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호르무즈 해협 우회할 신항만 짓는다

2026년, 7월 15일

안녕하세요. 물류의 새로운 기준, 트레드링스입니다.

두바이 제벨알리는 오랫동안 중동 물류의 심장이었습니다. 지난해에만 1,560만 TEU를 처리하며 특히 중국과 아프리카를 잇는 재수출 허브 역할을 해 왔고, 두바이가 글로벌 물류 거점으로 올라선 발판도 이 항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제벨알리를 키워 낸 DP월드가, 돌연 두바이 바깥 동부 해안에 새 항만을 짓겠다며 정부와 협의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DP월드를 이 테이블까지 불러낸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해협이 닫히자 제벨알리의 활동은 90~95% 사라졌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즈(FT)에 따르면 2월 말 전쟁이 시작된 뒤 이란이 UAE를 향해 쏜 드론과 미사일은 3,000발에 육박하는데,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규모입니다. 전쟁 초기에는 제벨알리에서 화재가 났고, 당국은 미사일 요격 뒤 떨어진 잔해를 원인으로 지목했죠.

결정타는 봉쇄였습니다.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을 닫자, 역내 최대 컨테이너 항만인 제벨알리의 활동은 90~95% 감소했습니다.

통항은 지금도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전쟁 전 하루 약 135척이 지나던 이 수로는, 미국과 이란이 임시 휴전에 서명하고 잠시 다시 열렸다고 선언된 뒤에도 하루 40회를 좀처럼 넘기지 못했습니다. 그마저도 오래가지 못했죠. 지난 한 주 사이 보복 공격이 오가고 이란이 이 좁은 수로에서 선박을 공격하면서, 통항은 다시 실낱같은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제벨알리가 받을 충격은 영구적일 수 있습니다

제벨알리의 발목을 잡은 것은 항만의 위치입니다. 서두에 언급한 1,560만 TEU도, 중국과 아프리카를 잇는 재수출 허브라는 지위도, 이란과 오만 사이의 좁은 수로 하나에 기대고 있습니다.

컨설팅사 베스푸치 마리타임의 라스 옌센 대표는 “제벨알리가 받는 충격은 상당하고 영구적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진단했습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번 분쟁의 여파로 DP월드의 전체 수익이 2025년 66억 달러에서 올해 약 59억 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급히 돌린 화물에 동부 해안은 이미 포화입니다

DP월드는 개전 이후 제벨알리 화물을 UAE 동부 해안의 푸자이라와 인근 코르파칸으로 돌려 왔습니다. 두 항만은 이번 위기의 여파로 심각한 혼잡을 겪고 있죠.

동부 해안으로 몰리는 것은 DP월드의 컨테이너만이 아닙니다. 샤르자에 기반을 둔 걸프테이너는 이달 초 코르파칸의 처리 능력을 늘리겠다며 2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아부다비는 본래 푸자이라를 통해 원유 일부를 내보내고 있으며, 호르무즈를 우회하는 물량을 더 늘릴 계획입니다.

DP월드는 해협 바깥 푸자이라(Fujairah)로 길을 돌립니다

이미 화물이 향하고 있는 그 해안에, DP월드는 아예 새 항만을 짓기로 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DP월드는 푸자이라 연안에 완전히 새로운 다목적 항만을 개발하고, 같은 에미리트의 기존 항만에는 신규 터미널을 짓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두 곳 모두 호르무즈 해협 안쪽이 아닌, 그 바깥의 오만만을 마주 보고 있는 자리입니다. 이렇게 오만만에 거점을 넓히면 컨테이너는 해협을 통과하지 않고도 UAE로 들어오고 나갈 수 있으며, 이후 트럭에 실려 두바이와 아부다비, 인근 걸프 국가로 육상 운송됩니다. 해협을 배로 지나는 대신, 아예 육지로 우회하는 셈입니다.

이 계획은 이란과의 향후 적대 상황에 대비해 해협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를 지키겠다는 UAE 정부의 폭넓은 구상과도 맞물립니다. 다만 지난 20년간 전 세계에 항만·물류 제국을 세운 DP월드에게도, 제벨알리는 여전히 그룹과 소유주 두바이의 가장 값진 자산입니다. 그 용량의 일부를 두바이 바깥으로 옮긴다는 것은, 두바이라는 에미리트 전체를 흔드는 지각변동에 가깝습니다.

물론 아직은 청사진 단계입니다. DP월드는 정부 관계자들과 텀시트를 논의 중이며, 사업 구조와 자금 조달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회사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새 항만은 이르면 1년 반 안에 완공될 수 있고, 초기 투자는 수억 달러 규모이나 필요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DP월드는 세부 확인을 거절하면서도 “이번 교란을 헤쳐 나가기 위한 다각화 계획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래도 제벨알리는 축소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제벨알리는 버려지는 걸까요. 걸프 관계자들은 동쪽으로 무게를 옮기더라도 제벨알리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제벨알리는 컨테이너만 다루는 항만이 아닙니다. 수십 년에 걸쳐 지어지고 확장되는 동안 이곳에는 광대한 경제자유구역이 들어섰고, 중공업 시설과 창고가 나란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회사 고위 관계자 역시 FT에 “제벨알리는 계속 제벨알리로 남을 것”이라며 “결코 축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새 항만을 짓는 이유도 같은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그는 “DP월드로서는 나름의 계획이 있고, 동부 해안을 아주 적극적으로 살펴봐 왔다”라며, 새 항만은 해협이 다시 막히고 제벨알리가 또 멈춰 설 상황에 대비한 방어적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DP월드의 이번 계획은 전쟁이 역내에 강제한 변화를 그대로 보여 줍니다. UAE 정부의 구상도, 걸프테이너의 20억 달러도, 아부다비의 원유 우회도 마찬가지죠. 호르무즈를 아무 일 없이 지날 수 있다는 전제 위에 세워 온 인프라와 경제 회랑을, 이제 이들이 하나씩 다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중동 노선을 다루는 물류 담당자에게도 숙제가 남습니다. 도착지 항만이 제벨알리에서 동부 해안으로 바뀔 가능성, 그 뒤에 붙는 육상 구간의 리드타임, 이미 혼잡한 푸자이라와 코르파칸의 사정까지, 이 셋을 함께 놓고 계획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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