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알기 쉽게 설명해드립니다!

2022년, 9월 7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알기 쉽게 설명해드립니다!

전 세계적으로 중국의 원자재 공급망 장악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아지면서 이를 제재하기 위한 법들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8월 16일 발효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의 경우 국내 기업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이에 우리 정부 역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데요,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도대체 어떤 법안이길래 이토록 뜨거운 이슈가 된 것일까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해 알기 쉽게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 (Inflation Reduction Act)은 어떤 법안일까?

지난 16일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지난 8월 16일,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에 따라 발효됐습니다.

인플레이션감축법은 당초 3조 5000억 달러 규모로 계획된 ‘국가재건법안(BBBA, Build Back Better Act)’의 축소판입니다. 초기에 건강보험확대, 의약품가격인하, 기후변화대응, 이민 및 조세제도 개편, 저소득층 지원 등이 포함됐지만 당내 의견 차이로 2조 달러 규모로 축소됐고, 이후 물가 및 증세 우려 등으로 법안 통과에 난항을 겪다 결국 7400억 달러 규모로 축소되면서 통과됐죠.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궁극적으로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 상황에서의 “미국 국민 생활 안정화”라는 대의명분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의약품·에너지 가격 인상 억제를 통한 물가 안정화는 물론, 의료비와 에너지 비용 감소 및 세액 공제 등 직접적인 가계 지출 축소를 도모하고 있죠. 또한 청정에너지 산업 발전이 일자리 창출 및 가계 소득 안정화에 기여한다는 명분도 내세우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해당 법안의 재원 마련을 위해 연간 수익 10억 달러 이상인 150여 개 대기업들에게 15%의 최저 법인세를 부과하고, 대기업들의 자기주식 취득에 대해 1%의 세금을 부과해 10년간 약 7500억 달러의 추가 세수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주요 내용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우선 보건(Healthcare), 청정에너지(Clean Energy), 조세(Taxes)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주요 내용

먼저 “보건 의료”분야의 내용을 살펴보면 처방 의약품의 가격 인하, 보건 비용 부담 완화, 제약업계의 영향력 견제 등이 주요 골자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소위 ‘오바마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Affordable Care Act)」(ACA)의 보험료 보조금 수혜대상 및 지원규모를 2025년까지 연장 적용하고, 메디케어(Medicare)에 따라 환자가 처방약에 대해 부담하는 금액에 대해 2천 달러의 상한선을 설정했는데요, 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에 따른 특정 의약품 가격 인상을 제한하고, 메디케어가 처방약 가격을 제약회사와 직접 협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각종 의료비 절감 정책이 다수 포함되었습니다.

“청정에너지” 부문에서는 에너지 비용 감소, 청정에너지경제 구축, 환경오염의 감소 등이 주요 목표로 설정되었습니다. 특히 에너지 안보 및 미국 내 생산 지원을 위해서 태양광 패널·풍력터빈·배터리 및 중요 광물 가공의 리쇼어링에 대한 생산세액공제, 전기차·풍력터빈·태양전지판 등 청정기술 제조 건설에 대한 투자세액공제, 신규 청정에너지 차량 제조시설 건설 대출 및 기존 시설 재정비 보조금이 규정되었습니다. 또한 ‘탈탄소화 경제’를 위해서 청정에너지 전환에 대한 보조금 및 대출 지원, 지역사회 청정기술 지원, 청정 전력원/에너지저장/청정 연료 차량에 대한 세액공제, 가정용 열펌프·태양광·전기 냉난방공조시스템(HVAC) 등 소비자 세액공제와 미국산 전기·대체에너지 차량 구매 시 세액공제 정책이 명시되었습니다.

“조세” 분야에서는 크게 조세법의 공정화와 재정적자 감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3년간 연평균 수익 10억 달러 이상의 초대형 기업 대상으로 15% 최저 법인세율 부과하는 ‘대체 최저법인세’를 시행하고,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buyback)하는 경우 매입액의 1%를 소비세로 부과하여 세수를 증대시키고자 했습니다. 또한 국세청의 과세 집행 강화 및 납세 서비스 개선뿐 아니라 전체적인 조세 운용 체제의 현대화를 도모하고자 했습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바라보는 다른 시선

찬성측 –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를 줄일 수 있으며, 물가 상승 억제에 효과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의료비·에너지 분야의 정부 지출을 늘려 가계의 인플레이션 부담이 완화될 것

반대측 – 증세만 할 뿐 인플레이션 완화에 효과 없을 것, 특히 정부 지출은 선불이고, 수입은 여러 해에 걸쳐 점진적으로 들어오기에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인플레이션 악화될 가능성 높음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한 인플레이션 감축 효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두 갈래로 나뉩니다.

우선 법안 통과에 전원 찬성한 민주당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실행되면 앞으로 10년간 3000억 달러의 재정 적자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민간 싱크탱크 책임연방예산위원회(CRFB) 역시 인플레이션 감축법 법안이 시행될 경우 향후 20년에 걸쳐 미 정부의 재정적자가 약 1조 9000억 달러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이는 인플레이션 해소를 위해선 공급 증가와 수요 감소를 유도해야 하는데 재정 적자 감축은 경제 전반의 통화량과 수요를 줄여 결국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도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측에서는 의료비와 에너지 가격 등 정부 지출을 늘리면 가계의 인플레이션 부담이 완화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반면 공화당을 비롯해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해당 법안이 증세만 할 뿐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정책 연구소) 헤리티지 재단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인플레이션을 야기해 온 무책임한 재정 정책을 이중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특히 정부 지출은 선불로 지출되는 반면 적자를 줄이는 수입은 여러 해에 걸쳐 점진적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이 법안의 이름과는 반대로 악화될 것이며 재정 적자 역시 늘어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의료 부문에 대해서도 처방약에 대한 가격 통제가 도움이 필요한 환자의 접근성을 낮추고, 오바마케어 보조금 확대로 인해 막대한 세금이 보험 회사의 수익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한 영향이 연간 0.033%p 수준에 불과하며 처방약 가격 인하도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완화하는 영향은 아주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미 의회예산국(CBO)도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으로 오히려 내년 인플레이션을 소폭 상승시킬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우리 기업에 미칠 영향은?

국내 기업들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해 위기이자 기회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미국 및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된 핵심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 만든 배터리를 탑재하고, 북미 지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만 세제 혜택을 주기 때문입니다.

인플레이션감축법_전기차 세제혜택_2

이에 따라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기아 EV6 등은 혜택에서 제외가 됩니다.

또한 미국 수출을 염두하는 배터리 제조 업체들은 중국산 배터리 원료와 소재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데요, 문제는 현재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니켈·코발트·망간 등 핵심 자재를 95% 이상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대체 공급망을 빨리 찾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법안으로 수혜를 보는 국내 배터리 기업도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각각 GM, 포드와 함께 공격적으로 북미 투자를 단행해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어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세계적 자동차 기업 스텔란티스와 함께 북미에 배터리 합작공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어 법안의 혜택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태양광 업체들의 경우 해당 법안의 가장 큰 수혜를 보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에 재생에너지 설비 및 기술 투자비에 대해 일정 비율을 세액 공제해주는 투자세액공제(ITC) 혜택 기간을 10년 연장하고, 적용 세율을 30%로 상향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으며, 미국 내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 가속화를 위해 제품 생산세액공제(AMPC)를 적용하는 방안도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해당 법안으로 수혜를 보는 국내 기업으로는 한화 솔루션이 꼽히고 있습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태양광 모듈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1.7GW(기가와트) 규모의 모듈 공장을 운영 중인데요, 또한 약 2천억원을 들여 미국에 1.4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증권가는 해당 공장이 완공될 경우 한화 솔루션의 AMPC 세제 혜택 규모는 3.1GW 기준 2천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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