 하루 10~15척 수준에 불과하며, 이는 전쟁 이전 통항량의 약 10%에 그칩니다. 숫자만 봐도 정상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이란이 중립국 선박의 통과에 대해 약 200만 달러($2m)의 ‘통행료’를 요구하고 있다는 소문도 시장에 퍼지고 있습니다. 이 금액이 실제로 적용된다면 특히 비에너지 화물을 운반하는 소형 선박들은 경제적으로 통과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아들란은 전쟁 위험 프리미엄과 보험 비용이 실질적으로 낮아지는지를 지켜보는 것이 선박의 안전 통항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가 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당장의 고통: 벙커 가격과 에너지 수급
이번 분쟁이 벌크선 시장에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준 것은 높은 벙커 연료 가격이었습니다. 호르무즈 서쪽에 묶여 있던 LNG·LPG·원유·정제유 탱커들이 풀려나면 에너지 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나, 이 효과가 실제 벙커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들란은 에너지 가격을 안정시켜 주는 효과가 일시적일 수 있다고 봤으며, 중동만(Middle East Gulf) 항로의 5주간 운항 차질이 이미 전 세계적인 물리적 에너지 부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장기 전망: 벌크선 시장엔 우호적 신호
단기 불확실성과 달리, 장기 관점에서는 벌크선 시장에 보다 강한 반등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들란은 특히 에너지 화물을 중심으로 기회를 노리는 선주들이 리스크를 감수하며 중동 항로에 복귀할 경제적 유인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2주간의 임시 휴전만으로는 대규모 복귀 여부를 판단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Arrow는 중동 지역의 억눌렸던 수입 수요가 재고 재건 사이클과 전략적 비축 수요를 이끌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전쟁으로 파괴된 인프라 재건에 필요한 원자재 수요도 중장기적으로 물동량을 지지하는 요인이며, 무역 흐름이 정상화되면 그간 지연됐던 조달 및 프로젝트 발주가 재개되면서 추가 수요를 만들어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석탄 수요가 줄어드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만 Arrow는 각국이 추가적인 에너지 공급 차질에 대비해 석탄 재고를 계속 확보하려 할 것이라며, 이 부분에서 물동량이 일정 수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반면 부정적 요인도 함께 작용합니다. 군사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알루미늄 제련소와 같은 인프라 손상은 벌크선 수요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알루미늄 제련소의 원료인 보크사이트(bauxite) 수요가 함께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아들란은 인프라 피해, 보관 시설 부족, 비자발적 생산 중단 등 복합적인 원인에 따른 원자재 생산 차질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실무자를 위한 제언
지금 이 시점에서 물류·SCM 담당자에게 필요한 건 ‘낙관’도 ‘비관’도 아닙니다. 휴전은 불안정하고, 통행 조건은 불명확하며, 운임은 언제든 출렁일 수 있습니다. 중동발 원자재나 에너지 화물 일정을 관리하신다면, 단기 정상화를 가정한 계획보다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열어두고 공급망 가시성을 확보하는 것이 지금 이 국면을 헤쳐나가는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트레드링스는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글로벌 물류 환경 속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로 여러분의 의사결정을 지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