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물류의 새로운 기준, 트레드링스 입니다.
수에즈 운하 봉쇄에서 시작해 홍해 선박 피격, 파나마 운하 가뭄, 그리고 최근의 중동 전쟁에 이르기까지, 지난 몇 년간 글로벌 물류 현장은 사실상 위기의 연속이었습니다. 한 가지 사건이 잦아들기 무섭게 또 다른 사건이 고개를 들면서, ‘예측 가능한 일정’이라는 표현 자체가 점점 낯설어지는 시대로 접어든 것입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화주든 선사든,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통보하는 방식만으로는 더 이상 함대를 운영하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같은 문제의식이 최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Journal of Commerce Breakbulk and Project Cargo Conference 2026’ 무대에서도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에 참석한 자동차 운반선(Ro-Ro), 다목적선(MPV), 중량물 운송선 등 글로벌 주요 선사 경영진들은 입을 모아, 이제는 조기 참여와 투명한 정보 공유, 그리고 열린 소통이 화주와 선사 모두에게 필수 조건이 되었다고 진단했습니다. 불확실성이 더 이상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었다는 인식 아래, 각 선사가 어떤 방식으로 이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고 있는지를 가감 없이 공유한 자리였습니다.
‘예측 가능한 시대’는 흔들리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출발점을 가장 선명하게 짚어준 인물은 자동차 운반(Ro-Ro) 선사 발레니우스 빌헬름센(Wallenius Wilhelmsen Ocean)의 카르스텐 벤트(Carsten Wendt) 임원이었습니다. 그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를 가르는 결정적 분기점으로 ‘스케줄 예측 가능성의 약화’를 꼽았습니다. 벤트 임원은 “코로나 이전에는 해운 환경이 일정 측면에서 어느 정도 예측 가능했다”며, “그러나 코로나 이후로는 전 세계 어딘가에서 끊임없이 불이 나고 있는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쪽 불을 끄는 순간 또 다른 곳에서 새로운 불이 시작되는, 동시다발적 위기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의미입니다.
그가 직접 거론한 사례만 살펴봐도 이 흐름은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컨테이너선의 수에즈 운하 봉쇄 사고,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 미국 볼티모어 프란시스 스콧 키 다리(Francis Scott Key Bridge) 붕괴, 그리고 가뭄으로 인한 파나마 운하 수위 저하까지, 모두 코로나 이후 글로벌 공급망을 잇따라 뒤흔든 사건들입니다.
이런식으로 흐름이 이어졌기에 그는 “지금 한 위기가 끝났다 하더라도, 또 다른 위기가 모퉁이를 돌아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에 대비해야 한다”며, 위기 대응을 일회성 대응이 아닌 상시적 과제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화주와 선사, 이제는 ‘한 팀’으로 움직인다
이렇게 위기가 일상화되면서, 화주와 선사 사이에서 가장 먼저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양측의 관계 그 자체였습니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계획을 통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양쪽이 같은 문제를 함께 들여다보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을 짚어낸 인물은 독일 다목적·중량물 운송선사 BBC 차터링(BBC Chartering)의 울리히 울리히스(Ulrich Ulrichs) CEO입니다. 그는 변화의 키워드로 ‘열린 소통, 잦은 소통’을 꼽으며, 업계 전반이 이제 ‘예상치 못한 상황을 예상하는 일’에 익숙해졌고 특히 선사들은 위기 상황에서 빠르게 반응하는 능력을 길러왔다고 평가했습니다.
그 단적인 예가 이란 전쟁이 발발했을 당시의 대응 속도였습니다. 그는 “다른 위기들에 비해 우리가 훨씬 빠르게 반응했다고 본다”고 말했는데, 이는 반복된 위기를 거치며 선사 내부의 위기 대응 근육이 단련되어 왔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화주와 직접 마주하는 영역에서도 같은 변화가 감지됩니다. 초중량물 운송선 점보(Jumbo)와 SAL-인터마린(SAL-Intermarine)을 운영하는 독일 기반 JSI 얼라이언스(JSI Alliance)의 안데르스 휴루프(Anders Hyrup) 미국 영업·프로젝트 부사장은 코로나 전후의 분위기 변화를 흥미롭게 짚어냈습니다.
그는 코로나 이전에는 선사와 화주 사이에 ‘우리 대 그들(us-versus-them)’ 같은 분위기가 다소 있었다고 회고하며, “이제는 그 경계가 흐려졌고, 양쪽 모두에게 이슈가 있다는 공감대 위에서 한 팀이 되어 움직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건설도 지연되고, 생산도 지연되고, 선박도 지연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대비해야 한다”며, 이제는 지연 자체를 전제로 사업 계획을 짜는 단계로 들어섰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연료 수급도 ‘버퍼 전략’으로 — 운영 방식의 재설계
화주와의 관계가 한 축이라면, 또 다른 축에서는 선박 운영 그 자체에서도 변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 다목적선사 G2 오션(G2 Ocean)의 마이클 뫼를란(Michael Mørland) 대서양 지역 프로젝트 카고 디렉터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연료 수급 전략의 변화를 꼽았습니다.
그는 중동 전쟁이 다목적선이 의존하는 연료 공급망 자체를 흔들어 놓았다고 진단했습니다. 벙커유 가격이 출렁이고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항해 일정과 연료 조달 모두에 사전 계획의 무게가 한층 더 실리게 되었다는 설명입니다. 이에 G2 오션은 운영 방식 자체를 새롭게 조정했습니다. 뫼를란 디렉터는 “전통적으로 보유하던 양보다 더 많은 벙커유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가격이 더 합리적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민첩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비용 변동성과 공급 차질이라는 이중의 리스크를, 재고 버퍼와 조달 유연성으로 흡수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화주·SCM 담당자에게 남는 시사점
이번 컨퍼런스에 모인 네 명의 패널은 각자 다른 선종과 다른 노선을 이야기했지만, 그 결론은 한 곳으로 모였습니다. 위기의 빈도는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며, 이러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결국 ‘소통의 속도’와 ‘실행의 민첩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데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비단 선사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선사들이 더 빨리 반응하고, 더 자주 소통하며, 더 큰 버퍼를 두고 움직이는 방향으로 진화한 만큼, 화주와 SCM 담당자 역시 단순히 결과를 통보받는 위치에 머물러서는 곤란합니다. 운항 현황과 변동 사항을 선사와 함께 들여다보고, 함께 판단하는 진정한 의미의 파트너십 구조로 한 걸음 더 나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트레드링스는 바로 이 지점에서 화주와 물류 담당자의 의사결정을 돕고 있습니다. 선박 운항 정보, 항만 상황, 일정 변동처럼 여러 채널에 흩어져 있던 데이터를 한 화면에서 확인하고 즉각적인 판단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Tradlinx Ocean Visibility’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위기 자체를 막을 수는 없더라도 더 빨리 인지하고 더 빨리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함입니다. 트레드링스가 그 환경의 새로운 기준이 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