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하반기 해운시장 전망 – 상반기에 뛴 컨테이너 운임과 케이프사이즈, 하반기에도 이어질까요?

2026년, 9월 1일
  • 아시아~유럽 컨테이너 운임은 FEU당 2,500달러에서 5,000달러로, 아시아~미국 서안은 2,000~2,500달러에서 6,000달러로 올랐습니다
  •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계기였고, 5% 수준의 수요 성장과 벙커유 가격 상승, 허브 항만의 기능 상실, 선적 앞당기기가 함께 겹쳤습니다
  • 컨테이너 운임은 고점을 지났지만 단기 급락 가능성은 낮게 전망됩니다
  • 벌크선은 케이프사이즈만 강세였고, 2분기 케이프사이즈 용선료는 2021년 수준에 근접했습니다
  •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모두 2027년부터 신조선 인도 물량이 수급을 압박할 전망입니다

안녕하세요. 물류의 새로운 기준, 트레드링스입니다.

올해 초 컨테이너 시장은 조용했습니다. 춘절을 전후해 스팟 운임이 잠깐 올랐지만 그때뿐이었죠. 그런데 반년 만에 아시아발 유럽행 운임이 그때의 두 배가 됐습니다.

이 반년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그리고 이 운임, 하반기에도 버틸 수 있을까요?

상반기 컨테이너 시장,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며 뒤집혔습니다

해운 분석기관 마리타임 스트래티지스 인터내셔널(MSI)의 대니얼 리처즈(Daniel Richards)에 따르면 올해 초 분위기는 홍해 사태가 막 시작되던 무렵과 비슷했습니다. 선사들은 간신히 흑자를 내는 수준에 머물렀고, 춘절 스팟 반등이 지나간 뒤로는 다시 약세로 기울었습니다. 신조선이 본격적으로 쏟아지는 시점은 2027년인데, 그보다 앞서 시장이 약세 구간으로 들어서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다 이란 사태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혔습니다. 컨테이너선이 받은 충격은 유조선만큼 크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벙커유 가격이 전 세계적으로 오르며 운임을 끌어올렸고, 중동 일부 항로에서는 운임이 급등했습니다. 걸프 지역에 발이 묶인 선박이 생기면서 쓸 수 있는 선복도 줄었습니다.

정작 예상을 벗어난 건 시장의 반응이었습니다. 유류할증료만 반영됐다면 운임은 수백 달러 오르는 데 그쳤어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두 배를 넘겼습니다.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화물은 분쟁 전 FEU당 2,500달러 안팎이었는데 상반기 말 기준으로는 5,000달러 수준입니다. 아시아에서 미국 서안으로 가는 화물도 2,000~2,500달러에서 6,000달러 부근까지 올랐습니다.

리처즈는 예상을 한참 웃도는 반응이었다며 “여러 사건이 겹치면서 선사에게는 훨씬 수익성 높은 시장이, 실화주와 화주에게는 훨씬 변동성 큰 시장이 만들어졌다”라고 말했습니다.

컨테이너 운임을 끌어올린 상반기 요인들

상반기 컨테이너 운임을 밀어올린 원인은 하나가 아닙니다. 여러 요인이 한꺼번에 겹쳤습니다.

우선 수요가 5%가량 꾸준히 늘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벙커유 값이 오르자 일부 선박이 연료를 아끼려 속도를 낮췄습니다. 배가 느리게 가면 같은 화물을 나르는 데 더 오래 걸리고, 그만큼 시장에서 굴릴 수 있는 선복은 줄어듭니다.

제벨알리(Jebel Ali)처럼 핵심 허브가 제 기능을 못 하게 된 것도 컸습니다. 화물이 거쳐 가야 할 길목이 막히면 여파는 그 항만에서 끝나지 않고 연결된 항로 전체로 퍼지죠. 여기에 미국으로 들어가는 화물 중 일부는 수입업체들이 앞당겨 실어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혼잡까지 겹쳤습니다. 처음에는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허브 항만들이 몸살을 앓았고, 상반기 말 기준으로는 상하이에 몰려 있습니다. 앞서 본 운임 급등은 이 요인들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였습니다.

리처즈는 이번 국면을 운임이 특정 사건에 폭발적으로 반응한 세 번째 사례로 꼽았습니다. 앞선 두 번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몇 해 전 홍해 사태였습니다.

하반기 컨테이너 운임, 고점은 지났지만 쉽게 내려오지 않을 전망입니다

그러면 이 운임이 언제까지 갈까요? 태평양 항로에서는 이미 운임이 빠지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래도 당장 무너지지는 않으리라는 게 리처즈의 판단입니다. 이란 사태 전보다 유가가 높게 유지되는 한 유류할증료도 쉽게 내려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수요 쪽 전망도 비교적 밝습니다. 중국 수출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여전한 데다, 중국 내수가 자국 공장에서 찍어내는 물량을 다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의 물량이 세계 공산품 시장으로 계속 밀려드는 셈인데, 당분간 이 흐름이 달라질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입니다.

공급 쪽은 어떨까요. 상반기 선복 증가율은 5%로 수요 증가율과 정확히 같았습니다. 상반기 공급을 감당할 만한 수준으로 본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반기부터는 인도량이 조금 늘겠지만, 신조선이 한꺼번에 밀려드는 시기는 2027년 이후입니다. 돌발 변수만 없다면 운임은 이미 고점을 찍었고, 그렇다고 단기간에 급락하지도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컨테이너 용선 시장은 상반기 내내 선주가 칼자루를 쥐었습니다

운임과 용선료는 같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용선 시장은 여전히 강세이고, 협상 구도도 선주 쪽에 유리합니다. 정기용선료는 2024년 상반기에 오른 뒤 계속 높은 수준을 지키고 있고, 폭은 작아도 지금까지 오르는 중입니다.

선사들이 계속 배를 확보하려 하는 게 이유입니다. 특히 8,000TEU 미만 선형에 수요가 몰리는데, 이 구간은 선대가 잘 늘지 않습니다. 지금 선사에 배를 내주려는 쪽이라면 협상에서 매우 유리하고, 올해 남은 기간에도 이 구도가 바뀔 것 같지 않다는 게 리처즈의 판단입니다. 운임이 약해지더라도 용선료와 중고선가는 시차를 두고 따라간다는 전망도 덧붙였습니다.

지금 나오는 발주 자체는 걱정거리가 아닙니다. 올해 들어 상반기까지 계약된 물량은 190만TEU 정도로, 2025년 한 해 500만TEU와는 규모가 다릅니다. 발주는 선복이 빠듯한 중소형선으로 옮겨갔고, 그리스 선주들과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 선주들의 움직임이 눈에 띕니다. 중소형선 선대가 얼마나 노후했는지를 감안하면 발주가 늘어난 것도 대체로 납득이 가는 수준입니다.

컨테이너선의 진짜 부담은 2027년 이후 쏟아질 대형선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2027년과 2028년에 인도될 배들은 전체 수급 균형에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소형선과 사정이 다른 건 대형선입니다. 대형선과 초대형선이 줄줄이 들어오는데, 그만큼 폐선으로 빠져줄 노후 선대가 마땅치 않습니다. 들어오는 만큼 나가야 균형이 맞는데 한쪽만 늘어나는 셈이죠.

그럼 새로 들어온 초대형선은 어디에 투입될까요. 보통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간선항로입니다. 그 자리에 있던 배들은 물동량이 그보다 적은 항로로 옮겨가고, 거기 있던 배들은 다시 한 단계 아래로 내려갑니다. 이렇게 선박이 순차적으로 재배치되는 흐름을 업계에서는 캐스케이드(Cascade)라고 부릅니다.

이 흐름은 아래쪽 항로가 넘어온 배들을 소화할 수 있을 때만 돌아갑니다. 2015년과 2016년이 그랬듯, 위에서 내려오는 배가 너무 많으면 규모가 작은 항로는 그 물량을 다 받아내지 못합니다. 리처즈가 지금 상황을 눈여겨보는 지점도 여기입니다.

상반기 벌크선 시장, 케이프사이즈만 올랐습니다

MSI 디렉터 윌 프레이(Will Fray)에 따르면 벌크선 시장은 사정이 다릅니다. 연초에 약세로 시작해 갈수록 나아지긴 했는데, 오르내림이 심했고 오른 것도 케이프사이즈뿐이었습니다.

중동 사태로 마이너 벌크 교역이 직접 타격을 입었습니다. 마이너 벌크는 비료나 골재처럼 철광석, 석탄만큼 대량으로 오가지는 않는 화물을 통칭하는 말로, 주로 케이프사이즈보다 작은 배들이 나릅니다. 여기에 파나막스 선복까지 꽤 많이 늘면서 케이프사이즈보다 작은 선형의 수익성이 눌렸습니다.

반면 철광석과 보크사이트 교역, 그리고 이걸 실어 나르는 케이프사이즈는 탄탄했습니다. 2분기 케이프사이즈 용선료는 2021년 수준에 근접했지만, 그보다 작은 선형은 50% 낮았습니다.

상반기 벌크선 중고선가,
운항 수익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벌크선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중고선가입니다. MSI가 월간 벌크선 보고서 호라이즌(Horizon)에 실은 분석이 이 상황을 잘 보여줍니다. 투자금에 대해 최소 연 10%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배를 사서 5년간 운항한다고 가정해 보면, 운임 선물시장이 강세인 점을 감안해도 그 배를 굴려 버는 돈으로는 기대 수익을 채우지 못합니다. 5년 뒤 되팔 때 선가가 더 올라 있어야 계산이 맞는다는 뜻이죠.

그런데도 선가는 오르고 있습니다. 첫 번째 배경은 선대 노후화입니다. 오래된 배를 대신할 선령 낮은 배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있는데, 신조선가가 워낙 비싸고 인도 슬롯을 잡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래서 새로 짓는 대신 이미 나와 있는 배를 사는 쪽으로 돌아선 선주가 나왔습니다.

다만 이 설명으로 다 풀리지는 않습니다. 오르는 게 선령 낮은 배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노후선 값도 같이 오르고 있는데, 투기적 매입이거나 단기 화물을 확보해 둔 데 따른 단기 요인일 수 있다는 게 프레이의 추정입니다.

하반기 벌크선 시장은 호르무즈와 엘니뇨에 달렸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제한되면서 상반기 벌크선 시장이 받은 직접적인 타격은 작은 배들에 몰렸습니다. 역내에서 나가던 비료와 골재 수출이 끊겼고, 반대로 들어오던 곡물과 철강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중동이 전 세계 건화물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 정도입니다. 얼핏 작아 보이는 숫자지만, 프레이는 실제 교역량과 수급 균형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간접적인 영향은 경우에 따라 더 클 수도 있습니다. 유가와 가스 가격이 오르면서 석탄 교역이 덕을 봤고, 일본과 한국, 대만으로 향하는 용선이 늘었습니다. 벙커유 값이 오른 것도 시장을 바꿔놨습니다. 용선 시장이 강세인 국면인데도 연료비 부담 때문에 배들이 오히려 속도를 낮추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상황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프레이는 이란 사태가 단기간에 풀리기는 갈수록 어려워 보인다고 봤습니다. 지금까지 관찰된 교란은 마이너 벌크 교역에서 특히 계속될 전망이고, 해협이 어떤 식으로든 다시 열리더라도 걸프를 오가는 교역이 곧바로 정상으로 돌아오지는 않으리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하반기 시장을 좌우할 변수가 두 가지 더 있습니다. 하나는 중국입니다. 중국 수요는 여전히 약하지만, 중국 안에서 캐내는 철광석 생산이 줄어들 것이라는 가정이 깔려 있습니다. 자국 생산이 줄면 그만큼 밖에서 실어 와야 하니, 호주와 브라질, 그리고 새로 개발 중인 시만두(Simandou)에서 나가는 물량이 늘어나게 됩니다.

다른 하나는 엘니뇨입니다. 석탄 쪽은 방향이 비교적 뚜렷합니다. 동북아시아에서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동시에 수력 발전량이 줄면, 그 공백을 석탄이 메우면서 수요와 교역이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곡물은 예측이 더 까다롭습니다. 호주에서 나가는 물량이 줄고 중남미 작황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지만, 이건 올해보다 내년에 드러날 공산이 큽니다.

올해 건화물 물동량은 1.5%, 선복 수요는 4.5% 늘어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요인을 다 더하면 올해 건화물 물동량은 얼마나 늘어날까요. MSI가 내놓은 전망치는 1.5%입니다. 1년 전에 제시했던 숫자와 비슷한 수준이죠. 다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성장을 이끌 품목이 달라졌습니다. 이전 전망에서는 마이너 벌크가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봤는데, 이번에는 철광석과 보크사이트 쪽에 무게가 실렸습니다. 앞서 본 케이프사이즈 강세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됩니다.

이 1.5% 옆에 같이 놓고 봐야 할 숫자가 하나 더 있습니다. 같은 기간 벌크선 선복 수요는 4.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실을 화물은 1.5% 느는데 그 화물을 나르는 데 필요한 선복은 세 배 빠르게 늘어난다는 계산인데, 시장의 비효율이 이 격차에 반영돼 있다는 분석입니다. 앞서 언급한 엘니뇨가 심하게 나타나 파나마 운하까지 영향을 받는다면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럼 배는 얼마나 늘어날까요. 벌크선 선대는 선복량 기준 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선복 수요 전망치와 얼추 비슷한 수준입니다. 선형별로는 파나막스가 5%로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몇 년간 인도가 적었던 케이프사이즈도 다시 늘어나는 추세인데, 프레이는 이것이 운임에 곧바로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2027년으로 갈수록 누적된 인도 물량이 이 선형의 수급을 압박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올 하반기, 화물 스케줄 관리가 중요해집니다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은 상반기 내내 다른 이유로 움직였습니다. 한쪽은 호르무즈가 막히면서 운임이 튀었고, 다른 한쪽은 철광석과 보크사이트 덕에 케이프사이즈만 올랐습니다. 그런데 부담이 커지는 시점으로 지목된 해는 두 시장 모두 2027년입니다. 컨테이너선은 초대형선, 벌크선은 케이프사이즈 인도 물량이 그때부터 수급을 시험하게 됩니다.

그전까지 화주와 물류 담당자가 먼저 부딪히는 건 운임보다 일정입니다. 앞서 짚은 감속 운항과 허브 항만의 기능 상실, 상하이로 옮겨간 혼잡은 모두 배가 언제 도착하느냐에 직접 영향을 주는 요인들입니다. 걸프 지역에는 아직 묶여 있는 배도 있고요. 부킹할 때 받은 스케줄만 보고 도착 시점을 잡기 어려운 조건이 한꺼번에 겹친 셈입니다.

이럴 때 봐야 할 건 처음 받은 스케줄보다 지금 화물이 어디쯤 와 있고 도착 예정일이 얼마나 밀렸는지입니다. 트레드링스 Ocean Visibility는 여러 선사에 나눠 실은 화물의 현재 위치와 운송 이벤트, 바뀐 ETA를 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게 지원합니다. 항로와 허브가 계속 바뀌는 구간에서는 일정이 틀어졌다는 사실을 얼마나 빨리 아느냐가 대응할 수 있는 폭을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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